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장남·尹 배우자 논란으로<br/>정책대결 실종, 비방전만 난무<br/>줄어야 할 부동층 반대로 늘어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윤봉길 의사 서거 89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장남의 불법도박 논란에 대해 “자식을 둔 죄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 후보 장남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 불거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019년 이후 갑자기 늘어난 이 후보 장남의 예금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허정환 상근부대변인은 “이 후보가 장남 동호 씨의 예금이 2년 만에 5천만원 이상 증가한 것에 대해 합법적 증여라고 밝혔는데, 이 후보의 증여가 장남의 도박자금에 쓰였을 것이라는 의혹 제기는 자연스럽다”며 “이 후보는 장남이 도박에 빠진 것을 언제 알았는지, 얼마를 언제 증여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 후보 아들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 등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김씨가 2013년 안양대학교, 2007년 수원여대 교수 지원 이력서에 기재한 뉴욕대 경력이 허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2006년도 뉴욕대 학사 안내를 확인해도 김씨가 이력서에 적은 과정과 동일한 과정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김씨가 적은 과정과 가장 유사한 이름을 가진 과정은 통상 2년이 소요되는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의 일환으로, 첫 해 모든 필수과목을 이수한 학생들만 세부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했다.
허위이력 의혹에 대한 윤 후보의 사과가 억지스러웠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민주당 선대위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는 지난 4일간 김씨 의혹에 대해 대리사과, 해명없는 억지사과, 질문 안 받는 회피사과로 일관했다”며 “나아가 ‘사과했으니 더 묻지 말라’는 오만불손한 태도로 ‘개사과 시즌2’를 연출해 국민들을 더 실망스럽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여야 간의 네거티브전이 계속되면서 부동층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2주마다 진행한 차기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1월 16∼18일 조사에서는 윤 후보 42%, 이 후보 31%, 의견 유보 14%로 나타났다. 그러나 11월 30일∼12월 2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 36%, 윤 후보 35%, 의견유보 15% 등 양상을 띄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부동층은 줄어들기 마련인데 현재는 오히려 늘어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전투적이고 시비가 많은 후보가 양당 후보가 되다 보니 역대급으로 보기 드문 비호감 대선이 됐다”면서 “여야 후보에 대한 비호감에다 가족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부동층이 줄어들기보다는 증가하고 있다. 네거티브전이 갈수록 더 심해진다면 부동층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