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단체장의 ‘우리 고장은 지금’
구미의 대중교통은 시내버스가 유일하다. 시장으로 당선되기 전에도, 당선된 후에도 구미 시민들의 호소는 한결같다. 대중교통을 혁신해 달라는 것이다.
구미는 산업단지의 발달에 따라 조성된 도시로 첨단산업도시를 표방하지만 그에 비해 교통망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시내버스는 노선이 적고, 배차 간격도 길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군다나 도심지가 분산되어 있다.
자가용과 택시의 이용 의존도가 높고, 더욱이 전체 교통수단 중 버스가 차지하는 수송분담률은 20.9%에 불과하다. 자가용 의존도가 50% 이상인 승용차 중심 도시. 이로 인해 교통정체, 대기오염(미세먼지), 교통사고 등 많은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인구 43만의 첨단도시를 지향하는 구미시의 시장으로 도시 발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는 교통체계의 획기적인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느꼈다. 때문에 그 대안으로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인 트램의 도입을 검토하게 된 것이다. 그 바탕에는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더 나은 정주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최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선정 공고’와 관련해 많은 자치단체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관심에 비해 실제 공모에 응모한 자치단체는 많지 않았지만, 트램에 대한 자치단체들의 굳은 의지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다.
대체 왜 많은 자치단체들이 트램에 이토록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트램이 가진 장점 때문이다. 트램은 친환경적이고,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대중교통수단이다. 또한 철도의 정시성과 버스의 접근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트램을 주요 대중교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유럽, 일본 등의 도시에 비추어 볼때 도시재생 효과도 탁월하다.
반면, 트램이 기존 도로에 설치되기 때문에 도로용량이 줄어드는 문제와 다른 대중교통수단에 비해 과연 비용 대비 효과 혹은 편익이 더 클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부에서는 운송수단으로서 투입되는 비용대비 효과가 미비하고, 재정여건상 시기상조로 시내버스의 서비스 개선에 더욱 노력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얼마 전, 구미에서는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트램의 사업성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고조됐었다. 사실과 무관한 불필요한 억측과 의도적인 왜곡으로 한동안 시끄러웠고, 꽤 당혹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구미시는 국토교통부의 ‘신교통수단 선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략적인 비용을 산정하여 검토하였고, 2019년 예산안에 조사용역비 1억 5천만 원을 편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단체에서 5개 노선 트램 건설비 및 운영비를 각각 합산하여 마치 구미시가 트램 건설을 추진하는 것처럼 발표했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구미시의 트램 도입은 검토 단계일 뿐, 아직 어떤 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교통문제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쉽사리 트램을 시도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해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것일까. 과연 시내버스만이 해결책일까? 시에서는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을 위해 매년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우회노선 직선화, 배차간격 단축을 위한 증차 등과 같은 시내버스 노선 불편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고, 이를 위한 운수업체 재정지원에도 많은 예산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불만이 매년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젠 대중교통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신교통수단으로 트램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무조건 안된다기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도심을 운행하는 트램은 출퇴근 시간대 교통난 해소와 시민들의 이동 편의를 보장해 도심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구도심 상권 활성화는 물론 새로운 관광명소 개발도 가능하다. 관련 산업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선결돼야할 과제도 있다. 우선 사업타당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동의도 필요하다. 대중교통 혁신은 민선 7기 시장으로 내세운 공약 중의 하나지만,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할 생각이다. 전문기관을 통해 구미시의 도로여건, 사업비용, 이용수요 예측, 경제성 및 재무성 분석을 위한 타당성 검토를 실시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주민여론을 수렴해 재원확보 방안을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트램 도입여부를 결정하겠다.
우리는 그동안 사람 위주의 교통정책이 아닌 교통시설과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자동차와 도로 중심의 회색빛 도시를 만들어왔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 새로운 방향과 가치를 트램에 담아보려 한다. 구미는 기존의 교통정책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친환경 교통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대중교통의 공공성 확보, 도시재생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 정주여건과 도시 이미지 개선을 통해 행복한 구미, 살고 좋은 구미, 기업이 찾아오는 구미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그리고 그 출발인 트램 도입을 시민들과 공유하며 소통하고 결정할 것이다. 교통 환경의 변화는 결국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