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복당파·복당파 충돌<br />
6·13 지방선거 참패로 인해 위기에 놓인 자유한국당이 좀처럼 계파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8일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는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계파갈등이 또다시 불거졌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15일이 됐지만 김성태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퇴진 등 해묵은 책임론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특히 친박계에서는 김무성계에 대한 맹공을 펼치고 있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까지도 적잖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의원총회 모두 발언을 통해 원내 현안인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언급한 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최저임금 인상, 가덕도 신공항 논란 등을 비판했다.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은 “내주 말까지 (비대)위원장이 가시권으로 들어와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하면서 주요한 분들 접촉하면서 공유할 (관련 정보를)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의총을 비공개로 하려 하자 김태흠 의원이“왜곡돼서 알려지는 거보다는 여기서 다 공개로 하자”고 말해, 의총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정용기 의원은 “지난주 목요일 의총에서 김 권한대행의 독단성을 비판한 후 김 대행으로부터 ‘비난성’ 문자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새벽 3시45분에 저한테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 어려운 문자를 보냈다. 집 사람이 보고 ‘당신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무섭다’ ‘뭔 일당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은 “김무성 대표님은 탈당해주셔야 한다. 그래야 우리당이 계파가 없어지고 새로운 몸부림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 대행이) 9일동안 아무것도 안 드셔서 호르몬 분비가 잘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우 의원은 “공개적으로 한 분 한 분이 책임 문제에 대해서 누가 물러가라, 마라고 하면 정말 끝이 없다”며 “집단적으로 반성하고 회의를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도 “대선 참패나 지방선거 참패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누가 누구를 나가라 마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오히려 당 분란만 야기했다”며 “친박 망령이 있느니 없느니, 당을 살려낼 칼 있으면 내 목을 먼저 내놓겠다느니 이런 말을 했는데 그건 원내대표가 하실 말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의원은 “김성태 대표는 2선으로 물러나는 게 옳다”며 “꿈에 그리던 홍준표 대표 체제가 끝났기 때문에 여기 계신 분 중 누구라도 당 대표가 되면 우리당 지지도가 10% 오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핵 당해, 전직 대통령 둘 다 감옥 보내, 그래서 우리가 깨진거다”며 “가치, 이념 다 바꾸자고 나오는데 전 동의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태흠 의원은 “서청원 (전) 대표, 당신 물러나야 한다고 전화했다. 물러났다”며 “계파의 상징, 김무성 (전) 대표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왜 그 얘기를 못하느냐. 왜 봉합하려고 하느냐”며 “복당파, 자중하세요. 명분과 논리도 없이 왔다갔다 한 분들 아니냐”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은 “계파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분들은 한걸음 비켜서서 백의종군 해야한다. 이 지긋지긋한 늪으로부터 빠져나와야 한다”며 김무성 의원의 2선 후퇴를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인적청산에 대해서는 누가 누굴 탓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우리에게 누가 누굴 나가라 이 얘기를 한다면 그거는 너무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