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학이란 한 국가 내 일정한 행정구역이나 지역 또는 세계권 내의 국가단위나 권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하는 학문이다. 대구경북학은 이중 협의의 지역학으로 ‘Local Study’ 개념으로 보면 된다. 현재 전국에는 서울학, 강원학, 부산학, 인천학 등으로 지자체가 중심이 돼 이 분야에 대한 부분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시민단체 중심으로 이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경북도 국학진흥연구원이 주도해 2002년부터 매년 정기 학술지 ‘안동학’을 발간하고 있다. 지역단위로 보면 대구경북은 지역학에 대해 일찍 눈을 뜬 곳이라 할 수 있다. 지역학은 지방분권 시대에 지역이 추구해야 할 정신적 이론의 근거가 된다. 지역의 존립과 지역의 역사성, 개별 특징 등을 지역 차원에서 이해하고 재해석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지방자치를 확대하고 지역 간 불균형이 왜 시정돼야 하는지 등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찾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시대의 지역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지역의 공간에서 관점을 두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 개설된 대구경북학에서는 지역의 정체성, 공간환경,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지역사회의 문제를 다루게 된다. 비록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라도 지역학이 학문적 영역을 넘어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지역학이 안겨준 관심이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긍심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더욱 좋다.
지금 대구경북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 수도권과의 상대적 박탈감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정부의 균형발전 의지조차 못 믿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대구경북의 정신을 일깨우는 지역학 개설에 지역민의 관심과 애정이 지속적으로 있어야겠다. 단순히 학문이 하나가 더 추가되는 것이 아니고 지역에 대한 애정을 담아내고 지역의 미래를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쏟아진 결과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어렵게 시작한 일을 학계는 이를 더 체계화하고 대구시와 경북도 등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착 때까지 모두의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