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유일의 국립대병원이자 지역거점병원으로 역할을 해온 경북대병원은 2015년 보건복지부의 평가에서 의료질과 환자 안전·공공성·의료전달체계에서 2등급을 받았고 칠곡경대병원은 의료질과 환자안전·공공성·의료전달체계에서 3등급 및 교육·수련에서 2등급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북대병원이 상급 종합병원 기능을 환자의 필요가 아닌 병원의 필요에 따라 나눠놓은 결과로 분석된다.
경북대병원이 상급 종합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이 같은 상황은 영남대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이 연구개발 2등급을 제외하고 의료질과 환자안전·공공성·의료전달체계·교육 수련 등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이는 지역 거점병원으로서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경북대병원의 환자 1인당 병원비가 매년 대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국립대병원으로서의 가치에 의문점을 드러낸다. 경북대병원노조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인당 의료수익이 입원 54만6천128원·외래 12만4천469원이었으나, 2014년에 입원 55만9천373원·외래 12만9천540원으로 확인됐다. 2015년에는 입원의 경우 58만6천269원·외래는 13만6천760원으로 나타났다.
경북대병원측은 칠곡경대병원과 평가항목을 합치면 당연히 1등급이 책정됐을 것이라며, 불합리한 평가제도에 제대로 대처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평가가 진행돼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경북대병원 노동조합측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조합측은 병원규모 확대 및 수익성 중심의 운영보다는 공공성 회복과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는 등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불황으로 삶이 팍팍해진 지역주민들이 아파도 점차 병원치료를 받기 힘들어지는 시기에 지역거점병원인 경북대병원의 병원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분명히 되짚어보아야 할 현상이다. 지역에 소재한 국립대병원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지역주민들의 의료 안전망으로서의 사명을 강하게 부여받고 있다. 경북대병원이 대구·경북지역 거점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정밀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몸이 아파도 선뜻 병원을 찾지 못하는 국민들을 줄이는게 국립병원의 진정한 존립이유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