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극장가, 한가위처럼 풍성
바야흐로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올해 추석 극장가는 짧게 5일 길게는 9일까지, 긴 연휴 만큼이나 상차림이 풍성하다.
특히 국내외 시대극·재개봉·리메이크 등 대형 영화들이 관심을 모은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은 개봉 5일 만인 11일에 관객 200만명을 돌파해 역대 추석 흥행 대작인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사도`(2014)보다 각각 3일과 2일 빠른 관객 동원 속도를 보이고 있는 추석 영화 최고의 기대작이다.
김지운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송강호의 열연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으며 12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9~11일 전국적으로 관객 160만7천725명을 불러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 선생의 삶을 그린 `고산자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 선생의 삶과 여정을 한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그린 휴먼 드라마다. 백두산 천지부터 마라도까지 전국을 누비며 담아낸 눈부신 사계절의 풍광이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강우석 감독의 스타일답게 우직하게 그려냈고 국내 메이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지키며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올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확장판으로 돌아온다.
특히 9월 15일은 인천상륙작전 66주년을 맞은 날이어서 영화의 의미를 더 한다.
극 중 김일성의 비서인 정선실(정경순)의 정체와 맥아더 장군이 도쿄에서 아내와 어린 아들을 만나는 장면 등이 추가됐다. 상영시간은 기존보다 31분 늘어난 141분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확장판도 특별 상영 중이다.
기존 극장판(145분)보다 23분이 더 늘어난 168분 분량의 확장판에는 일부 장면의 편집 순서가 달라졌고 극장판에 포함되지 않았던 대사와 장면들이 추가됐다.
고전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들도 고전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할리우드 영화 `벤허`와 `매그니피센트7`은 13일 전야에 나란히 한국 관객을 찾는다.
두 영화의 공식 개봉일은 14일이었으나, 관객 선점을 위해 개봉일을 앞다퉈 하루씩 앞당겼다.
`벤허`는 로마 시대 형제와도 같은 친구의 배신으로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순간에 노예로 전락한 유대인 벤허의 복수를 그린 영화다.
에너지 넘치는 전차신으로 아직도 회자되는 찰톤 헤스턴 주연의 1959년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3시간 42분에 달하던 상영시간을 2시간 3분으로 압축해 흐름이 한층 빨라진 점이 특징이다.
안톤 후쿠아 감독의 서부극`매그니피센트 7`도 1960년에 제작된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19세기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보그 일당과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무법자 7인의 격돌을 그렸다.
`매그니피센트 7`의 무법자 7인에는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이선 호크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뿐만 아니라 한국의 톱스타 이병헌도 출연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병헌은 권총과 라이플 등 가장 많은 무기를 사용하고 칼을 자유자재로 쓰는 캐릭터 빌리 락스를 연기했다.
이외에도`거울나라의 앨리스`, `달빛궁궐`, `로빈슨 크루소`, `장난감이 살아있다` 등 가족영화와 애니메이션도 대거 극장에 내걸린다.
팀 버튼 감독과 조니 뎁이 호흡을 맞춘 디즈니 영화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6년 전 개봉한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속편이다.
이상한 나라로 돌아가게 된 앨리스가 위기에 빠진 모자 장수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모험을 그린 영화로, 전편보다 스케일이 한층 커졌으며 화려한 볼거리가 많아졌다.
창덕궁을 배경으로 13살 소녀가 펼치는 모험담을 그린 한국의 창작 애니메이션 `달빛궁궐`도 기대작 중 하나다. 한국의 감성과 아름다움이 듬뿍 녹아있는 판타지 어드벤처. 지난 10, 11일 주말을 맞은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객의 발길에 힘입어 박스오피스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창덕궁을 배경으로 600년 만에 깨어난 궁궐 속 환상의 세계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13살 소녀 현주리가 창덕궁 속 환상의 세계인 달빛궁궐로 들어가 겪게 되는 모험을 그렸다. 역동적인 이야기 전개뿐만 아니라 창덕궁과 물시계 자격루 등 우리의 전통문화와 유산을 고증을 통해 세밀하게 묘사해 교육용, 오락용 애니메이션으로 손색이 없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