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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공식품`을 꾸준히 개발하자

등록일 2016-12-23 02:01 게재일 2016-12-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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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에 쌀 52만t을 가축 사료용으로 팔겠다고 한다. 물론 가격은 `사료값`수준이다. 52만t 구입가격은 8천119억원인데, 파는 값은 1천82억원이다. 금석지감이 느껴지는 일이다.

전쟁 무렵에는 말할 것도 없고, 1980년대까지만 해도 혼분식 장려운동이 벌어져 학생들 도시락을 검사하는 희한한 일까지 있었다.

식량 자급률이 20%밖에 되지 않아서 봄철에는 `절양농가`가 속출했다. `보리쌀까지 바닥난 양식 떨어진 농가`가 많아 정부가 `정부미`를 방출했고 `안남미`라는 월남쌀을 사다가 배급했다. 그랬었는데, 지금은 그 쌀이 남아돌아 가축사료로 방출한다. 북한에 주면 여북 좋으랴만 `핵고집`이 그 길을 막는다.

쌀 재고가 넘치면 보관비(창고비)가 엄청나고, 방출하면 쌀값이 형편없이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정부수매가를 내려야 하는데 농민단체의 반발이 심하다. `변동직불금`이란 제도가 있다. 쌀값이 너무 떨어지면 그 차액만큼 정부가 보상을 해준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쌀농사를 지키자는 것이다. 그런데 그 예산이 점점 늘어나니 문제다. 쌀예산이 너무 들어가니 축산 수산 등 다른 분야에서 불만이 터진다.

그래서 농정당국이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올해도 풍년 들었다”는 말이다.

농민들이 쌀농사를 줄여주면 좋겠지만 직불금이 있어 손해 볼 일이 없으니 그것도 어렵고 쌀농사를 짓지 않고 논을 놀리면 보상해주는 제도도 정부 부처간 이견이 있다. 더욱이 농기계가 발달해서 농사 짓기 편하니 쌀 생산이 줄어들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밀가루 식품을 선호하는 식성 탓으로 쌀 소비가 줄어드니, 쌀재고가 농정의 최대 과제가 됐고 마침내 `가축 사료용으로 헐값에 대량 방출`이라는 `가슴 아픈`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잡곡 같은 밭농사가 논농사보다 수입이 낫다고 한다. 조, 콩, 팥, 녹두 같은 잡곡이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수요가 늘어난다. 수수는 고량주 원료로 많이 쓰인다. 쌀농사를 대체할 수 있으니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힘을 기울이는 것이 `쌀가공식품`이다.

농식품부는 2011년부터 `쌀의 맛있는 기적, 미(米)라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쌀로 만든 색다른 요리를 공모하고 있다. 쌀가공식품협회와 함께 매년 쌀가공식품 톱(TOP)10을 뽑아 홍보 판매를 지원한다.

그 중에서 성공한 것이 `편의점 도시락`이다. 바쁜 직장인들이 급히 출근할 때 요긴하다. 밀가루로 만든 면류 대신 쌀가루로 만든 쌀짜장면 같은 것도 유망하다. 치킨점에서도 밀가루옷 대신 쌀가루를 입힌 치킨을 내는데 특별한 맛을 낸다.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가장 바람직한 것이 우리 국민들이 `농정의 고민`을 이해하고 쌀을 더 많이 먹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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