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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수산업자 불똥 튈까 국민의힘, 수사 예의주시

김진호기자
등록일 2021-07-06 20:12 게재일 2021-07-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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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거물급 거론에 악재 우려
포항 출신 수산업자 사기범 김모(43)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국민의힘은 자칫 불똥이 당 내부로 튈까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무성 전 의원, 주호영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거물급’ 정치인들의 이름이 거론돼 파문이 전방위로 확산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아직 아무런 범죄 혐의가 드러난 것은 없지만 이러한 사기 사건에 연루돼 이름이 오르내린 사실만으로도 정치적으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선 국면을 앞둔 상황이어서 이 사안이 자칫 악재로 발전할 소지도 있다. 무엇보다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가 경찰에 제출한 로비 명단이 야권 인사들에게 편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걱정이 커지고 있다. 경찰발 선물명단에 포함된 김 전 의원·주 의원은 대게, 과메기 등을 명절선물로 수령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포항이 지역구인 김정재 의원과 경남도지사 출신인 홍준표 의원 등도 김모씨와 만난 사실을 먼저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이동훈 전 논설위원의 연락을 받고 나간 자리에서 김씨를 만났는데, 당시 김씨는 김 의원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고향 구룡포읍에서 큰 조선소를 운영했던 사장이라며 재력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그 정도의 인물이면 알만도 하지만 너무 생소해 김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포항사무실에 보내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보고가 올라오자 이후 김씨를 더 이상 만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도 SNS에서 “(조선일보 출신) 이동훈 전 기자의 소개로 그 사람과 셋이서 2년 전에 식사를 한 일이 있었다”며 “그때 하는 말들이 하도 황당해서 받은 명함에 적힌 회사 사무실 소재를 알아보니 포항 어느 한적한 시골 길거리였다”고 했다. 그는 “처음 만나 자기가 포르쉐·벤틀리 등 차가 다섯 대나 있다고 스마트폰 사진을 보여줄 때 나는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봤다”면서 “정치를 하다 보면 지지자라고 하면서 만나는 수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과 한두 번 만났다고 해서 바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포항 남울릉 지역구인 김병욱 의원과도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 의원 측은 “일면식도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전직 언론인 송모씨가 가짜 수산업자 인맥의 출발점이 아니겠냐고 지목하고 있다. 송씨는 부산지역 일간지와 서울의 유력 주간지 편집장을 지낸 인물로 경북 김천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김씨와 만난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은 한결같이 언론계와 정치권을 넘나들며 지내온 송씨가 소개하는 인물에 대해 만남 자체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해명으로 입장을 정리해나가는 모습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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