박월수 시민기자
코로나로 힘든 시국이다. 더러는 입맛이 사라진 지 오래라고 한다. 이럴 때 잃었던 식욕을 살아나게 해 줄 자연의 맛을 소개한다.
국립공원 주왕산 초입에는 자연식을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넓은 황토집이 눈길을 끄는 ‘청솔식당’은 맛 좋기로 소문난 집이다. 봄 산에서 채취한 것들로 주인장이 직접 만드는 나물 반찬 덕분이다. 골담초 꽃 무침, 당귀 나물 무침, 뽕잎 햇순 김치, 방풍 김치, 가죽 장아찌, 박쥐나물 장아찌 하나같이 삼삼하고 담백하다. 토종 도토리 묵무침과 청국장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는 아예 요리에 가깝다. 입안에 착 감기는 밑반찬 종류만 스무 가지가 넘는다. 현지인은 물론 외지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두부도 지역민들이 농사지은 콩으로 주인이 직접 만든다. 순두부찌개 한 술을 입으로 가져간 손님들은 하나같이 탄성을 자아낸다. 구수함이 한도를 초과한다는 뜻이다. 고추장, 된장, 청국장 등 장 종류도 주인 부부가 직접 담근다. 이 집의 인기 메뉴에 고추장 더덕구이가 들어가는 건 장맛도 톡톡히 한몫한 까닭이다. 약수로 푹 고운 토종닭백숙도 빼놓을 수 없다. 촉촉하고 부드럽다. 몸보신 제대로 하려면 이만한 게 없다.
자연식으로 채운 한 상차림으로 속이 든든해지면 주왕산 제3폭포까지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맛 집에서 봄 산을 경험했으니 겨울 산을 오르는 일도 훨씬 상큼해지는 건 당연하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청솔식당’으로 간다고 하면 가게 전용 무료주차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