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을 했어요. 많이 걱정했는데 견딜 만하네요” 그녀의 밝은 얼굴이 너무 감사했다. 심으시고 빨리 쾌차 하시라고 하고 돌아서서 일을 다 마치고 궁금해 다시 그 자리에 왔을 때 예쁜 장미 네 송이가 심어져 있었다. 왜 네 송이일까? 마침 휴지통에 버려진 장미가 넷일까 아니면 그분의 식구가 4명일까? 빨간 장미가 셋, 분홍장미가 한 송이이다. 분홍장미를 중심으로 붉은 장미가 둘러져 있었다. 한참 들여다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휴지통에 던져지는 장미에게서 자신의 병을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 살려보겠다는 살아야한다는 희망을 심기위해서는 아닐까?
로고테라피의 창시자인 빅터 프랭클박사는 아우슈비츠 3년간을 담은 그의 저서 `죽음 수용소`에서 고통스런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을 살게 하는 의미를 체험했다. 발각되면 죽음을 당하게 되는 상황에서 빵 한 덩어리를 나중에 먹기 위해 숨기다가 배고파하는 동료에게 주었을 때, 한계상황 속에서 인간을 살게 하는 초월적 힘이 바로 사랑의 의미체험에서 솟아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앗아가도 빼앗길 수 없는 단 하나의 자유는 바로 우리자신이 선택하는 자유라 하였다.
얼마 전 영화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감독으로 톰 크루즈가 열연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2050년 미국수사본부에서 범죄를 미리 예측하여 범죄를 예방한다는 최첨단범죄예측시스템을 운영한다. 유능한 수사관인 그는 어느 날 미래영상에서 범죄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운명으로 미리 정해진 상황을 맞이한다.
6년 전 자기아들을 유괴해 죽인 자 앞에서 용암처럼 쏟아 오르는 분노를 누르고 살인을 포기한다. 이 영화에서는 우리에게 정해진 운명이란 없다는 것이다. 자유의지에 따라 자신의 운명을 거스를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에게 주워진 자유의지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특별한 선물이다.
우리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선택은 오직 자신의 몫이다. 우리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환경은 태어나면서 선택할 수도 바꿀 수도 없지만 살면 살수록 삶에 대한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끼게 된다. 현실보다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마음가짐은 과거보다, 배움보다, 돈 보다, 환경보다, 실패보다, 성공보다 중요하다. 또한 그것은 잠시 기분 좋은 외모보다, 타고난 재능보다, 능력보다 중요하다. 마음가짐은 기업을 가정을 세우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지금 당장이라도 어떤 마음가짐을 택하기로 결정할 선택권은 우리에게 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찰스 스원덜은 인생이란 일어나는 일이 10퍼센트, 거기에 대응하는 것이 90퍼센트라고 한다.
암치료중인 환자가 보여주신 조그마한 행동이 마음을 뒤흔든다. 그 분이 보여주신 생명에 대한 의미는 그 이상의 것이다. 병원경영을 책임진 나로서는 이제까지의 치료방법을 뛰어넘어 환자의 영혼까지 치유해야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절감한다. 병원 한 모퉁이 작은 텃밭을 마련해 흙을 만지고 싶을 때 무언가 심고, 그리고 자신이 심은 새싹을 주기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어떻까! 거창한 원예치료는 아니어도 말이다. 고객의 마음을 흔드는 배려는 바로 사소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