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권영세 첫 공식회동<br/>국민의힘 입당문제 등 논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 첫 공식회동을 가지고 입당문제를 의논했으나 서로간 입장차를 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윤 전 총장과 권 의원은 지난 3일 저녁 서울의 한 식당에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와 제1야당 대외소통채널의 상견례 성격으로 첫 만남을 가지고,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테이블에 올렸다. 권 의원은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을 입당시켜 대선후보 경선의 집중도를 높이고 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이루려고 적극적으로 입당을 권유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이 달라도 정권교체 필요성 하나만 동의하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난 6월 29일 국민기자회견 중 윤 전 총장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은 열 가지 모두가 같으니 빠른 시일내에 국민의힘에 입당해 함께 정권교체를 이뤄내는데 온 힘을 기울여 앞장 서 주시길 바란다”고 입당을 권유했다. 권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 우리와 함께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며 “윤 전 총장은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생각은 달랐다. ‘입당 시점을 당겨야겠다고 생각했나’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주권을 되찾자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염원하는 모든 국민과 정치세력은 당연히 하나로 뭉쳐서 시대적 소명을 완수해야 한다. 이 점에서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면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최대한 많은 국민이 참여하고 지지해서 승리해야만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윤 전 총장은 “지금은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제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즉, 한마디로 말해 입당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장모 구속 등의 악재에도 아직도 여전히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야권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탐방을 이어가며 몸값을 올리는 게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을 돌며 민심을 경청할 예정이다.
결국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언제 입당할지는 지지율 추이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달려있다. 장모의 실형 선고를 비롯한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로 인해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리고, ‘나홀로 후보’로서 방어에 한계를 느낀다면 입당 시점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윤 전 총장이 서서히 국민의힘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혀가는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에는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찬을 했고, 또 다른 대권 주자인 하태경 의원과도 연락하고 만남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