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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방황·40대 현실, 동시에 마주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1-22 02:01 게재일 2016-01-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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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나기`   김석희   열림원 펴냄, 376쪽
번역가 김석희(63)가 17년 만에 소설 창작 재개를 선언하면서 내놓은 두 번째 소설집 `하루나기`(열림원)는 등단작인 `이상의 날개`와 미출간된 아홉 편의 중단편 소설을 모았다.

김석희는 1988년 데뷔작 `이상의 날개`를 발표한 뒤 지성과 유머가 잘 섞인 소설 세계로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장편소설 `섬에는 옹달샘`을 펴내고 1998년 절필을 선언했다. 자신이 번역한 `로마인 이야기` 나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같은 책을 써낼 능력이 없을 바에야 글쓰기를 아예 그만두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또 번역만으로 글쓰기의 욕망과 창작의 갈증을 대리만족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몫했다.

작품들에선 20대 청춘의 방황과 40대 중년의 현실이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동시에 그려진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주인공들은 문득 찾아온 소식을 통해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괄호 열고 닫기` 주인공 `나`는 대학생 시절에 미대 졸업전시회에서 만난 어떤 그림에 기묘한 인상을 받아 충동적으로 그것을 훔친다. 그 후 `나`는 군 입대와 이사, 결혼 등을 거치면서도 소중하게 그림을 보관해왔다. 십수 년이 훌쩍 지나 소설가가 된 중년의 `나`는 어느 잡지에 그 그림을 훔쳤던 사건을 비틀어 살을 붙여 다른 이야기로 꾸며서 글 한 편을 기고한다. 그런데 그 글이 발표되고 난 후 어떤 낯선 이로부터 편지가 한 통 도착하는데….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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