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전, 8년 만에 인상 방침<br/>10월부터 4인 한 달 1천50원↑<br/>농산물 가격 등 고공행진 상황<br/>여타 공공요금·가공식품까지<br/>전반적 상승세 압박할 가능성<br/>경북도 “한동안 오름세 불가피”
올들어 지속적인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는 농산물과 각종 서비스요금의 고공행진에 이어 전기료마저 인상돼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공공요금인 전기요금의 인상은 공산품과 식료품, 가공식품 등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를 압박할 수 있어 코로나에 지친 서민들의 생활을 최악 상황으로 내몰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와 한전은 10월 1일부터 적용되는 4분기 전기요금을 전격 인상했다. 한전이 전기요금을 인상한 것은 8년 만이다. 23일 한전은 4분기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0.0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4인 가족의 한 달 평균 전기 사용량(350kWh)을 기준으로 매달 최대 1천50원씩 오르게 된다.
문제는 전기요금이 다른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 대표적인 공공요금인 전기요금이 오름에 따라 도시가스 등 다른 공공요금을 비롯해 전반적인 물가가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2%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품목별로 봐도 공공서비스를 제외한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집세, 개인서비스 등 일제히 올랐다.
소비자들의 가격 체감이 큰 농축수산물이 폭염 등의 영향으로 7.8% 올랐고, 특히 수요가 높은 달걀은 가격이 54.6% 뛰어올라 올해 1월(15.2%)부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우유값 인상도 심상치 않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0월 1일부터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5.4% 인상한다. 이 중 흰 우유 1ℓ짜리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약 2천500원에서 2천700원으로 오른다. 업계 1위 서울우유가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 다른 우유업체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외식 물가는 8월 기준 지난해보다 2.8%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2.1%로 올라선 뒤 6월 2.3%, 7월 2.5%, 8월 2.8% 등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품목별로는 햄버거(9.2%), 죽(7.6%), 생선회(7.4%) 막걸리(6.5%), 갈비탕(6.2%), 김밥(5.0%), 구내식당 식사비(4.2%), 비빔밥(3.8%), 소고기(3.8%), 볶음밥(3.8%) 가격이 특히 많이 올랐다. 설렁탕(3.6%), 생선초밥(3.6%), 스테이크(3.4%), 라면(3.4%), 짬뽕(3.3%), 불고기(3.1%), 김치찌개 백반(3.0%), 짜장면(3.0%), 냉면(2.9%) 등의 가격도 평균 외식 물가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떨어질 줄 모른다, 8월 기준 대구·경북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대구가 리터당 1천623.74원, 경북은 리터당 1천627.37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3주 연속 상승세로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자 서민들의 발인 버스요금도 인상됐다. 경북도는 지난해 버스요금 인상을 결정, 올해 각 지자체별로 운임 조정을 시작해 현재 구미·안동·김천·영주·상주·문경·고령·성주·칠곡·예천·봉화 11개 시·군은 이미 200~300원 인상했다. 나머지 9개 시·군은 버스회사와 협의 중에 있다. 다만 포항시와 청송군, 울진군은 올해 버스요금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연간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입장이었으나, 현시점에서 2%대 상승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올해 폭염과 병·해충 등으로 생산량이 지난해 보다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농·축·수산물을 포함한 소비자 물가가 한동안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