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초등 돌봄 이대로 괜찮나(下) / 성공 사례 분석<br/>서울 노원구·경기 오산시 등<br/>지역주민 참여 ‘원스톱 체계’<br/>대구선 나홀로 아동 프로그램<br/>지자체 직영방식 적극적 활용
맞벌이 가정 등 자녀 양육부담 완화를 위해 도입한 초등돌봄교실이 올해로 18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26만여 명에 육박하는 초등학생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방과후 돌봄서비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에 이른다.
현 정부는 기존 방과후 돌봄체계의 사각지대 등 문제점을 해결하고, 맞벌이 가정의 돌봄 욕구 충족을 위해 방과후 ‘온종일 돌봄’을 국정과제로 채택해 공적 방과후 돌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이러한 정책을 받아들여 돌봄체계를 일원화함으로써 성공 사례로 자리잡는 등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부족한 마을돌봄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 민간 위탁이 아닌 직영방식을 선택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아이휴센터’개관을 시작으로 지역중심의 돌봄체계를 구축하는 서울시 노원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24곳 센터를 운영해 아이들에게 독서와 예체능 활동 등을 제공하면서 1~4시간 가량 머무르며 시간을 보내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짧은 틈새돌봄은 아이들에겐 편안함과 성장을, 부모들에겐 심적·경제적 걱정을 덜어주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고 아동식당까지 운영함으로써 아이와 학부모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이 가운데 아픈 아이돌봄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시설이다. 맞벌이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이가 아파도 맡길 곳 없는 보호자를 대신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이의 병원동행뿐만 아니라 간병까지 제공하는 원스톱돌봄서비스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성공사례로 꼽히는 오산시 또한 지난 2018년 온종일돌봄 선도도시로 선정된 뒤 ‘함께자람’이라는 이름으로 초등돌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산시는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온종일돌봄 정책추진과 돌봄체계를 마련하고자 관계 기관과 협업을 통해 지역주민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 냈다. 그 결과 상시돌봄이 가능한 함께자람센터 7곳과 돌봄공백 발생 시 이용할 수 있는 틈새돌봄인 함께자람교실 4곳을 운영하며 촘촘한 돌봄망을 쌓아가고 있다.
대구지역은 남구청에서 ‘2021 대구미래지구 사업’으로 ‘꿈자람 마을학교’를 시범 운영해 지역사회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꿈자람 마을학교는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초등 돌봄교실 이후의 나홀로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저녁돌봄 서비스와 특색있는 테마 프로그램을 제공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구청이 직접 운영함으로써 돌봄강사를 상근 배치하고 오후 7시까지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돌봄 공급이 절대 부족한 시간대 맞벌이 가정 부모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경북은 방과 후 아동의 돌봄공백을 해소하고자 경북형 온종일 돌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마을돌봄터 7곳 조성을 시작으로 오는 2022년까지 70곳으로 넓혀 2만여명의 아동에게 공적돌봄서비를 제공해 돌봄수요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대학의 한 사회학과 교수는 “방과후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이려면 돌봄운영은 지자체로 일원화해 직영방식으로 해야하고, 공공시설의 유휴공간을 적극 활용해 나간다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