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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나홀로 지지세 결집 최재형, 국민의힘 전격 입당

김진호기자
등록일 2021-07-15 20:11 게재일 2021-07-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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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행보 극명하게 대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대권주자이지만 국민의힘에 입당하지는 않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전격입당을 선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정치적 행보가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우선 윤 전 총장은 여론조사상 선두권에 있는 만큼 입당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과 함께 국민의힘과 일정 거리를 두며 당 밖에서 계속 지지세를 끌어모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후보 중 하나로 격하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최 전 원장은 지난 7일 정치 참여를 선언한 지 일주일만인 15일 전격적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해 대비된다.


최 전 원장은 ‘정당이 아니면 대의민주주의가 어렵다’는 소신을 갖고 있기에 정치경험 부족 등도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입당을 미룰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권 후보 경선 초반이긴 하지만 판이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사람에 대한 평가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이름으로 민심 경청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자기 메시지는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주장해온 부동산 정책, 탈원전, 소득주도 성장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만 있을 뿐 이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15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만난 것을 두고도 시기적으로 묘하다는 정치권의 평가를 받았다. 반 전 사무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소용돌이 속에서 금의환향해 정권 재창출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네거티브 공세와 크고 작은 실수 속에 정치적 오판이 겹치면서 결국 중도 하차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측은 국제 정세와 기후 변화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자리였다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비공개 면담에서 반 전 사무총장으로부터 자신의 대권 도전 경험과 관련한 조언을 듣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더구나 윤 전 총장의 최근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그런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5%포인트 하락한 27.8%를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선두권 주자들이 모두 지지율 상승세를 나타낸 것과 대비됐다. 반 전 사무총장의 경우도 한때 독보적인 지지율 1위를 기록하다 귀국 후 불과 3주만에 10%대로 내려앉아 대권 뜻을 접어야 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수치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캠프관계자들은 캠페인 방향 수정을 고민할 정도로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반대로 최 전 원장은 현재까지 윤 전 총장과 차별화한 ‘사이다’ 행보로 적잖은 점수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최 전 원장은 입당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다른 분의 행동이나 선택에 따라 제 행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윤 전 총장과의 비교에 선을 그었다. 입당을 결정한 이상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조직을 등에 업고 좀 더 유리한 환경에서 대선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런 조건에서도 최 전 원장 자신만의 뚜렷한 비전이나 정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윤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지지율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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