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역량진단평가 탈락 이유 등 입장발표 요구에도 학교측 ‘침묵’<br/>비공개 원칙 등 대응 논의만 되풀이… 학생·학부모·동문 등 ‘부글’
위덕대학교는 지난 17일 교육부의 대기진 평가 결과 재정지원대학에서 떨어진 이후 현재까지 어떤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충격적인 결과에 대학 내부에서는 연일 대응책을 논의하는 회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이번 사안과 관련한 언급 등은 일절 없다. 평가 결과 역시 대학은 비공개 원칙을 되풀이하고 있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부정확한 소식들만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위덕대 관계자는 “계속해서 대학본부 차원에서 대책회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상 이번 평가에 대한 유일한 대책은 이의신청밖에 없다”며 “이의신청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부 분위기는 이번 교육부 평가에서 탈락한 인하대학교와 크게 대비된다. 인하대의 경우 교육부 발표 이후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등이 뭉쳐 대책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대학 명의의 설명자료부터 시작해 대학 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하는 등 적극적이고 전사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교수회, 직원노조가 교육부 평가에 반발하는 규탄대회와 기자회견을 열었고, 감사원 감사 청구와 함께 국회의원과 인천지역 시민단체, 총동창회 등이 합심해 교육부를 향한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학 측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탈락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린 용인대학교 역시 총장 명의의 담화문을 대학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대학 측의 입장과 앞으로 대응방안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위덕대의 이러한 선택한 침묵에 답답한 건 재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동문들이다. 책임 소재에 관한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앞으로 3년간 100억원이 넘는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됐음에도 대학 측은 물론, 교수회나 직원노조 등 대학구성원 모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유일하게 위덕대에서는 총학생회만 교육부의 평가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철주야 부당성을 알리는 등 활동하고 있는 게 전부다. 위덕대 총학생회 파랑은 지난 20일부터 오는 25일까지 교육부가 있는 정부 세종청사와 국회의사당, 청와대를 돌며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숙소와 교통비 등은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덕대 한 동문은 “학생들이 서울로 올라가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은 봤는데, 정작 이번 평가에서 탈락한 책임이 가장 큰 대학에서는 왜 침묵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평가가 부당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그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들지 못하면 그냥 떼쓰기 아닌가”라며 “평가가 부당했다는 대학 측의 주장이 사실은 대학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과실을 숨기기 위한 물타기는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