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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논란… 드러난 ‘특권의식’이 더 문제

등록일 2020-12-23 19:51 게재일 2020-12-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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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이 항의성 사표를 낸 뒤 번갯불 인사로 발탁된 이용구 후임 법무부 차관의 언행 이력이 뒤늦게 동티가 나고 있다.

술에 취해 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일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했다는 ‘취중 진담’도 뒤늦게 화제다. 막강한 권한이 예정된 경찰이 이용구 차관에게 베푼 언어도단의 혐의 뭉개기 의혹 역시 또 다른 논쟁거리다. 이 차관의 언행 뒤에 도사린 ‘특권의식’은 심각한 문제로 읽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6일 택시에서 잠든 이 차관을 깨우다 멱살을 잡혔다고 신고한 택시기사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거의 다 왔을 무렵’ 목 부위를 잡혔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운행 중 이 차관이 갑자기 뒷문을 열었고, 이를 제지하자 욕설을 내뱉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택시기사의 최초 진술은 사흘 뒤 뒤집혔다. A씨는 이 차관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차관은 임명발표 당시부터 갖가지 ‘부적절’ 논란을 몰고 다녔다. 첨예한 원전자료 조작 사건의 변호인에다가 전임 법무부 장관에게 사무실을 제공한 일도 적절치 않았다는 논란이 있었다.

특히 이 차관이 지난 4월 법무실장 퇴임 직전 저녁 자리에서 만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했다는 말은 그의 특권의식을 오롯이 드러낸다. 그는 윤 총장에게 “(조국 전 장관 자녀의 허위) 표창장은 강남에서 돈 몇십만 원 주고 다들 사는 건데 그걸 왜 수사했느냐” “사모펀드 투자도 원래 다들 그렇게 하는 것인데 형(윤 총장)이 정치하려고 국이 형(조 전 장관) 수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대목은 경악을 부른다.

아무리 뒤집어보아도 택시기사 폭행은 특가법 적용 대상이라는 것이 법률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시스템 고장도 그렇지만, 수사 종결권까지 거머쥔 경찰의 범행 뭉개기 행태는 더 걱정거리다. 지금이라도 법대로 해야 한다. ‘법 앞에 만인이 불평등한’ 이런 나라가 도대체 지구상 어디에 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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