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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고, 머물고 싶은 ‘희망찬 영양’을 위하여

등록일 2025-07-20 19:52 게재일 2025-07-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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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창 영양군수

‘지방소멸’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대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마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민선 8기를 시작하며 스스로 다짐했다. 영양을 지키자. 그리고 누군가 다시 돌아오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고.

 

지방소멸은 더는 막연한 걱정이 아니다. 이미 현실이고, 피해갈 수 없는 흐름이다.  그래서 사람이 떠나는 곳이 아니라, 살아갈 이유가 있는 곳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풍력발전 기금을 통해 복지 재원을 확보하고, 공공임대주택과 LPG 배관망, 전원마을 조성 등을 통해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부터 하나씩 마련해가고 있다.

행정의 기초는 예산이다. 민선 8기 초반, 영양의 연간 예산은 2800억 원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도비 공모사업에 매달리고, 조직을 다시 정비하고, 낭비를 줄이며 버틸 수 있는 구조부터 만들었다.

 

올해 예산은 5167억 원이다. 두 배 가까운 확충이다. 예산이 늘었다는 건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 복지, 산업, 도로, 환경 등 군민의 삶과 연결된 모든 곳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는 동력이 생겼다는 뜻이다. 재정의 체력을 갖췄고, 이제는 더 먼 곳까지 달릴 수 있게 됐다.

영양은 오랫동안 교통 3무 지역이라 불려왔다. 고속도로도 없고, 철도도 없고, 4차선 도로도 없는 땅. 때로는 스스로도 낙담했을 정도로, 단절과 고립을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총 5309억 원 규모, 37개에 이르는 도로·방재·하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도 31호선 선형 개량, 지방도 정비, 자라목재 터널과 답곡 터널 개통 등 끊겼던 길을 잇고, 위험했던 구간을 안전하게 바꾸고 있다.

 

길이 연결돼야 사람도, 물자도, 기회도 들어온다. 교통은 단지 이동수단이 아니라 지역의 생명줄이다. 이제는 누구나 더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영양을 만들고 있다.

영양은 농촌이다. 그리고 나는 늘 말해왔다. 농업 없이 영양을 말할 수는 없다고. 그래서 농민이 편하게 농사짓는 환경부터 만들고자 했다.

 

농작업 대행반 운영,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 농업인 보험료 지원, 과수산업 육성, 유통망 정비.  겉으로 드러나진 않아도, 뿌리처럼 현장을 지탱해주는 정책들이다.

 

특히 홍고추 전국 최고가 수매, 농산물품질관리원 영양분소 승격 건의 같은 일들은 한 해 농사를 마친 농민들의 손끝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농업은 여전히 이 지역의 생명줄이고, 그 가치는 지켜야 한다.

‘숲, 물, 공기’. 영양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이 자연은 그대로 두어도 훌륭하지만, 지역 발전과 연결된다면 더 의미가 있다. 자작나무 숲 에코촌 조성, 자작누리 산촌명품화, 삼지수변공원 정비, 바들양지 경관림 조성…

 

생태 기반을 활용한 관광 인프라가 하나둘 자리를 잡고 있다.자연을 지키며 관광을 키우고, 관광을 통해 사람이 들어오고, 그 사람들이 다시 머무를 수 있는 곳. 그게 바로 영양이 가야 할 길이다.

정책이 아무리 정교해도, 행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 작고 구체적인 일들에 집중해왔다. 기초연금 확대, 65세 이상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 건강검진비 지원, 바로민원처리반 운영, 소방서 신설, 정주여건 개선, 온단채 조성,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 

이 모든 일들은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데 목표가 있다. 사는 데 불편하지 않고, 위험하지 않고, 필요한 걸 제때 받을 수 있는 고장. 그게 내가 만들고 싶은 영양의 모습이다.

민선 8기 4년 차. 이제 남은 1년은 마무리가 아니라 도약의 시간이다. 그동안 다져온 기반 위에서 더 높이, 더 멀리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산불 피해 복구부터 시작해 농업 혁신, 관광 개발, 정주환경 개선, 복지 확대, 교통망 확충까지 우리가 만들어낸 변화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군민 모두의 인내와 참여, 함께 버틴 시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영양에 살고 있는 사람들,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영양에 오고 싶은 사람들, 이곳은 희망의 땅이다. 떠나는 곳이 아니라 돌아오는 곳, 잠시 스쳐가는 곳이 아니라 오래 머무는 곳. 그런 영양을 만들기 위해 남은 시간, 흔들림 없이 달릴 것이다.

 

나는 행정가 이전에 이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다. 그래서 더 잘 알고, 더 책임감을 느낀다. 이 고장을 지키는 일, 끝까지 책임지겠다.  /오도창 영양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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