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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시계 망신` 덮으려고만 하나

이창훈기자
등록일 2015-04-14 02:01 게재일 2015-04-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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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포럼 조직위 소극적 대응<Br> 해명 않고 경위파악도 못해<Br>`뭐가 켕기나` 의혹의 눈초리

속보= 제7차 세계물포럼 개회식 퍼포먼스 도중 해프닝에 의한 국제적 망신<본지 13일자 4면 보도)이 신문과 방송 등에 확산되고 있지만 주최 측은 소극적 대응에 급급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세계 각국의 내빈들이 참석한 대형 행사를 대구와 경북이 유치하고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망신을 당한데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는 것. 더욱이 행사 개회를 알리는 핵심 퍼포먼스 현장이 세계에 중계된 만큼 `결국 비난은 대구와 경북이 먹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일종의 허탈감마저 보이고 있다.

아울러 사고가 난 후 만 하루가 지나도록 조직위는 이번 일의 경위에 대한 적절한 해명조차 하지 않고 있어 일부 시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13일 제7차 물포럼조직위원회는 “현재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이에 `12일 오후 사고 발생 후 이미 하루가 지났다`는 본지의 재차 질문에는 “충분한 조사가 끝나면 추후 설명이 가능할 수 있고, 자세한 사항은 알고 있지 못하다”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확인 결과, 이날 행사는 서울의 한 대행업체가 맡아 기획 및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오작동이나 구조물의 결함 등 구체적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번 일은 12일 개막식 행사 도중 박근혜 대통령 등 각국 주요 인사들의 축사 후 개막식행사를 알리는 `자격루 줄당기기` 퍼포먼스를 하던 중 나무로 만든 2m 높이의 구조물이 넘어지면서 발생했다.

당초 시나리오는 자격루에 연결된 줄이 당겨지면 구조물 상단 항아리의 물이 아래로 흘러 내리고, 이어 물포럼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려퍼져야 했다. 하지만 이날 각국 정상들이 줄을 당기자 구조물 전체가 이들의 방향으로 넘어졌고, 경호원이 단상으로 뛰어올라가는 해프닝이 발생한 것.

다행히 추가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국제적 망신은 톡톡히 치른 셈이 됐다. 퍼포먼스가 실패로 끝나자 박 대통령은 넘어진 자격루를 살펴보기도 했다. 이 자격루는 조선 세종 때 과학자인 장영실이 만든 국내 최초의 물시계를 모방한 것이다.

대구의 한 시민은 “국제적 망신도 문제지만 조직위가 큰 비밀도 아닌데 실수의 원인을 숨기는 태도를 더 이해할 수 없다”며 “모처럼 대구와 경북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최 측의 무성의로 반감되지 않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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