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년 전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올림피아에서 대규모 운동경기가 벌어졌다. 그것은 `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제사의식`이었다. 일본의 스모도 신사 앞에서 벌였는데 그 또한 신을 위한 의식이다. 우리나라 무속신앙에서 무당이 춤추고 악사들이 연주하는 것 또한 신에게 바치는 `공연의식`이다. 올림픽 경기는 4년마다 열렸는데, 전쟁을 하던 남자병사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경기에 참가했다. 이 올림픽도 서기 393년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가 “올림픽은 이교도의 제사의식이니 금지한다”해서 끝나버렸다.
1894년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올림픽을 부활시켰다. “고대올림픽 기간에는 싸우던 국가들이 모두 전쟁을 멈췄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 `전쟁중단`의 전통을 이어가고자 올림픽을 재개했다. 그해에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구성됐고 2년 후 그리스에서 제1회 하계올림픽이 열리면서 지금까지 `평화의 정신` 밑에서 인종·종교·사상에 상관 없이 `정치색 배제`를 원칙으로 개최된다.
육상 여자 5천m에서 뉴질랜드 햄블린 선수와 미국 다고스티노 선수 사이에서 보여졌던 `서로 돕는 우정`에 대해 IOC는 “이들은 인간애와 희생을 보여주면서 세계인의 가슴을 울렸다”며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에서 1등으로 운동장에 들어왔던 리마(브라질) 선수는 갑자기 뛰어든 관중에 걸려 넘어졌다. 이미 기운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도 그는 정신력으로 버티며 3위로 들어왔다. 그에게도 쿠베르탱 메달이 주어졌다. 지난 52년간 단 17명만 수상할 정도로 기준이 까다롭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 아리랑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남북공동입장이 이뤄졌고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2년뒤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은 미녀응원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그것은 `돈으로 산 평화`였다. 정권이 바뀌고 “더 이상 퍼줄 수 없다”는 정책변화와 북의 도발이 맞부딪히고, 유엔의 북핵 응징과 경제제재가 맞물리면서 남북은 경색국면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동족의 끌림`은 어쩔 수 없음을 입증했다. 북한 사격의 김성국은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1등이 남조선, 3등이 북조선인데, 통일되면 1등 3등을 조선이 가져 더 큰 메달이 될 것”이라 했다.
기계체조 여고생 이은주와 북한 흥은정의 셀카는 올림픽 내내 화제가 됐고, IOC위원장은 “이것이 올림픽 정신의 표상”이라 극찬했다. 역도의 손영희와 북의 김국향은 서로 손을 흔들었다. IOC선수위원에 당선된 유승민을 만난 북한 선수들은 “추천했습네다”라며 반겼다. 유 위원에 투표했다는 뜻이다. 남북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셀카도 찍고, 석별의 정을 나눴다고 한다. 올림픽 정신은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