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포은흥해도서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K 국정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가 열린 포은흥해도서관은 2017년 포항지진 이후 지역사회의 아픔과 회복의 시간을 함께 견뎌온 공간이다. 지진 피해를 딛고 다시 일어선 상징적 장소에서, 내란 사태 이후 재정비된 국정 운영을 설명하는 자리가 열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설명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도서관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포항뿐 아니라 경북 곳곳에서 찾아온 분들까지 더해져 현장의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만큼 국정 운영의 방향과 성과에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날 김 총리께서는 지난 8개월간의 국정 운영 성과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설명했다. 특히 외교 분야에서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한미동맹 강화,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 회복 등 외교적 성과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했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회담 과정에서 상대국의 특성과 분위기에 맞춘 맞춤형 외교 이벤트까지 화제가 되면서, 외교가 형식이 아니라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바로 보여주고 있었다. 코스피 5천 시대 달성,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에서 1.8% 반등 등 경제 지표의 회복세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행정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지역의 우려와 기대를 청취해, 지금보다 더 경쟁력 있는 방향으로 책임 있게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포항지진 촉발 지진 소송과 관련해 국가 책임을 다시 점검해보고 포항의 철강 산업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개인적으로는 포항 지진종합안전센터에 대한 국비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쪽지를 전달하며, 정부가 포항지진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했다.
설명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머릿속에 가장 오래 남은 단어는 ‘효능감’이었다. 효능감이란 ‘내가 참여한 선택이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낸다’라는 감각이다. 정치의 영역에서 효능감은 곧 시민이 자신의 삶과 정치가 연결돼 있다는 믿음으로 이어진다. 지난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정권이 바뀌고, 외교와 경제, 국정 운영 전반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면서 “우리 삶이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라는 체감이 생겼다면, 그것이 바로 정치효능감의 출발점일 것이다. 정치가 멀고 추상적인 세계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직결된다는 감각을 시민들이 다시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K 국정 설명회는 단순한 보고 자리를 넘어섰다.
정치효능감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투표했는데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느낄 때, 민원을 넣어도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올 때, 시민들은 정치로부터 한 걸음씩 멀어진다. 반대로 작은 변화라도 체감할 수 있을 때, ‘내가 참여한 정치가 무언가를 바꿀 수 있구나’라는 감각이 쌓인다.
포항지진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선 흥해의 공간에서 열린 국정 설명회는, 정치가 국민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정치가 삶을 바꾸는 힘이 될 때, 국민은 정치에 효능감을 느낀다. 그 효능감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토대다. 정치는 결국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려고 존재한다. 그것이 필자가 정치에서 꼭 지키고 싶은 가치이자 원칙이기도 하다.
/김은주 포항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