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고별강연<BR>“공선사후 정신 실천해야”<BR>학생·동료교수에 조언·당부도
【경산】 이효수(65) 전 영남대 총장이 지난 21일 후배 교수들과 학생들을 위한 고별 강연을 했다.
오후 3시 영남대 상경관 208호에서 `나의 꿈, 나의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강의에는 이 전 총장의 마지막 강의를 듣고자 찾은 제자들과 동료 및 후배 교수들로 자리가 가득 찼다.
이날 강의의 주제는 미국 카네기멜런대학교의 `마지막 강의 시리즈`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카네기멜런대학교는 강연자가 `죽기 전에 하는 마지막 강의라고 가정`하고 청중에게 그들의 `개인적인 삶, 그리고 직업적인 삶의 여정에 대한 감상`을 들려주는 `마지막 강의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다.
헤밍웨이의 소설 제목인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라는 말로 강의의 문을 연 이 전 총장은 “강연을 통해 학생들에게 꿈과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싶었고 그리고 학자이자 교육자로서 경험한 고뇌와 시행착오들을 동료와 후배 교수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분들이 훌륭한 학자와 교육자로 나아가는 길에 참고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담고 싶었다”고 강연 동기를 밝혔다.
이 전 총장은 고등학교 1학년 시절 헌책방에서 경제학 서적을 우연히 읽고 경제학자가 되고자 하는 꿈을 키운 일화를 소개하면서 “큰 꿈을 꾸고, 인생을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워라. 그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이 인생의 길이 된다”면서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하면 인생을 당당하게 살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또 이 전 총장은 평생 교육자로서 살아오면서 형성된 교육에 대한 철학과 사상을 이야기해 동료와 후배 교수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총장은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잠재적 역량을 고도로 발현시키는 것”이라며 “교육자들이 학생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무한신뢰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이 전 총장이 인재주의 경제학자로서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강렬했다. 사람과 인간의 본능, 정보와 힘의 균형 등 이 전 총장이 경제학자로서 가진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단층노동시장론`, `PDR시스템이론`, `창조경제론`, `Y형인재론`, `경제발전단계설` 등 그동안 이 전 총장이 개발한 독창적 이론들을 토대로 한국 경제사회의 위기를 진단하는 날카로운 면모도 보였다.
이 전 총장은 노동시장 고용관계 분야에서 독창적 이론을 개발한 세계적인 노동경제학자다. MIT의 토머스 코캔 교수가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워싱턴 세계대회 전체회의에서 “이효수 교수가 개발한 이론은 서양 이론가들에게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는 획기적 논문”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학자로서의 창의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베를린 세계대회 전체회의 좌장, 제5차 아시아대회 프로그램위원장, 한·중 대학총장포럼에서 3년 연속 기조연설을 할 정도로 글로벌 리더십도 발휘하고 있는 이 전 총장은 강의 말미에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공직에 있는 지도자들은 반드시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내가 나를 위해 일을 하는가, 조직을 위해 일을 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질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리더십은 `VIP 리더십`”이라며 “비전 제시 능력이 뛰어나고(Vision provider),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혁신을 할 수 있고(Innovation driver), 혁신 저항관리를 할 수 있는 지혜와 열정(Passion)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수 전 총장은 1979년부터 38년간 영남대 경제금육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제13대 영남대 총장을 역임했고 지난달 정년퇴임 후 명예교수로 추대됐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