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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경제지표 분칠’, 고질병인가

등록일 2019-12-17 20:02 게재일 2019-12-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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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차안대(遮眼帶·앞만 볼 수 있도록 경주마에게 씌우는 기구) 경제 인식이 고질병 수준이다. 대통령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 경제 당국은 끔찍한 경제지표를 알아먹지 못하도록 무지갯빛 분칠을 해서 내놓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국민의 체감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뜬구름 변설 행진에 한숨만 나온다. 현실에 기반하여 정확하게 대처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 알프스 앞 나폴레옹식 하얀 거짓말이 지금 도대체 왜 필요한가.

경제문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이 또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상용직과 고용보험 증가를 사례로 들었다. 다만 “우리 경제 주력인 40대의 고용 부진이 계속되는 것은 매우 아프다”고 지적하긴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통계에서 60대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 27만 명에서 올해 40만8천 명으로 껑충 뛰었다. 실제 고용은 늘지 않았는데 노인 일자리로 ‘통계형 일자리’만 늘린 셈이다. 이 수치를 놓고 3대 고용지표가 바닥을 찍고 완연히 개선됐다고 주장하는 정부는 제정신인가.

제조업 취업자 감소도 심상치 않다. 11월 제조업 취업자는 446만4천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만6천 명 감소해 2018년 4월 이후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9만6천 명이 줄면서 ‘나 홀로 영업’을 하는 자영업자가 14만8천 명이나 증가했다. 산업부는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의 집계에서 도착액 기준으로 140억 달러에 불과한 지난해 FDI(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을 269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뻥튀기 자랑을 늘어놓았다.

어두운 경제전망에 민간기업들은 내년도 경영 계획수립조차 못 하고 있고, 대부분 축소경영을 상정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게다가 총선을 의식해 세금 일자리를 쏟아붓는 포퓰리즘 단기 일자리만 기승을 부릴 판이다.

정부는 통계 분장(粉匠) 놀음의 자기기만과 아전인수, 독선을 멈추고 극적인 정책전환을 결행해야 옳을 것이다. 고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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