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안병원 윤리위원장)는 지난 1일 오신환 원내대표와 권은희·유승민·유의동 의원 등 당 소속 의원 4명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결정했다.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꾸려 연내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들이 “분파적 해당 행위를 했다”는 이유였다. 윤리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한 인물이다.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당원권 정지로 직무 권한이 당연히 정지된다”고 했지만, 오 원내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는 3일에도 원내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윤리위 조치는 법률적·실효적 효과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는 전날 “원내대표가 당원권 정지를 받아서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은 또 다른 유감”이라며 오 원내대표의 자격 박탈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오 원내대표는 “국회의원들이 선출한 원내대표를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방법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서 제명하는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한때 촉망받던 정치 지도자였던 손학규의 일그러진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표시한다. 보수정당 소속 제31대 경기도지사를 지낸 그는 진보로 옮겨간 다음 방향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갈 짓자 행보를 거듭해왔다. 바른미래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는커녕 감정조차 추스르지 못하는 협애한 리더십을 보여주어 국민적 실망을 보태고 있다.
집권당의 거듭되는 실정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대안’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이 나라 정치에 바른미래당의 지리멸렬은 큰 근심거리다. 튼실한 중도정치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한 이 시점에 바른미래당은 도대체 왜 저렇게 한없이 만신창이인가. 한숨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