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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으로 일했는데… 이젠 힘에 부쳐”

김세동기자
등록일 2021-12-09 19:35 게재일 2021-12-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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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할매 묵공장 운영 위기<br/>시니어 일자리·도시재생 모범 사례 벤치마킹 줄잇던 공장<br/>코로나19 매출 타격에 조합원 수 급감으로 존폐 위기 놓여<br/>낮은 인건비 탓 일손 구하기도 어려워… 시 차원 관심 절실
왼쪽부터 조합원 권분자, 이옥남, 김숙자씨. /김세동기자
[영주] “이젠 힘이 부쳐 일하기 어렵네요, 이대로 가면 얼마 있지 않아 문을 닫을지도 모르겠어요”

책임감과 사명감, 전통 먹을거리 유지, 전통생활문화를 잊기 위해 현재까지 힘겨워도 이어 왔다는 권분자(할매 묵공장 이사장, 72) 할머니.

권 할머니는 “묵 공장을 이어나가기 위해 청년층의 관심과 도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7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설립된 영주 할매 묵공장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할매 묵공장은 시니어 일자리 창출과 도시재생사업의 모범적인 사례로 전국의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이 이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매출 감소와 당초 16명으로 출발한 조합원 수가 현재 5명만이 남아 격일제로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합원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고령화에 따른 것이다.

현재 할매 묵공장 하루 최대 생산량은 7판(210모) 수준으로 수요가 늘어나도 공급이 어려운 상태다. 공급이 어려운 것은 대부분 작업이 손으로 이뤄지기 때문으로 현재의 인력으로 더 이상의 생산은 어려운 상태다.

할매 묵공장에서 일하려는 사람도 없다. 인건비가 낮기 때문이다.

묵공장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의 인건비는 한 달 중 15일 근무 기준으로 30만원 수준이다.

이 같이 인건비가 낮게 책정된 것은 조합원 모두가 출자자이기 때문이다.

판매이익금은 협동조합 잉여금 및 사회 환원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매출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기금 조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최상품 원자재를 사용해 이익률도 낮은 편이다. 두부 한모 가격은 4천원, 묵은 5천원이다.

이옥남(78)씨는 “인건비가 낮아 젊은층에서 오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며 “우리는 처음부터 함께 출자하고 사명감으로 일해 왔기에 현재까지 이곳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할매 묵공장은 영주시의 홍보에도 큰 몫을 하는데 이를 지키고 이어가기 위한 방안 모색이 절실하다”고 했다.

최근 상사업비로 문을 연 할매 묵밥집은 지역자활센터에 운영권을 넘겼다.

할매 묵공장은 코로나19와 고령화 등으로 그동안 펼쳤던 노력과 열정이 중단 될 위기에 놓였다.

할매 묵공장은 국토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영주시 도시재생 선도사업의 구성마을 권역 핵심켄텐츠 사업이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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