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경기 침체로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포항시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일, 포항시가 ‘챗GPT’를 만든 오픈 AI의 AI 데이터 센터 건립지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이번 결정이 포항의 산업구조와 도시의 미래를 바꿀 중대한 전환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오픈AI는 왜 한국, 그리고 왜 포항을 선택했을까? 첫째, 이재명 정부의 AI 강국 실현 의지와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큰 역할을 했다. 정부는 출범 이후 ‘AI 3대 강국 도약’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우며, 데이터·반도체 등 핵심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자,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 생산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오픈 AI가 필요로 하는 AI 산업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 둘째, 포항의 입지적 강점이다. 오픈AI는 삼성과 함께 바다 위에 세워지는 차세대 친환경 ‘플로팅(부유식) 데이터 센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포항은 해양 접근성이 뛰어나고, 포스코와 에코프로 등 국가 첨단 전략산업이 집적되어 있으며, 대규모 전력 확충이 가능하다. 또한 포스텍과 한동대를 비롯해 방사광가속기, 나노융합기술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세계적인 연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포항시의 실력 있는 체계적인 대응 전략이다. 오픈 AI의 투자가 지역경제와 시민의 삶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방향이 필요하다. 첫째, AI 선도 도시로 가기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앙정부의 지원뿐 아니라 포항시의 전략적 역량이 핵심이다. 부지 선정과 인허가 절차, 인프라 구축, 기업 협력 등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인허가 패스트트랙 지원 TF팀’을 구성하고, 분야별 전문가로 이루어진 실무추진 TF팀을 함께 운영해야 한다. 둘째, 지역 산업과의 연계 및 인재 양성이다. AI 데이터 센터 유치는 단순한 시설 유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 포스코, 에코프로, 포스텍, 한동대 등 지역 산업과 대학 등이 함께 참여하는 ‘AI+철강’, ‘AI+이차전지’, ‘AI+대학’, ‘AI+창업’ 같은 융합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동시에 ‘포항형 AI 아카데미’와 시민 디지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포항 시민이 AI 시대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AI 선도 도시를 위한 차별화된 정주 환경 조성이다. AI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포항에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 교육, 문화, 복지 인프라를 적극 확충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며 일할 수 있는 도시, 청년이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이 중심이 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포항시가 AI 선도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하루 아침의 기적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쓴 공무원들의 땀과 노력, 포항 시민의 염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그 땀이 결실을 맺을 시간이다. 철강 산업으로 실력을 다진 포항시가 AI 선도 도시라는 새로운 결실을 시민의 삶 속으로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다시 한번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큰 박수와 감사를 보낸다. /김은주 포항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