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은 언제나 푸르고, 가을이면 사과로 붉다.
하지만 올해의 붉음은 조금 다르다. 불길이 스치고 간 산자락은 아직 회복의 길 위에 있지만, 사과는 어느 때보다 붉고 단단하게 익어가고 있다.
잿빛이던 땅 위에 다시 숨결이 돌고, 그 위에 맺힌 열매가 희망의 빛을 머금고 있다.
그 빛깔이 바로 올해 청송의 색이다. 지난 봄, 우리는 큰 시련을 겪었다.
산불이 산과 삶의 터전을 태웠다. 그러나 청송의 마음까지는 태우지 못했다.
군민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묵묵히 일어섰고, 그 손길이 이어지며 상처 입은 곳에도 서서히 새 숨결이 퍼지고 있다.
아직 완전한 복구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사과밭은 여전히 꿋꿋이 제 열매를 맺고 있다.
그 속에는 서로를 믿고 지켜온 이웃의 온기와, 다시 일어서는 청송의 굳은 의지가 스며 있다.
이번 축제는 그 건재함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다시 힘차게 일어서겠다는 우리의 다짐이 될 것이다.
‘청송~ 다시 푸르게, 다시 붉게’를 주제로 열리는 제19회 청송사과축제는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용전천 현비암 일원에서 다섯 날 동안 펼쳐진다.
청송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공동체가 함께 일군 회복의 이야기이자 새로운 도약의 선언이다.
청송사과는 이미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13년 연속 수상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그 영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기후의 변덕과 노동의 한계를 이겨내며 품질을 지켜온 농민의 땀, 그리고 군민 모두의 자부심이 만든 결과다.
이제 우리는 그 땀방울 위에 글로벌 브랜드로 향하는 새로운 길을 그리고 있다.
이번 축제는 그 여정을 세상에 알리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올해 축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어우러지는 하이브리드 축제로 열린다.
대면 축제의 한계를 벗어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글로벌 축제로 도약을 준비한다.
사과축제장의 생동감과 온라인 축제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축제 형태를 다양화함으로써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현장에서는 ‘꿀잼–사과난타’, ‘도전–사과선별 로또’, ‘황금사과를 찾아라’ 등 웃음이 넘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온라인에서는 세대와 공간을 초월한 참여형 콘텐츠가 펼쳐진다.
멀리 있는 사람도 화면을 통해 청송의 가을을 느끼고, 현장을 찾은 이들은 직접 사과 향기 속을 걸으며 진짜 청송을 만날 수 있다.
또 용전천 섶다리 주변에는 하류부인 수변공간에 기존 조형물과는 별개로 청송과 사과축제를 상징하는 대표조형물을 설치해 사과축제를 더욱더 부각시켜 관광객들에게 사과를 형상화한 청송의 자연과 사람을 잇는 감성적인 공간으로 꾸몄다.
불공정 상행위에 대해서도 특별 대책도 마련했다. 파트별 파트장 선임과 구성원을 편성해 평가기준표에 의해 평가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향후 사과축제 입점 선정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여해 입점자들에게 부스 운영의 책임감 부여와 경각심도 고취시킨다.
따라서 사과축제장 내에 축제현장 불편 신고센터 2개소를 설치해 공무원이 전담 상주하고 바가지요금 자체를 근절, 관람객들에게 축제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시켜 준다.
축제의 밤은 노래와 불빛으로 물든다.
이찬원, 마이진, 황윤성 등이 출연하는 청송문화제 축하공연, 손태진·남진·린·환희 등이 함께하는 개막 공연, 김희재·진해성·천록담이 꾸미는 사과축제 축하공연, 박지현·장민호·김다현 등이 참여하는 세계유교문화축전 공연까지 청송의 가을밤은 별빛보다 뜨겁고, 사람들의 환호로 가득할 것이다.
청송의 사과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다. 그 안에는 기다림이 있고, 견딤이 있으며 끝내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힘이 있다.
올해의 청송사과축제는 그 붉은 열매에 담긴 ‘회복의 이야기’와 ‘도약의 의지’를 세상과 나누는 자리다.
산불의 상처를 넘어, 다시 푸르게 살아나는 숲처럼 우리의 마음도 더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다시 붉게 물든 사과처럼, 청송은 오늘도 새 희망을 익혀가고 있다.
그 희망의 향기가 이번 축제의 곳곳에 퍼져 청송의 가을을 더욱 깊고 따뜻하게 물들이길 바란다. /윤경희 청송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