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당대표에서 사퇴한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조지훈 시인의 시 ‘낙화’(落花)를 올린 데 이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당분간 ‘페이스북 정치’는 물론, 정치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낙화’는‘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로 끝난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심경을 시로서 표현한 모양새다.
홍 전 대표는 다음달 중순께 미국으로 떠나 로스앤젤레스(LA)에서 2∼3달 가량 머물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출국과 귀국 날짜는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당분간 쉬면서 머리를 식힐 예정”이라며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UC어바인)에서 연구활동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대선 패배 직후에도 부인 이순삼 여사와 함께 미국에 체류한 바 있다.
홍 전 대표는 쉬는 동안 ‘당랑의 꿈’(가제)이라는 제목의 책 출간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 측은 “홍 전 대표가 기억하는 4∼5세의 어린 시절부터 검사 시절 일화, 정치인으로의 삶의 궤적을 정리한 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 제목은 춘추시대 제나라 장공의 수레를 막아선 사마귀의 일화에서 나온 고사성어인 ‘당랑거철’을 연상케 한다. 이는 자신의 힘을 넘어서는 강자에게 덤비는 무모한 행동을 뜻하기도 하지만, 현실의 벽에 굴하지 않는 용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홍 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한 지지자의 글에 ‘당랑의 꿈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늘 감사합니다’라고 댓글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홍 전 대표가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내려왔지만, 보수우파 재건 등‘당랑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계 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