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할퀸 태풍 `차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최강을 기록한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 전국에서 5일 오후 7시 현재 사망 4명, 실종 3명 등의 인명피해를 낸 가운데 경북 동해안에는 최대 2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관련기사·화보 4·5면
포항 오천은 시간당 68㎜일시에 쏟아져 피해 속출
지진피해 경주는 더 `막막`
주택·차량 침수 대피소동
제방·하천·절개지도 붕괴
학교 휴업에 실종 사고도
특히 5일 오전 10시 태풍경보가 발효된 포항과 경주지역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며 많은 피해가 났다. 이번 태풍은 다행히 지자체 공무원들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낮 시간대에 발생해 그나마 피해를 줄였다는 지적이다.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경주 토함산 277.5㎜·감포 223.5㎜· 외동 221㎜, 포항 오천읍 갈평리 231㎜·구룡포 170㎜·포항시내 155.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최대 시우량은 장기와 오천 갈평리 68.5㎜, 포항시내 44.8㎜였다. 반면 경북내륙지역은 청도 금천 81.5㎜, 영덕 82㎜, 대구 49㎜ 등 비교적 적은 비가 내렸다.
포항시 북구 장성동과 흥해읍 초곡천 인근, 남구 효자동 등의 주택들이 침수돼 주민들이 인근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했다. 특히 상습 침수지역인 장성시장 일대는 배수펌프장의 처리 용량을 초과하는 강우량으로 모두 44세대 주민의 가재도구 등이 피해를 입었다.
지방하천인 오천읍 냉천 제방 30m와 대화천 제방 6m, 소하천 2개소 13m가 유실됐고 동해면 발산리 지방도 929호선 도로 절개지 8m가 무너졌다. 오천 냉천 둔치가 범람해 둔치에 세워둔 차량 20대가 물에 잠겼고 북구 용흥동 한 주택 담과 축대가 붕괴됐다.
포항시가지 상습침수 구간인 상대동 한전앞 철길도로와 효자동 관문주유소 도로, 섬안큰다리 뱃머리마을 앞 도로, 선린병원 사거리, 죽도파출소에서 필로스호텔 간 도로 등 모두 13곳이 침수돼 차량통행이 금지됐다가 비가 멈춘 오후 1시를 전후해 전구간 통행이 재개됐다.
이밖에 포항지역은 농경지 침수 5.5㏊, 농경지 유실 1천㎡, 농경지 매몰 500㎡, 비닐하우스 1동(300㎡) 파손 등의 피해가 났다.
지진 피해 복구 중이던 경주는 또다시 태풍이 들이닥치며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마을 소하천 범람으로 많은 침수와 함께 인명피해마저 발생했다. 경주경찰서와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에서 이모(65)씨에 대한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마을 주민은 “이씨가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나가보니 차가 전신주에 묶인 상태에서 이씨가 보이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씨가 범람한 하천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감포읍 소하천이 넘쳐 인근 농경지가 물에 잠겼고, 외동읍 동천 범람으로 인근 공단이 침수됐다. 수렴천 제방이 유실돼 저지대 주택 일부가 침수됐고 양남면 관성천이 범람해 인근 주민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서천 둔치에 세워둔 차량 37대가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잠겼고 일부 차량은 거센 물살에 휩쓸려 수십m를 떠내려 갔다. 불국동 안길과 황성동 유림 지하도도 물에 잠겨 차량통행이 금지됐고 감포리, 오류리 등지에서는 도로가 유실되거나 침수됐고 외동읍과 내남면을 연결하는 도로에는 산사태가 발생해 응급복구작업을 했다.
양북면 봉길터널 입구는 토사가 흘러들어 통행이 금지됐고 보덕동 추령터널 인근, 토함산터널 감포 방향 출구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태풍으로 태풍으로 경북도내 초·중·고등학교 17곳이 임시휴업하고 6곳이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포항공항 여객기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결항된 뒤 오후 4시부터 정상 운항에 들어갔고 포항~울릉 간 여객선은 이날 오전부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또 이날 오전 11시 37분 신경주역~울산역 간 단전사고로 KTX 경부선 운행이 중단됐다가 오후 2시 34분부터 재개됐다. 동해남부선 경주~부전 구간이 절개지 붕괴사고로 선로가 매몰돼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사회1·2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