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41% “아기 가질 생각 없다”<br/>“좋은 부모 될 자신 없어서”<br/>“양육·교육비 부담” 최대 이유
우리나라 남녀의 절반 이상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남성은 생계·결혼 비용부담을 이유로 들었으며, 여성은 굳이 해야 할 이유가 없거나 가족관계 부담을 꼽았다.
11일 여성가족부는 ‘청년의 생애과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과 미래전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15~39세 청년 1만1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의 57.4%가 결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남성은 51.9%였다. 반면, 결혼을 반드시 하겠다고 답변한 남성과 여성은 각각 37.1%와 18.7%에 불과했다.
출산에 대해서도 남녀 모두 유보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남성 40.7%, 여성 37%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41.4%는 ‘가질 생각이 없다’고 말했으며, 남성 36.7%는 ‘반드시 가지겠다’로 답했다. ‘반드시 가지겠다’로 답한 여성은 21.6%에 그쳤다.
그렇다면 출산을 망설이거나 결정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여성의 31.7%는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어서’라고 답했으며, △자녀양육·교육비 부담 28.2% △자녀에 매여서 살고 싶지 않아서(15.5%) △독박육아와 업무 지장(14.2%) 순이다. 이에 비해, 남성의 46.1%는 자녀 양육과 교육 비용 부담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의 성차별 인식도 달랐다.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한 여성은 74.6%, 남성은 18.6%로 집계됐다. ‘사회가 남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질문에 남성은 51.7%, 여성은 7.7%만 동의했다.
아울러 가정 내에서도 여성의 55.4%는 ‘여성에게 집안일·음식준비 돕기를 당연하게 여긴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남성의 80% 이상은 ‘학교에서는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을 주로 남학생에게 시킨다’고 느꼈다. 직장에서도 ‘남녀 업무가 구분되어 있다’고 남성 44.5%, 여성 32.8%가 동의했다. 다만, ‘음료 준비는 여성에게 맡긴다’고 답변한 여성이 51.8%, ‘장거리 출장 때 여성을 배제한다’고 답변한 남성이 40.9%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여성이 경험하는 성차별에 대한 인식 정도와 이에 대한 남성의 이해도에서 수치상으로도 차이가 많은데 남녀에게 다르게 요구되는 차별적 현실 때문”이라며 “(성차별) 경험이 누적되면서 각자의 성에 차별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성이 상당히 많은 차별을 경험하고 있고, 남성들 같은 경우는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한 역할 요구들이 가족과 학교와 직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각자의 성 역할, 기대에 대한 부담을 차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외에도 성평등에 대한 인식은 여성 19~24세 중 77%가, 남성 19~24세 중 54.1%가 사회의 성별 불평등을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