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무너지듯 황폐하게온 저녁을 무느는 것은시영아파트골목골목을 흔드는두부꾼의 긴 목구지와그도 가진 잘린 손바람과 싸락눈이 야멸차다거기, 차갑게번들거리며 붉게 흐르는 창들나는 그 강 후미서이런 아득하던그 여자를 추어내었다소주도 한병 치를 떨었다청춘이게 한다더니눈물 산만하던석양은 다 어디로 갔는가세차게 싸락눈이 치는 도심에서 시인은 야멸차게 건너고자 했던 청춘의 시간들을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별로 가진 것 없고 이룬 것 없이 세월만 보내버린 건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며 회한에 잠기고 있다. 가슴 뜨겁게 품었던 꿈도 희망도 이제는 석양 속에 내려놓고 현실에 자족하며 남은 생을 건너가겠다는 편안한 마음 한 자락을 읽을 수 있다.시인
2017-10-19
누가 우리들의 머릿속에서광주를 빼내어 달아나고 있다누가 우리들의 머릿속에서광주의 5월을 빼내어 달아나고 있다인간이기를 거부한 자들에게죽음으로 항거한 피투성이 금남로를달아나고 있다배반의 세월 속에 십년이 지나고아무도 지울 수 없는 이 땅의 상처 중에는 1980년 5월 광주가 있다. 시인은 세월이 지나면서 잊혀져가거나 그 어떤 세력에 의해서 왜곡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아직도 그날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채 세월이 흐르고 있다. 시인은 그 살육의 역사를 지키고 죽음으로 항거한 희생을 소중히 간직하고 가야한다는 정신을 우리에게 던져 넣어주고 있는 것이다.시인
2017-10-18
그대 여우라면, 사람의 키를 훨쩍 뛰어넘어혼을 빼고 간을 빼먹는 네가 여우라면 오너라나는 전등을 들지 않고도 밤길을 걸어그 허망하다는 시의 나라를 찾아가겠다너 때문에 뜨거워져 하나도 두렵지 않겠다시인이 말하는 헛것은 헛것이 아니라 분명한 본질의 세계다. 그대라고 지칭되는 여우는 어떤 사람이나 물체를 특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 무언가를 기다리며 시 창작에 몰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강단진 자기 결의가 나타난 시다.시인
2017-10-17
그대에게나는 지금 먼 산입니다산도 꽃 피고 잎 피는산이 아니라산국 피고 단풍 물든 산이 아니라그냥 먼 산입니다꽃 피는지단풍 지는지당신은 잘 모르는그냥 나는 그대를 향한그리운 먼 산입니다가까이 있어도 그대는 먼 산이라고 말하는 시인의 마음이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본다. 그리움이 깊으면 그 그리움으로 하여 아득히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전제되지 않은, 그대를 향한 그리움은 순정하고 깨끗한 마음의 길이고, 쉬 가 닿을 수 없는 아름다운 길이 아닐까.시인
2017-10-16
아내와 같이아이의 손을 잡고산길을 간다(중략)낮달이 밝다어둠에 묻혀끊어진 길을이어라오랜 세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교사운동으로 해직되고 감옥에 갇혔던 시인이 가족들 곁으로 돌아와 쓴 시다. 단절됐던 가족 사랑의 길을 이어가려 애쓰며, 더 나아가 이 땅의 참교육 실현과 민주화를 열망하는 마음이 간절히 스며있는 작품이다.시인
2017-10-13
쉴 새 없이 애자의 몸을 핥고 지나갔네철조망에 매달린 물방울이 보이네전선을 타고 흐른 애자의 눈물이 보이네고통은 길지만 지나가는 것이고생(生)은애자의 몸을 시커멓게 더럽히며 사라진찰나의 스파크 같은 것이라네깨진 애자의 젖은 몸이 길 위에 뒹굴고미제 험비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불에 그을린 애자의 몸을 밟고 지나갔네이 시에 나오는 애자는 미군 주둔지에 있는 기지촌 접대부를 일컫는다. 지독한 가난과 외세에 의해 짓밟히고 있는 이 땅 자본주의적 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난 가슴 아픈 시다. 깨지고 그을린 애자는 궁핍한 현실을 건너기 위해 기지촌에서 짓밟히며 살아가는 여성의 몸과 가슴에 난 균열이고 상처다. 짓밟히고 짓이겨진 그녀의 치욕적인 고통의 시간들 위로 다시 미군의 차량인 험비가 지나가는 가슴 아픈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시인을 본다.시인
2017-10-11
하늘로 가고 왜란 호란 동란 조총소리 화포소리 따발총 소리에도 6백년 도읍 지 킨 혼령이 승천하고 있다곤룡포가 타고 있다 조선혼백이 무너지고 있다 신의지문 지키지 못할 민초라면성은(聖恩)은 거두어 가는 법, 그대 발밑에 해와 달을 묻고 열성조를 매장하노니 자지러지는 광기여 시커먼 분노여, 엎어지고 자빠지는 조선의 민초들이여서울의 무명을 태우다 말고 등신불로 앉았다몇 해 전 남대문이라 일컫던, 한양도성의 남쪽 문인 숭례문이 방화에 의해서 소실되었다. TV로 중계되던 그 화재현장을 보면서 온 국민이 가슴아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조선 오백년의 역사 뿐만 아니라 근현대사의 영욕을 다 보아온 숭례문이다. 우리 민족의 자존의 상징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닌 국보 1호가 불탄 이 어처구니 없는 일을 보고 시인은 통곡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표현처럼 광기와 분노가 불일 듯 일어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시인
2017-10-10
그 친구 아버지가 뜻밖에 꿈에 보인 날정말 생시에도 폭설이 쏟아져경북 북부 산간지방 도로가 다 막힌 그 날프로이트와 라깡이라는 서양 학자의 이름을 중얼거리며시골로 뻗은 폭설이 덮인 길 위에서나는 또 다른 인생의 미로를 좇고 있었다인생에서 현실과 꿈은 종이 한 장보다더 얇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시인은 폭설이 내려 길이 다 막혀버린 경북 북부지방의 어느 곳을 지나며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에 들고 있음을 본다. 꿈 많은 젊은 시인으로, 문학운동가로서, 대학교수로서의 그 꿈의 실현을 위해 바친 그의 열정이 무엇이었던가 자신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현실과 꿈은 종이 한 장보다 더 얇을 수밖에 없다는 겸허한 깨달음에 이르고 있음을 본다. 지나고 나면 별로 이룬 게 없어보이는 게 인지상정이라하면 지나친 말일까. 허망하고도 부끄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게 인생이다.시인
2017-10-02
남자들은 불현듯 소년들이 되어귀뚜라미 걸음으로 단풍 찾아가고여자들은 새삼스레 단발머리 만들어파도소리 그리워라 바다로들 갔다텅 빈 거리…. 나는낙엽처럼 떨어져 천막농성 한창인해고자들 만나러 공단으로 간다 야호!한 생을 노동현장에서 노동운동을 하며 뜨겁게 살았던 노동시인 육봉수를 기억한다. 그는 몇 해 전 아쉽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 포항의 노동현장에서 싸우며 글을 써온 시인은 구미로 옮겨가서 열악한 노동자 삶의 향상을 위해 싸우다 떠났다. 그의 심지는 굳고 그의 행동은 단호했다. 이 시에서도 그것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모두들 단풍놀이를 떠나는데 해고자의 천막농성장으로 떠나는 시인의 투철하고 강단진 투쟁의식을 본다.시인
2017-09-29
아버지가 나를 오래 쳐다본 적이 있지돌아가시기 몇 달 전나는 이상하게도 눈을 마주칠 수 없어왜 당신의 막내아들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쳐다보실까 생각한 적이 있지눈이 그의 영혼이므로사람은 죽을 때 두 눈을 감지사랑을 할 때도 두 눈을 감지독수리는 죽은 자의 두 눈을가장 먼저 빼먹지오래 쳐다본다는 것은 처음으로 보는 것나는 발밑에 내려와 있는햇볕을 내려다보고 있었고그 사이 당신은 나의 무엇을 처음으로 보았나눈이 그의 영혼이므로한 사람의 눈빛은 쉽게 변하지 않지그리고 오래 쳐다본 것들은 모두 고스란히두 눈에 담아서 간다네눈이 그의 영혼이므로아버지 돌아가시기 몇 달 전 오래도록 막내아들인 자신을 바라보시는 눈을 잊지 못하는 시인은 그 눈에 아버지의 영혼이 담겨있음을 느낀다. 아버지와 영혼의 대화를 나눈 순간을 따스하고 담담한 음성으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몇 해 전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운 마음으로 몇 편의 시를 쓴 적이 있다. 오래도록 그 순간의 기억은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가만히 불러보고 싶은 이름, 아버지!시인
2017-09-28
조그만 쪽편지 오래오래 접은 손그 편지 다 닳도록 차마 건네지 못한 손가만히 호주머니 속에서 깃털처럼 파닥인 손그 여자 손이 작아 그 사랑 잡지 못했네그 여자 손이 작아 그 상처 다 못 가리네그 여자 손이 너무 작아 그 눈물 다 못 닦네누구나 사랑은 망설이게 되는 법이라 하면 지나친 말일까. 망설이기만 하다가 사랑을 놓치고 난 뒤 받은 상처로 눈물 흘리며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시인의 따스하고 순정한 눈빛이 읽어내고 있음을 본다. 그 작은 손에 스민 맑고 순결한 여인의 마음을 따라가 본다. 깨끗하고 순정한 마음 한 자락을 본다.시인
2017-09-27
가을에 이리 흔들리는 건떠나버린 너의 손가락을 기억하기 때문일까흰 손수건 목에 감고 강가에 서서흐르는 물 위로 청둥오리처럼꺽꺽 소리를 지르는 건노란 은행잎 사이로 짧게 그어오는 빗물의 칼날베어져서 잘라진 실핏줄의 단면으로봄날의 꽃향기가여름의 햇살이건초더미의 바람이아직 눈 내리지 않는 들판그 봄날 떨리던 너의 손길소낙비를 맞던 두근거리는 가슴으로솜털처럼 날아 내리는 것은회청색 하늘 가장자리은행알 뚝, 떨어지고가을 길 수북 바람이 덮이고가슴에 쌓이는 깃털 같은 모래들가을 언덕에 흔들리는 억새를 바라보며 시인은 봄날의 향연과 여름의 불타는 열정의 시간을 생각하고 있다. 생의 한 가운데를 참교육의 뜨거운 정념으로 불태운 시인은 훌훌히 떠나갈 억새꽃잎들을 바라보며 가만히 눈 감아보고 있는 것이리라. 후회없이 살아온 길 같지만 가슴에 쌓이는 깃털 같은 모래들을,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리라.시인
2017-09-26
내 직장은 명예퇴직 걱정이 없는 안전지대다정년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평생직장이라이 공장에는 일흔이 훨씬 넘은 동무들 수두룩하다무기수의 평생직장이 철창 안이듯죽음으로 사표를 쓰지 않는 한 철밥통이다(중략)우리 연봉은 미리 책정되는 것이 아니라그 해 강우량과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철저하게 외부요인에 의해 연봉이 책정되므로우리 제품에는 희망소비자가격이 없다수많은 직원들이 죽음으로 사표를 썼고 수리되었다철밥통 이 공장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전락되면서논밭으로 출근하는 햇살과 바람도 낌새가 수상해졌다농민의 삶의 현실은 갈수록 더 팍팍해지고 힘겨워지고 있음을 농촌현장에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써온 시인의 시를 읽을 때마다 절감하게 된다. 현재 우리 농촌이 처한 현실은 그저 식량 자급이나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FTA로 인해 수입농산물의 범람에 우리 농산물이 설 곳이 없어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죽을 맛의 농촌현실을 고발하는 시인의 절규에 깊이 공감하는 아침이다.시인
2017-09-25
중년의 사내가골목 헌 옷 수거함에서 연신아이들에게 입힐 만한 옷을 뒤져내고 있다시린 발 밑으로 민달팽이 홀로알몸 누이려는지점액질 흘리며 마른 풀숲으로 느린 걸음 옮기고예나 지금이나된서리 내린 찬 새벽길을 걷는 가난한맨발이 많기도 많다시인은 느린 걸음으로 풀숲을 건너가는 민달팽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사소하고 하찮은 미물이지만 그는 그의 소중한 시간을 건너가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느리고 보잘것없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비켜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도 소중한 실존적 가치를 가진 존재다. 된서리 내린 찬 새벽길을 걷는 가난한 이웃들의 맨발이 많다고 말하는 시인의 시선이 따스하기 그지없다.시인
2017-09-22
빛이 부족하면 좀 더 오래눈뜨고 있어야 한다눈꺼풀이 행여 깜박거리기 전에당신의 그림자라도 찾아내야한다오래 눈뜨지 못한다면 한꺼번에눈부신 빛을 쏟아부어야한다그 빛이 다 스미기 전에눈 감기 전에, 도망간 당신의길모퉁이라도 찾아야한다빛과 시간 사이에 당신이 있고시간과 빛 사이에 내가 당신을 찾고 있다우리는 못 만날 수도 있다시간도 빛도 순간이다. 시인은 그 찰나적인 매체를 통해 만남과 헤어짐을 읽어내려 하고 있다. 빛과 시간 사이에서 그리운 당신을 찾지만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님을 아는 시인은 비록 영원히 만나지 못할지라도 그 찰나의 순간을 놓지 않으려 하고 당신을 끝없이 갈망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시인
2017-09-21
횡계리 산간마을노파가 황태를 말린다덕장에서 건조시켜온 수십 년의 세월바람결에 실려 온 짠 물기에 몸속이 젖었다맑은 물에 씻어 허욕의 피, 삶의 찌꺼기를 뺀속이 빈 명태통통한 몸이 세월의 한기에 얼었다가 풀리는 나날속살, 속마음을 건조시키는 바람이 분다젊음에 펄럭이던 몸 짠내에 젖어뜬눈으로 추억을 말린다이제 돌아갈 수 없는 아스라한 심해의 기억이얼어 들어간 살 속을 파고든다서서히 말라가는 지느러미휘청이는 노인의 디딤돌이 되어아들이 노파 곁에서 황태 비늘을 턴다눈가루처럼 흩어지며 빛나는 노인의 살비늘을수많은 시간을 얼리고 녹이고 하면서 완성되는 황태를 바라보면서 시인은 어머니의 시간, 그 그윽한 생의 깊이를 들여다보고 있다. 속마음을 건조시켜 추억을 말린다는 시인의 말은 깊은 감동에 이르게 한다. 늙은 어머니의 몸이 품고 있는 생명의 끈질김 같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시인
2017-09-20
풍경 소리 한 점 구름에 실어 보내나니 처마 끝에 달아내어 맑은 바람 청하거든 내 그리움 기별인지 아시게나 또한 그러시게나 억새밭 서걱이는 바람 소리 들리거든 봉두난발 내 마음의 쑥대밭에 무너지는 한숨소린지 아시게나시끄럽고 복잡한 세속에서 벗어나 모악산 깊은 골짝에서 외롭게 시를 쓰며 살아가는 시인의 세상으로 띄워보내는 편지 한 장을 읽는다. 그의 선한 심성이 무위의 자연과 만날 때 이러한 한가하고 깨끗한 무욕의 시가 나오는 것이리라.시인
2017-09-19
그래도 열 손가락으로 헷갈리지 않고만나고 싶은 사람 세다 세상 뜬다는 것얼마나 자지러진 휘모리인가나무 갓 뜬 노랑 은행잎이 사람과 차 발에 밟히기 전바람 속 어디론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간다는 것!갑자기 환해진 가을 하늘철근들 구부정하게 비죽비죽 서있는정신의 신경과 신경 사이로 온통 들이비쳐잠시 아무것도 부끄럽지 않고길 건너려다 말고벗은 몸처럼 서 있어도 홀가분할 때땅에 닿으려다 문득 성숙한 노랑나비로 날아올라막 헤어진 가지 되붙들까 머뭇대다머뭇대다 손 털고 날아가는저 훤한 휘모리, 저 노래!바람에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을 바라보며 시인은 삶의 무게를 벗는 홀가분함 같은 것을 느끼고 있음을 본다. 살아오는 동안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계를 유지하고 밀도 있으나 무겁고 피곤했던 시간들에 받은 중압감을 느끼고, 떨어져 딩구는 은행잎을 바라보며 생의 무게를 내려놓는 홀가분함을 경쾌하게 표현하고 있다.시인
2017-09-18
검붉은 가을이 쳐들어온다이참에 아예 뿌리를 뽑겠다는 듯들어올려진 생활에거듭 삽날 들이대며농성중인 가을나는 저 분노한 가을이 쳐놓은추억의 바리케이트를 뚫고 나갈 재간이 없다아름다운 색깔로 물드는 가을인데도 시인의 인식은 어둡고 칙칙하기 이를데 없다. 그것은 들어올려진 생활 때문이다.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상태를 말한다. 농성중인 가을이나 분노한 가을이라는 부분에서 그런 절망적이고 어두운 내면세계를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시인
2017-09-15
병들이병명을 자랑하는줄이 길다병을 약수로 씻고병을 약수로 씻고병을 약수로 씻고맑고맑고더 맑아져서산을 내려가는 사람들나도병에병에병에약수를찰랑찰랑찰랑찰랑이 시에서 병은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지게 된다. 약수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병(甁)과 몸이 아픈 병(病)이라는 의미를 각각 적용하며 시를 읽어도 재밌다.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간절히 병이 낫기를 바라며 약수를 마시거나 병에 담아 산을 내려가는 사람들, 지독한 아픔과 죽음을 넘어서려는 소망이나 의지가 나타나 있음을 본다.시인
2017-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