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확보 못하면 생산 불가”
RIST 2013년 리튬 생산 본격화
포스코 티타늄 공장 착공 예정
글로벌 기업 포스코도 패밀리사를 통해 신소재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신소재는 철강제품 생산공정에 없어서는 안될 절대적인 중간소재다. 고부가가치 제품일수록 신소재의 이용도가 높다.
포스코는 그동안 중간소재인 이들 자원을 외국으로부터 완제품을 수입해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패밀리사를 통한 직접 신소재 생산 및 개발에 나선 것이다. 원석이나 광물을 현지 기업과 합작형태로 생산하거나 또는 원석상태로 수입해 패밀리사가 이를 생산,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포스코 패밀리사의 신소재 사업분야는 리튬과 망간 외에도 마그네슘, 니켈, 티타늄, 알루미나, 몰리브덴, 콜타르 등 다양하다. 포스코는 소재사업 육성을 통해 2020년 비철강 사업부문의 비중을 35%로 늘려 매출액 7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세계 각국을 돌며 활발한 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다. 포스코 뿐만 아니다. 다른 철강업체들도 신소재 분야의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철강생산도 할 수 없다. 그야말로 세계 철강업계는 자원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리튬
전기자동차 배터리, 노트북, 휴대전화, 태양전지, 전기자동차 등 신산업 모든 분야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 리튬이다.
전 세계 리튬의 40%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볼리비아의 우유니(Uyuni)염호 개발권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한국·일본·프랑스·중국·브라질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더 많은 리튬 확보만이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 안정적인 원료 확보는 필수다.
리튬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해 99억달러에서 올해 123억달러로 성장 했고, 오는 2020년에는 778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IT용 리튬 전지 분야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1, 2위를 다투고 있다. 포스코는 볼리비아 뿐만 아니라 페루의 리튬생산 업체인 리스리에너지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면서 세계 리튬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칠레 아타카마주의 마리쿤가 리튬염호 지분 60%를 보유한 천연자원 개발업체와 기술협력을 맺어 리튬생산에 나선다. 마리쿤가 염호의 탄산리튬 매장량은 120만t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5월 캐나다법인을 통해 기술협력 및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던 페루 리스리에너지사의 지분 일부를 800만달러에 인수한데 이어 포스코 캐나다법인을 통해 1천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도 볼리비아 공략에 나섰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지난해 9월과 10월에 이어 올 1월에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볼리비아를 방문, 모랄레스 대통령을 직접 만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또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기술을 이용해 2013년부터 리튬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페로망간(FeMn)
페로망간은 탄소함유량 7.3% 이하의 합금철로 특히 고장력 강에 필수적이다. 제강공정에서 불순물인 산소, 황 등의 제거와 망간성분의 첨가를 위해 사용되는 중간소재다. 망간성분이 함유된 강판은 자동차부품용 고장력 강판소재, 고하중용 강판소재, 고압용 플랜트 소재 등에 사용된다.
페로망간은 현재 포항철강공단내 심팩, 동일산업 등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고순도 페로망간은 중국산 수입의존도가 높았다. 따라서 포스코는 지난해 포스하이메탈을 설립하고 연간 7만5천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전남 광양에 건설 중이다. 고순도 페로망간은 포스코의 전략제품인 고망간강 생산에 꼭 필요한 소재다.
자동차용 고망간강 제품생산의 부원료로 사용되는 고순도 페로망간은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포스하이메탈은 지난달 페로망간 50t을 초도 출하하는데 성공, 이를 포항제철소에 공급했다. 올해 고순도 페로망간 3천t을 포함해 총 4만7천t의 페로망간을 생산해 본격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페로망간 국내수요는 연간 약 15만t으로 이중 포스코가 80%이상을 사용한다.
■니켈
강자성(强磁性) 금속원소로 산화와 부식에 특히 강하다. 거칠고 철보다 단단한 은백색의 니켈은 주화의 원료로도 쓰이지만 금속, 가정용품 및 산업용 합금으로 더 많이 쓰인다.
니켈은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생산에 필수 소재다.
니켈은 스테인리스 제품원가의 70~80%를 차지하는 필수 원료이나 최근 공급사의 대형화·과점화, 자원보유국의 자원보호주의 확산,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기성 자금의 유입 등으로 가격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니켈의 경제적·안정적 확보가 스테인리스 경쟁력 제고의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세계 2위권인 연산 300만t의 스테인리스 조강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세계 최대 니켈 보유국인 뉴칼레도니아의 SMSP사와 합작해 광산개발회사인 NMC, 제련회사인 SNNC를 설립했다. SNNC는 연간 3만t의 니켈을 생산해 포스코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의 장가항포항불수강·청도포항불수강에 이어 최근에는 동남아 최대이자 태국 유일의 스테인리스 냉연사인 타이녹스까지 인수해 동남아 시장 장악에 나섰다.
포스코는 또 오는 2014년까지 베트남 포스코VST냉연공장 가동에 이어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건설까지 마무리해 냉연 생산비율을 80%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또 니켈 자급률도 60%까지 끌어 올려 세계 최고수준의 원료·생산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마그네슘
백운석 광석에서 열환원 과정을 통해 추출되는 마그네슘은 전 세계에서 연간 85만t 정도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중 8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상업적으로 주로 해수로부터 얻어진 용융된 염화마그네슘(MgCl2)을 전기분해해 얻거나 마그네슘 화합물을 환원제로 직접 환원해서도 얻는다.
마그네슘의 미세한 분말은 공기 중에 강한 백색광을 내며 타기 때문에 과거에는 주로 사진 플래시 리본이나 화약·소이탄·불꽃놀이용품 등에 사용됐다. 무게는 철강의 1/4, 밀도가 알루미늄의 2/3에 불과하기 때문에 항공 우주산업에 널리 이용된다.
포스코는 산하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마그네슘 제련기술 개발에 나섰다. RIST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마그네슘 소재의 국산화를 목표로 파일럿 플랜트 구축에 착수했다. RIST와 포스코는 내년 6월까지 연산 1만t 규모의 마그네슘 제련소를 건설하고 오는 2018년에는 연산 10만t 수준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엠텍이 위탁운영할 마그네슘 제련공장은 내년에 강원도서 준공해 1만t 생산에서 향후 연산 10만t까지 확대할 계획. 따라서 그동안 중국에서 매년 1만8천t을 수입하던 마그네슘 괴를 자체 생산하게 돼 60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티타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Titan)의 이름을 따서 티탄 또는 티타늄이라고도 불린다. 티타늄은 비중이 4.51로서 철의 약 60% 정도 가볍고 알루미늄의 1.6배 무겁다. 플랜트산업에 빼 놓을 수 없는 핵심소재.
수요는 지난해 4천t에서 올해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티타늄은 항공기, 자동차, 선박, 골프채, 임플란트, 자전거 등 플랜트산업 분야 뿐만 아니라 일반 생활용품에도 널리 사용되는 신소재다.
국내 티타늄 생산은 걸음마 단계다. 전량(올해 분 8천여t)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료연구소 기능재료연구본부가 ㈜옥산IMT와 공동으로 평균 순도 99.75~99.85% 수준의 스펀지 티타늄을 개발, 연간 3천t 규모를 생산하고 있고 2014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배명금속이 지난해부터 봉형 티타늄 실험생산을 진행중에 있고, 현대제철 계열사인 비앤진스틸도 생산 설비 중에 있다. 특히 구리나 니켈 가격이 최근 2~3배 이상 폭등하면서 티타늄이 가격 경쟁력면에서도 유리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9월 정준양 회장이 카자흐스탄을 방문, UKTMP사와 티타늄 슬래브 생산 회사를 합작(지분 50% 투자)으로 설립해 오는 2012년부터 플랜트용 순티타늄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소재인 티타늄 스펀지(티타늄 원석을 가공해 스펀지 형태로 만든 것)는 UKTMP사가 공급하고, 여기서 생산된 슬래브는 한국으로 들여와 포항제철소의 열연 및 스테인리스 공장에서 판재로 만들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에 1만~2만 평(3만3천㎡)의 티타늄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나 부지선정 문제로 표류하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