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KBS 1TV ‘인간극장’ 제1부에서는 울릉도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30대 신혼부부의 특별한 삶이 소개됐다. 방송 제목은 ‘울릉뚱땅 신혼일기’.
주인공은 결혼 2년차인 주지호(32)씨와 장종훈(31)씨. 울산에서 대기업에 근무하던 지호씨와 서울에 살던 종훈씨는 오랜 장거리 연애 끝에 결혼, 신혼을 울릉도에서 시작했다. “오늘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하다”는 종훈씨의 말에 용기를 얻은 부부는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살겠다는 로망과 준비된 예산에 맞춰 울릉도로의 이주를 결심했다.
두 사람이 선택한 보금자리는 울릉도 중심지에서 한참 떨어진 북면 현포리 마을. 10년 넘게 비어 있던 42년 된 2층 주택이었다. 건축 지식이 전혀 없는 부부는 직접 리모델링에 나섰다. 달콤해야 할 신혼은 파스 냄새로 가득했지만, 1년 넘는 대공사 끝에 마침내 집을 완성했다.
첫 방송에서는 이들이 민박을 하며 손님을 맞기 위해 바다가 잘 보이도록 창문을 닦고, 이부자리를 청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집이 이웃과 가깝다 보니 리모델링 과정에서 앞집 뒷벽이 더러워지고, 정화조를 묻는 과정에서 불편을 준 미안함에 부부가 직접 뒷벽에 페인트칠을 해주는 장면도 담겼다. 이에 앞집 주인이 고마움을 전하며 웃음 짓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웃과 정을 나누며 한 마을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일상도 소개됐다. 청소를 마친 부부는 스킨스쿠버 장비를 챙겨 바다로 향했다. 맑고 깨끗한 울릉도 바다에서 함께 유영하며 일상 속에서 즐기는 바다 수영의 행복이 전해졌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강한 바람에 시설물이 날아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도 나왔다. 집은 완공돼 손님을 받기 시작했지만, 실리콘 틈으로 스며드는 물에 욕실 타일이 들뜨고, 옥상에 빗물이 고이며, 변기 물이 내려가지 않는 등 손봐야 할 곳이 여전히 많았다.
섬 특성상 날씨로 배가 끊기면 예약이 취소되는 등 민박 운영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으로 버틴다. 아무 연고도 없는 울릉도에서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함께이기에 행복하다는 이들.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울릉도에 뿌리내리며 자신들만의 인생 2막을 써 내려가고 있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