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아파트 건설 현장 4곳 중단 입주자들 계약 지연 등 피해 우려 “하루라도 빨리 재개되길 바랄 뿐”
중대재해로 정부의 전면 조사를 받는 포스코이앤씨가 전국 103개 건설 현장 작업을 중단한 가운데 대구 지역에서는 아파트 건설 현장 4곳이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이로 인해 연내 입주를 앞둔 단지를 중심으로 입주예정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11일 부동산 업계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대구지역 주상복합 아파트는 총 4곳이며, 이 중 두 곳은 올해 말과 내년 초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두 곳은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입주가 가장 빠른 곳은 더샾 동성로 센트리엘(392가구)이다. 현재 공정률이 93%로 올해 11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또 어나드 범어(604가구) 역시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공정률 72%를 기록 중이다.
입주예정자들은 공사 중단으로 인한 공사비 부담과 계약 지연, 인건비 손실, 준공 일정 차질 등의 연쇄적 피해가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날 어나드 범어 공사 현장을 찾아보니 공사 현장 출입구는 차단막으로 막혀 있었고, 아파트 현장 인근 도로 공사 및 보행로 공사 등이 이뤄지고 있었다.
건축물 내부에는 몇몇 작업자가 보였지만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한 입주예정자는 “분양률도 저조해 걱정이 많은데, 입주를 코앞에 두고 공사까지 멈춘다니 한 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입주일에 문제가 생기면 현재 주거지 문제나 비용 등 여러모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사가 하루라도 빨리 재개되길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분양 예정 단지인 사일동 더샵(299가구)과 동인동 더샵(314가구) 역시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이 미뤄지면 공사 지연에 따른 부담금이 분양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면서 “시공사가 책임 준공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기를 무리하게 맞추다 보면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는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면허 취소를 비롯해 영업정지, 공공입찰 제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포함한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 측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실제 제재 수위가 결정되더라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취소소송 등을 감안하면 실제 집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겠지만 신뢰성 저하로 평판위험과 수주경쟁력의 약화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신안산선 현장과 관련한 손실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고 이후 안전관리 강화, 공기 지연 등으로 인한 원가 및 비용이 인식될 때 추가적인 수익성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 비용 증가와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포스코이앤씨 뿐만 아니라 건설업계 전반에 해당한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