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시행중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자금이나 물량 등을 중소기업에 직접 지원해 주는 형태의 프로그램들이다. 구체적으로는 현금 결제, 발주물량 확대, 장설비 투자자금 지원, 협력업체 지원 펀드 운영 등을 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즉각적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운용에 숨통을 틔워주거나 투자에 따른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두번째로 중소기업의 경영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다. 중소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직무 교육 지원, 기업 경영 노하우 전수 등 경영컨설팅, 대기업이 보유한 특허, 설비, 전문 기술인력 등을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들이 해당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 설비, 기술, 노하우 등 경영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열악한 환경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중소기업은 경영 자원의 역량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번째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업하는 형태의 프로그램들이다. 공동 연구개발, 성과공유제,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등이다. 소재나 부품을 함께 연구개발함으로써, 중소기업은 기술 향상 및 매출 확대 기회를 확보하고 대기업은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을 이룰 수 있다.
유형마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첫번째 유형은 프로그램 시행이 용이하고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며 효과가 즉각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효과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세번째 유형은 프로그램의 대상이 제한적일 수 있고 효과가 드러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며 내용 선정과 결과물에 대한 공유 기준 마련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기업의 근본 체질을 강화하는 효과는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각 유형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몰입(engagement) 수준도 다르다. 세번째 유형의 프로그램들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복적인 상호 작용이 요구되며 상호간 위험 공유(Risk Sharing) 수준도 높다고 할 수 있다. `교육`에 비유한다면, 첫번째는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학교 시설, 공부방을 마련해 주는 것이고 세번째는 스터디모임을 만들어 함께 공부하는 것이라 하겠다.
동반성장의 목적은 상호 윈-윈(Win-Win) 추구에 있다.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이 되려면 더 더욱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혜택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몇 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협업하는 형태의 프로그램들이 점점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시적 효과를 거두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Risk)이 높을 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운영과 관리도 상대적으로 복잡한 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참여가 높아진다는 것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다. 현재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위의 세가지 유형에 해당하는 프로그램들을 모두 시행중이다. 앞으로 동반성장이 지속적인 기업 활동의 하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유형별 목적에 맞도록 적절히 운영하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