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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숲길·해안길 고루 갖춘 동해안 보석

이동구기자
등록일 2013-04-11 00:37 게재일 2013-04-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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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 `영덕 블루로드`

▲ 도보 여행자를 위한 안내도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뽑힌 영덕 블루로드.푸른 옥빛 동해바다를 옆에 끼고 꾸불꾸불한 산자락과 산등성이를 번갈아 걷는 영덕 블루로드는 고즈넉한 해안 정취를 만끽할수 있다. 영덕군은 지난해 각종 문화·체육행사에 860만명이 다녀간 데 힘입어 `관광 영덕의 시대`, `관광객 1천만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지난달 30일 강구생활체육공원에서는 연간 관광객 1천만명을 목표로한`2013 영덕블루로드 방문의 해` 선포식을 가질 정도로 블루로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영덕 블루로드(Blue Road)는 A,B,C,D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블루로드 전구간은 영덕군 강구면 강구항을 출발해 창포 풍력단지와 축산항과 병곡 고래불해수욕장에 이어 지난해 새롭게 조성된 영덕 남쪽끝 D구간까지 약 65㎞. 도보로 23시간이나 걸리는 비교적 먼 길이다. 코스마다 스토리가 붙은 빛과 바람의 길, 푸른대게의 길, 목은사색의 길, 쪽빛파도의 길로 네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A코스=강구항~풍력발전단지~해맞이 공원 강구 대게상가 따라걷다 풍력단지와 조우

오십천 전경 등 만끽하는 `빛과 바람의 길`

강구항에서 풍력발전단지와 해맞이 공원까지 17.5㎞의 빛과 바람의 길인 A코스는 풍광이 뛰어난 해안도로를 끼고있는 영덕을 알고, 이해하고, 느끼고, 친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다.

출발은 강구버스터미널에서 부터 시작된다. 국내최대규모로 250여곳이 넘는 대게상가를 따라 걷는것만으로도 재미와 흥미가 넘친다. 한번은 맛보았을 영덕대게의 감칠 맛을 떠올리며 천천히 산등성이를 따라 걸으면 어느덧 영덕읍과 주변을 끼고 도는 오십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낙동정맥의 자락으로 영덕읍의 동쪽에 위치한 고불봉정상의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면 어느듯 창포풍력단지가 손에 잡힌다.

국내최초 상업용 민간풍력발전기 24기로 조성된 풍력단지로 접어들면 푸른바다를 배경으로 조성된 오토캠핑장의 캡슐카모양의 방갈로와 영덕신재생 에너지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쉭쉭거리며 발전기날개에서 들려오는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낯설게 느껴질때쯤 눈앞에는 끝없는 수평선과 파란바다, 오밀조밀한 해안선이 좌우 발아래 펼쳐져 약 6시간 가량 걸으면 쌓였던 모든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탄성이 절로 나온다.

수년전 발생했던 대형산불의 상처와 흉터를 딛고 새롭게 변모한 창포해맞이공원에는 야생초와 갈대숲이 함께 멋지게 어울린 해안산책로, 대게집게발 형상의 등대, 그리고 감미로운 음악소리가 잔잔히 깔리는 아름다운 휴식공간으로는 정말 손색이 없다.

▲ 지난해 15회 대게 축제 기간중 벌어진 영덕블루로드 걷기대회 모습.

B코스=해맞이공원~대게원조마을~죽도산옥빛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최고 전망

탐방객에 가장 인기높은 `푸른대게의 길`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하여 석리마을을 거쳐 축산 대게원조마을과 죽도산에 이르는 15㎞구간의 B구간은 지금까지의 A구간과 달리 바닷가 갯바위와 해송숲을 거닐수 있는 블루로드 대부분의 뛰어난 풍광과 전경이 펼쳐지는 동해안 최고의 전망과 낭만이 있는 가장 아름답고 인기가 높은 구간이다. 해안도로를 벗어나 석리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바닷가에 위치한 예쁜마을정자가 등산객들을 반기는데 마치 바다위 쉼터 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나면 바위 위로 가지런히 뻗어있는 나무데크 산책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기좋게 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따라 걷는 이 길이 바로 과거 해안초소 근무병들이 다니던 길이다.

해맞이 공원을 출발해 이곳 차유마을까지 코스는 그야말로 환상적으로 이곳은 마치 바다와 나란히 하며 걷는것이 너무 좋아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 길로 크게 힘들지도 또 너무 쉽지도 않는 적당한 난이도의 코스로 걷기에도 안성맞춤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발 옆으로 파도가 밀려드는 이 바닷길을 재촉하면 이곳 차유마을에서 B코스가 끝나는 축산항까지는 옛 해안초소길을 그대로 재연한 해송숲길로 접어든다. 이 구간만큼은 그동안 인적이 드물었던 곳으로 십여미터이상 높이의 해송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마치 병풍을 두른듯 하늘높이 솟아 있어 이국적인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작은산봉우리 전체가 대나무로 덮여있다고 해서 붙여진 죽도산의 정상에 서있는 등대까지 약 10분이 걸린다. 멀리서도 보기좋게 꼬불꼬불 나무테크로 꾸민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가슴이 후련할 정도로 탁트인 정상이 나타나며 등대를 중심으로 주변을 새롭게 꾸미기 위한 작은 공사가 한창이다.

약 5시간을 걷는 B코스를 마치면 덤으로 옥상전망대가 있는 8층높이의 활어타운을 만날수 있다.주변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수 있도록 통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꼭대기에 오르면 울진군 후포읍까지 훤히 보이며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까지 반겨주는 기쁨도 같이 누릴수 있다.

C코스=축산항~괴시마을~고래불해수욕장 마음 가다듬고 걷는 `역사와 사색의 숲길`

대진·고래불 `명사 이십리` 백사장 장관

C구간은 가장 걷기 좋은 길, 나무와 벗하며 가는 길로 선인들의 발자취를 더듬는 답사길 목은사색의 길로 통한다. 축산항을 출발해 대소산봉수대, 목은이색산책로, 괴시전통마을을 거쳐 대진,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17.5㎞구간으로 산길과 바닷길이 절반씩 나누어져 있는길이다.

조선초기에 세워진 대소산봉수대는 영덕 축산포방면의 상황을 서울 남산까지 전하던 곳의 하나로 북쪽의 평해 후리산 봉수대와 남쪽의 별반봉수대, 서쪽의 진보 남산각 봉수대로 이어져 있다. 해발고도는 약 278m로 그리 높지 않지만 갈지자의 길로 이어진다. 봉수대는 주변을 돌로 두르고 흙으로 쌓아 마치 거대한 봉분처럼 보이는데 이곳에 서면 축산면과 영해면이 한눈에 들어오고 맑은 날씨에는 영양과 청송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과 주왕산까지도 선명하게 볼수있다.

산봉우리를 타고 2시간정도 산길을 걸으면 영해 괴시리 전통마을이 나타난다.고려말 삼은(三隱)중 하나인 목은 이색선생의 출생지로 200여년된 전통가옥들이 잘 보존된 마을로 당시 유학자인 목은(牧隱)선생이 중국사신으로 다녀와서 자기고향인 호지촌(濠池村)의 지형이 중국의 괴시처럼 시야가 넓고 풍광이 아름답다 하여 괴시(槐市)라 했다고 전해진다.

조금은 지루한듯 느끼는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소설가 이문열씨의 `젊은날의 초상` 배경지인 대진항에 다다른다.

대진해수욕장에서 부터 해안을 따라 병풍처럼 둘러쳐진 송림을 끼고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이르는 8㎞의 백사장을`명사 20리`라고 부른다. 고래가 놀든 모래밭이라는 뜻의 고래불해수욕장은 최근 4년연속 전국최우수해수욕장으로 선정될만큼 맑고 깨끗한 동해안 특유의 해수욕장으로도 유명하다.

▲ 축산항 근처의 블루로드길을 관광하고 있는 관광객과 아름다운 바다 풍경.

D코스=대게공원~장사~어촌민속전시관자연 모습 그대로 복원된 `쪽빛 파도의 길`

투명창 설치 해상산책로 바다위 걷는 듯

마지막 D코스는 지난해 새롭게 조성된 약 15㎞의 구간으로 영덕블루로드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다.`쪽빛 파도의 길`이란 주제를 담았다.

7번국도를 축으로 영덕군 남쪽 끝 경계에 자리한 대게공원에서 출발해 장사해수욕장, 경보화석박물관, 남호해수욕장을 거쳐 삼사해상공원, 어촌민속전시관까지 동해안의 해변길, 숲길, 마을길, 해안도로 등을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고스란히 복원하여 탐방객에게 개방된 약 15km 도보로 약 5시간 정도 소요된다. 특히 대게공원에는 높이 15m, 너비 36m의 웅장한 대게누리 조형물과 대게트릭아트, 포토존이 있다. 밤이면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조명을 내뿜어 영덕의 또다른 랜드마크가 됐다. 장사해수욕장에는 내년 6월 장사상륙작전전승기념공원이 들어선다. 이어 쪽빛 파도를 따라 어촌마을을 지나면 바다 위에 설치한 `영덕 해상산책로`를 만날 수 있다.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채모양 길로 바닥 곳곳에 투명 창을 설치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영덕군은 태백의 지맥으로 신비스런 명산 절경과 동해안의 푸른 바다 청정해역이 어우러져 있는 축복의 블루로드길 전체 총길이 65km 약 23시간이 걸리는 A,B,C,D 전체구간을 친구와 가족과 함께 마음에 드는 구간을 선택해서 걸으면 된다.

영덕의 블루로드는 산길과 솔향기 짙은 숲길, 그리고 백사장과 해안길 등 걷기에는 종합세트같은 구간으로 동해안의 보석같은 길이다.

영덕군은 앞으로 영덕블루로드를 제주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같은 걷기 명소로 만든다는 각오다.

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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