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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시기 다가오나

김진호기자
등록일 2021-06-15 20:18 게재일 2021-06-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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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8월이 마지노선” 발언에 尹 대변인 “시간표 상충 않을 것”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머지않은 시기에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윤 전 총장측에서 국민의힘 입당 요구에 대해 “늦지 않은 시간에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는 언급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대선버스 정시 출발론’을 내세우면서 입당을 압박하던 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진전된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가 주장해온 ‘8월 경선 시작’ 일정에 관해 “윤 전 총장도 그런 캘린더를 염두에 두고서 국민의 여론을 보고 있다”며 “시간표가 상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정권교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면서 국민 여론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요구가 많다”고 했다. 그는 다만 “그냥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것은 윤석열식이 아니다,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는 말씀도 많이 듣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 상식, 공정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늦지 않은 시간에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국민이 불러서 나온 것’이라는 최근 윤 전 총장의 메시지에 대해서는 “윤 전 총장은 ‘국민 소환제’라고 한다”며 “스스로 정치를 하고 싶어서 나온 게 아니라 국민의 부름, 기대, 여망에 응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고 윤 전 총장의 말을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는 이날도 라디오에서 “(당 밖에 있던 주자가) 막판에 ‘뿅’하고 나타난다고 당원들이 지지해줄 것도 아니다”라면서 “8월 정도가 마지노선”이라고 거듭 압박했다. 이 대표 취임 직후 윤 전 총장과 사이에 나름의 핫라인이 구축되면서 윤 전 총장의 합류를 두고 물밑 협상이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윤 전 총장은 앞서 지난 11일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맞아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행보로 호남 민심공략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방문, 약 4시간 동안 이곳에 머무르면서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전 문광부 장관)의 안내로 김 전 대통령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김 원장으로부터 햇볕정책 등 김 전 대통령의 정책 운영과 삶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도서관 방명록에는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새롭게 존경하게 됐고, 그 업적이 놀랍다”며 “수난 속에서도 용서와 화해를,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는 정신을 높이 새기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이 이른바 ‘DJ 정신’을 빌어 용서와 화해, 과거보다 미래를 강조한 것은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을 넘어 미래를 향해 화합하자는 메시지로 읽힌다.


범야권 주자인 윤 전 총장이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고 평가한 데 이어 김대중 도서관 방문을 자청해 DJ의 생애를 기린 것은 여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을 집중 공략하며 중도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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