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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의 병

등록일 2021-11-10 20:43 게재일 2021-11-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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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심리학자 가토 다이조는 의존심리가 강한 사회는 공포와 적대감으로 가득찬 세상을 만든다고 했다. 의존심리는 자주, 자존, 자립심의 결여로 인한 나약함과 그에 따른 불안, 공포,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힘 있는 것에 의존하려고 하는 마음에서 발생한다. 이런 의존심리가 보편화 되면 힘 있는 것에 의존하고 기생하는 ‘의존병의 사회’가 되어 병든 세상이 되어 버린다. 이반 일리치는 스스로 고칠 수 있는 병도 병원에만 의존하는 지나친 의존심을 ‘의원병(醫原病)’이라고 했고 이 병이 보편화가 되는 ‘의원병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자기 몸에 대한 자율권을 잃어버리고 병원과 의사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종속사회가 된다 했다. 의존병은 마음의 지주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 해 줄 수 있는 것을 외부 세계에서 찾게 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일원이 되거나 극단적인 정치사상 집단에 들어가 그것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의존하게 된다. 하나님은 의존에만 빠지는 신앙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람에게 자유의지를 주었다. 외세 의존적 독립과 전쟁을 치른 우리는 지금도 자율권의 침해와 그 영향을 지금도 받고 있다.

예수 시대는 정치적으로는 로마라는 거대한 지배체제가 있었고 종교적으로는 부패한 성전신앙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 두 지배체제에 의존하지 않으면 자신을 보호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로마와 성전기득권자에 의존하여 살고자 하는 의존의 병에 걸려 하나님이 주신 자유의지인 마음의 지주와 자율성을 잃어 버렸다. 이렇게 의존병에 든 세상을 구원하고자 했던 것이 베데스다 연못의 사건이다. 베데스다 못은 간헐 온천으로 물이 끓어오를 때에 제일 먼저 들어가는 사람은 병을 고쳤다. 여기에 예수가 방문 하였고 38년이 되어도 병을 고치지 못한 병자를 만났다. 그는 “자신을 들어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 병을 고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자 예수는 “나를 들어 못에 넣어주길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했다. 그의 진짜 병은 의존의 병이었다. 예수는 단순히 육신의 병을 고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로마와 성전기득권자의 지배체제에 의존하며 살고자 했던 의존병을 치유하여 하나님의 형상인 자유의지를 되찾아 자주하고 자존하는 건강한 세상을 만들고자 함이었다. 구티에레즈는 “나의 우물에서 생수를 마시련다”고 했다. 남의 우물물에 의존하지 말고 내 우물에서 살길을 찾으라는 것이다. 의존기립과 의존보행을 극복하고 자발기행, 자발보행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의 의미는 의존병의 사회를 구원함에 있었다. 오늘 우리가 고쳐야 할 병이 아닐까?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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