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14일 오후 포항시 중앙상가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은하수 불빛이 실개천을 따라 많은 시민들의 발길을 유혹하지만 정작 가게를 찾는 발길은 뜸하다.
휴대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40)씨는 “지난해도 경기가 어려웠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실개천 조성으로 중앙상가를 찾는 시민들은 많아졌지만 오히려 물건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은 지난해 못미치고 있다”고 불경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을 토로했다.
이에 앞서 토요일인 지난 13일 오후에도 포항시네마∼중앙우체국 실개천을 따라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연말분위기를 느끼며 휴식을 즐기고 있는 있었다.
하지만 가벼운 산책을 즐기는 것이 대부분, 쇼핑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시민 김모(35)씨는 “한달 수입이 정해져 있고 지출될 범위도 많지 않다”며 “예전 같으면 카드를 이용, 물건을 구입했지만 요즘은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고 어려운 경제사정을 말했다.
이뿐 아니라 청소년과 가족들이 즐겨찾는 외식업체나 팬시점도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평소 오후 저녁시간대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줄을 지어 기다리던 외식업체 P사 포항점의 경우, 빈 테이블이 간혹 눈에 들어오면서 최근 몇 달 사이 손님의 발길이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 종업원은 “최근 들어 가게를 찾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평일에는 40%이상이, 주말에는 25%이상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자 문을 닫는 상가가 늘고 있다.
중앙상가 입구에 수년 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7층 규모의 대형 상가 건물이 여전히 텅빈채로 방치돼 있으며, 우체국 옆 옛 포라원 백화점 10층 규모의 건물과 시민극장(15층 규모)도 리모델링을 마치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나 건물 주위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또한 중앙우체국에서 육거리 방향으로 군데군데 문을 닫은 상가들의 안내문이 걸려 있다.
중앙상가 한 업체 사장은 “얼어붙은 지역경기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판매전략을 내세우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며 힘겨움을 실토했다.
한편 중앙상가는 지난 1960년 조성된 포항의 대표적인 도심상가로 600여 개 점포가 영업중이다.
/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