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선자·지도부는 사과해야”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과 관련된 정치권 갈등은 오락가락‘ 갈 지(之)’자 행보를 해온 더불어민주당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는 지방선거 공약으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내걸었지만 민주당은 지역갈등을 유발하는 공약을 그대로 방치하다시피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도부가 힘을 싣는 듯한 모양새를 취해, 정치권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소속 후보들은 우여곡절 끝에 봉합된 국가프로젝트를 일순간에 뒤집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며 신공항 재추진 불가방침을 명확히 밝혔음에도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는 지난 26일 울산에 모여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동남권 관문 공항에 걸맞는 신공항 건설을 위해 부산·울산·경남 공동의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함께 참석한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마저 “세 당선자가 동남권 상생 협약을 발표했는데, 광역교통청 신설 등 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보수색이 강한 부산·경남(PK)과 TK지역 갈등을 조장했고,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과 민주당 TK의원들마저 의견이 엇갈렸다.
이처럼 민주당 지도부와 당선자들이 가덕도 신공항을 놓고 갈지자 행보를 보이자 민주당은 28일 급거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김해국제공항을 확대해서 좀 더 신공항을 만드는 것보다는 확대해서 운영하는 것이 좋다는 게 경제 평가 또는 여러 가지 지역 갈등 문제와 관련돼서 최선의 대안으로 선택이 됐다”며 “부·울·경 지역의 당선자들로서는 그런 입장을 얘기할 수 있지만, 현재 중앙당과 특히 관련 부처인 국토부의 공식 입장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소속 당선자들은 상식적으로 용납되지 않은 일을 끄집어내 싸움의 불씨를 지폈고, 지방선거 핵심공약이었던 만큼 이를 추진하려 했으나 정부의 반대로 막혔다는 것을 지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불거진다. 이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또다시 제기한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당선자들이 지역갈등을 부추긴 것에 사과하고,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