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문건 공개 요구에 장성철 “줄 테니 자신있으면 공개하라”<br/>‘폭탄’ vs ‘예방주사’ 평가도 갈려… 이준석 “내가 판단할 바 아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처음 파일의 존재를 거론할 때만 해도 윤 전 총장이 정치행보를 본격화하고 나선 데 대해 견제성 메시지 정도로 여겨졌다. 일이 커진 것은 각종 방송에 보수진영 패널로 출연하는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소장이 지난 19일 SNS를 통해 X파일을 직접 봤다면서 “방어가 어렵겠다”는 평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내부에서 서로 총질하는’ 양상으로 번졌다.
지금까지 SNS와 각종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장 소장이 육안으로 확인한 문건은 작성 시기와 주체가 다른 두 건이다. 장 소장은 윤 전 총장 본인과 처가를 둘러싼 의혹이 어림잡아 20건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22일 잇단 라디오 인터뷰에서 “4월자는 ‘기관’에서, 6월자는 ‘여권’에서 각각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X파일이 사실상 여권발 정치공작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건공개를 둘러싸고 일부 최고위원들과 장 소장 사이에서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야권내부로 갈등의 불씨가 옮겨붙는 분위기다.
장 소장은 전날 자신을 향해 ‘아군이라면 문건을 넘기라’고 요구한 정미경 최고위원에게 “드릴 테니 자신 있으면 공개하시라”고 맞받아쳤다. 김재원 최고위원과는 문건공유를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장 소장은 본인이 문건 공유를 제안했지만 김 최고위원이 거절했다고 주장했으나 김 최고위원은 본인이 문건 공유를 요청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고 맞섰다. 장 소장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참 황당하다”고 몰아붙였고, 이에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당시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하면서 “좀 멋쩍어서 ‘그럼 주지 말아라. 혹시 누설되면 내가 뿌렸다고 할 거 아니냐’라고 답변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 X파일에 대해 기류도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X파일에 대해 “제가 판단할 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최근 상황에 피로감이 쌓이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문건을 받아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장 소장이) 자료를 주면 검토하면 되는 것이다. 받을 의향이 있다 없다(를 따지는 것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지도부 내부에선 장 소장이 논란을 촉발해놓고 당으로 검증의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야권일각에서는 아직 입당도 안한 유력 대권주자를 대상으로 일어난 X파일 논란이 향후 여권과의 네거티브 국면에서 ‘예방주사’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도 있지만 자칫 폭탄이 될 수 있는 ‘X파일’논란이 어떻게 정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