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치 풍향계 / TK 정치권의 무기력 도마에 <br/>원내 인사 몸사린 보신주의 행보<br/>원외 김재원 등 출마에 체면치레 <br/>국민의힘 당권 도전도 주호영 뿐<br/>실패땐 지역 영향력 실추 등 우려
지난주 지방정가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TK 정치권의 무기력함에 대한 비판 여론이다. 얼마 전 국민의 힘 초선의원 중심으로 제기된 영남권 배제론에 동조 내지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다 비판의 화살을 맞았던 지역 정치권이 이번에는 정치적 무력함으로 또다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대구지역 언론들은 6월 11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최고위원 도전이 전무한 것에 대해 저마다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TK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당권 도전에 나섰다고 하지만 만약에 그가 도전에 실패한다면 국민의 힘 안에서 TK의 정치적 지분이나 영향력은 찾아보기 힘들 거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두말할 것도 없이 지역정치권에 있다는 비판이다.
수도권 초선은 비례대표까지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는 등 당의 변화와 혁신에 몸을 던지고 있으나 TK 정치권은 몸을 사리며 보신주의적 행동을 보여 지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내 인사들이 최고위원 출마를 서로 떠밀고 있는 사이 김재원 전의원과 도태우 변호사 등 지역출신 원외 인사들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그나마 TK의 체면은 세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원외 출마자가 당선되면 현역의원들은 지역민에게 부끄러워 고개는 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비아냥이 들렸다. 또 TK 정치권의 이 같은 모습에 대해 “TK 정치권 전체가 수도권 초선의원 한 명만 못하다”는 굴욕적인 표현도 튀어 나왔다.
이에 대해 지역의원들은 “지도부가 아니더라도 당과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지역민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역민은 얼마 전 국민의 힘 초선의원들이 거론한 영남권 배제론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하던 의원들에게 무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여전히 던지고 있다.
과거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시절만해도 TK에서는 2명 정도가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 지역의 정치적 지분을 챙겨왔다.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지역 정치권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하자는 여론도 나왔다. 정치인이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밝히지 못하고 눈치를 본다면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당이 어려울 때 가장 앞장섰던 지역으로서 또 국민의 힘 최대 기반을 가진 TK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난주 이슈를 끌고 갔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주는 국민의 힘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자들이 대거 대구경북으로 찾아와 TK 표심잡기에 분주했다. 국민의 힘 당내 책임당원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권의 선택을 호소했으나 지역은 어떤 선택을 할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늘 소외받았던 TK지역으로서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표심에 반영될지 알 수 없다.
지난 21일 국민의 힘 주요 당직자 간담회가 열린 대구시당에는 주호영·나경원 전 원내대표, 김은혜 의원, 김재원 전 의원, 배현진 의원 등 당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자들이 대거 참석해 선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번 주에는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대구에 한동안 머물며 여론청취에 나설 예정이어서 TK 표심잡기가 이번 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정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