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인회 잔디에 부스 설치<BR>차량까지 운행 트랙손상 불가피<BR>농기계 전시명목 트랙터도 놔둬
【경산】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경산생활체육공원 내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제5회 경산대추축제 & 농산물 한마당` 행사가 관람객 동원에는 성공했지만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보인 행사로 남게 됐다.
㈔한국농업경영인 경산시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전국 대추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품질이 우수하지만 충북 보은대추와 논산의 연산대추, 밀양의 단장대추 등과 비교우위에서 소비자의 인지도에서 크게 앞서지 못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산대추 특별할인행사, 경산대추와 관련한 OX 퀴즈, 경산대추 투호 경기, 대추 아가씨 선발대회, 향토음식경연대회 등 볼거리와 먹거리, 체험 등 다각적인 프로그램과 실내체육관 어귀마당에서 30일까지 열리는 제9회 국화전시회 영향으로 관람객 동원에 성공하고 판매하려고 준비한 대추 물량을 다 팔아 농가에는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이번 대추축제는 행사 장소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추축제가 열린 생활체육공원 육상경기장은 경산시의 뛰어난 체육 시설 인프라와 입지 조건을 바탕으로 각종 국내대회 개최지와 전지훈련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는 남자 100m 우사인 볼트 등 전 세계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가 포진한 자메이카 선수단의 훈련캠프가 차려지기도 했었다.
이같은 소중한 체육시설에 이번 축제를 주관한 한국농업경영인 경산시연합회는 잔디에 부스를 설치하는 한편 행사 진행을 위한 차량이 육상 트랙 위로 들락거리고 심지어 농기계전시회에 선보인 트랙터는 축제 기간 내내 계속 트랙 위에 설치돼 있었다는 것.
체육계 한 관계자는 “육상트랙 위로 차량이 다니는 것은 트랙의 손상이 불가피하다”며 “육상꿈나무를 키우는 육상경기장에서 대추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내 행사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발로”라고 지적했다.
축제장을 찾은 이선희(37)씨는 “경산시가 경기장 내의 잔디를 특별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특별관리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육상트랙은 특별하다는 것을 초등학생들도 아는데 어른들이 부끄러운 짓을 서슴지 않고 하는 것을 보니 참 민망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경산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접근성을 높여 이익을 얻고자 도심을 축제장소로 고집하고 지역 명예에 손상을 입히는 형태를 넘겨버린 경산시와 경산대추축제 주관 측은 이러한 시행착오에 반성과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