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외칠 때 TK의원들이 머리를 몇 차례 맞댔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엉거주춤하는 사이에 소속당인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당론으로 정했다. 게다가 한일간 해저터널 건설도 검토하겠다는 의견까지 제시해 대구경북민은 할 말을 잃었다.
여당인 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 지지로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불리하게 전개된 데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백번 고려하더라도 TK의원들의 태도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TK 반발에 대해 “더이상 다른 이야기는 필요가 없다”는 식의 대답은 대구경북을 안중에 두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TK의원들의 당내 위상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가덕도 신공항 진행과정을 보면 지역민의 여론을 대변해야 할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소신있는 발언이나 행동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구경북 25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김상훈·강대식 두 의원이 겨우 성명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과 관련한 절차적 부당성을 지적했으나 바위에 대침 놓기 수준이다.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영남권 5대 광역시의 합의를 파괴한 것임을 잘 아는 국민의힘이 찬성으로 돌아설 때는 대구경북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 정치적 도리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이나 예타면제 등의 대안 제시 정도는 기본적 발상이다.
당내에 이런 분위기를 미리 조성해 가는 것은 TK 정치권의 역량인 것이다. 이제와 일각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가덕도 특별법과 함께 처리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대응전략을 어떻게 할지는 고심거리다.
위기는 기회가 된다. 대구경북 정치권의 역량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대구경북이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을 수도 있으나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TK 정치권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응할 대구경북의 미래전략을 이제 제대로 밝히고 실천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