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TK 추석민심은 경제”

김진호·김영태·박형남기자
등록일 2018-09-27 20:41 게재일 2018-09-27 3면
스크랩버튼
한국당 의원 “먹고 살기 힘들다 말에 가슴 아파”<br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우려 목소리도

▲ 자유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이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 앞에서 현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추석 민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이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 앞에서 현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추석 민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시 ‘민생’이었다. 추석 연휴기간 중 대구·경북(TK) 지역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26일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는 지역주민들의 당부를 한 목소리로 전했다. TK의원들의 전언에는 정당과 지역에 따라 다소 편차가 있었지만 핵심은 같았다. 의원들은 “곤혹스러웠고 할 말이 없었으며, 가슴이 아팠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한국당 TK의원들은 “살기 힘들다. 제발 먹고 살게 해 달라”는 지역주민의 아우성을 전했다. 상대적으로 지역 민심이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역경제가 무너지면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부터 ‘추석맞이 지역구 재래시장 투어 및 민생탐방’의 일환으로 지역구를 돌아본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은 “가는 곳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도 소득주도성장같은 어려운 용어에 대해 잘 알고, 최저임금을 인상해서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은 해당이 없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만 죽으니 수정·폐기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재래시장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생존권 확보를 위한 최저임금 제도개혁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였더니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에 참여할만큼 반발이 많았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기간 중 지역구 내 기업인들을 만난 이만희(영천·청도) 의원도 주민들에게서 “농촌 등지에서 과수 피해가 컸다”, “최저임금제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노동자들까지도 먹고 살기 힘들다”는 등 민생고와 관련된 호소를 줄곧 들어야 했다.

김석기(경주) 의원은 “부동산 문제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경주지역의 경우 최저임금제 등으로 인해 문을 닫는 가게가 많아지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같다는 비판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TK홀대 등에 대한 얘기도 당연히 나왔다. 내년도 예산이 10% 늘었음에도 경북지역 예산은 깎은 것을 예로 들며 지역주민들이 ‘이게 도대체 뭐냐’고 성토한다. 문재인 정부가 경북을 이토록 홀대해도 되느냐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전했다.

김상훈(대구 서) 의원은 “지역내 사업가나 상가, 가게 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아우성”이라며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등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 역시 “추석민심이 매우 좋지 않다”며 “최저임금과 근로시간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인 강요다. 근로시간 52시간 때문에 토·일요일 근무하지 못하는 어려운 현실을 모르고 있고 자영업이나 소상공인의 경우 강약조절이 필요한데도 없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퍼주기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여당 의원이 접한 분위기도 비슷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대구 수성갑)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지역을 방문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악수를 피하는 분은 60대 후반 이상 어르신들이다. 아마 최근 남북관계의 급진전과, 집권당이 된 민주당에 대한 어떤 걱정과 불신이 이유가 아닌가 싶다”며 “요즘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사에 붙는 ‘화나요’의 숫자나 달리는 댓글의 내용을 보면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층이 확 결집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TK지역민들로부터 대북정책에 대한 민심을 살펴본 강석호 위원장은 “주민들 상당수는 반신반의하는 반응들이었다”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1년 1월까지 비핵화 로드맵 낸다고 하고, 거기에 미국의 상응조치가 나온다. 주민들은 아직은 두고봐야 하고 경협을 너무 서둘러서는 안되며, 대북제재는 계속 돼야 한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물론 비핵화 불씨는 꺼트리지 않도록 해야 겠지만 미국의 트럼프가 말하는 것처럼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벌써부터 재래식 무기 감축, 판문점 평화공동구역 선정 등 얘기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 나이 든 사람들은 북한이 핵을 아직 폐기하지도 않았는데 우리 재래식 무기 감축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젊은 사람들은 아예 남북통일하면 GDP 차이가 많아 우리가 일할 일자리도 없는데 왜 인위적인 통일을 하느냐는 반응들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한국당 TK 의원들도 “남북관계에 너무 안정장치없이 너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본질적으로 얻은 것이 없다”는 비판적 얘기가 주를 이뤘다고 전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부도 이구동성으로 의원들에게 쏟아졌다.

추석민심을 전해들은 한국당 한 의원은 “일부는 ‘야당이 대처를 너무 못하는 것 같다. 무조건적 반대가 아니라 잘한 것은 칭찬하고 못한것은 비판해야 한다’면서 당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들 역시 “야당다운 야당 역할을 주문하는 이들이 많다”며 “TK지역에선 한국당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진호·김영태·박형남기자

정치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