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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주면서 사는 여유

▲ 이상학포항 제일교회 목사 옛날 한 한적한 시골교회에 `밤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밤잠이 없는 노목사님이 교회당에 나갔다가 교회당 구석에서 인기척을 들었습니다. 웬 사람이 지게에 짐을 지고 일어나려고 하다가 말고 하면서 끙끙거리고 있었습니다. 옛날 한국의 초대교회에는 `성미`(聖米) 제도가 있었습니다. 밥을 짓을 때 쌀 한숫가락, 두 숫가락을 떼어 모아두었다가, 주일날 교회의 성미통에 넣어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성도중에 일용할 양식이 떨어진 사람이 살짝 와서 그 쌀로 급한 끼니를 떼우게 하는 것입니다. 가난한데 자칫 자존심까지 상하지 않도록, 후미진 곳에 성미통을 두어 약한 자의 마음을 배려하는 섬세함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노목사님이 보니, 한 밤중에 교회 성미통을 찾아와서, 쌀을 큰 자루에 퍼서 드는데, 뒷모습을 보니 자기 교회 성도 같지는 않았습니다. 밤손님이었던 것이지요. 성미통에서 쌀을 큰자루에 잔뜩 퍼내긴 했는데, 힘이 부쳐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노목사님은 지게 뒤로 돌아가 도둑이 일어서려고 하는 것을 지그시 밀어 주었습니다. 놀란 도둑이 힐끗 뒤돌아 보았습니다. “그것 가지고 식구가 먹고 살겠는가? 좀 더 넣어서 가져가게. 내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네.” 하고 따뜻하게 말한 후, 자루에 쌀을 더 담아주었습니다.그 다음 주일 낯선 사람 하나가 가족과 함께 주일예배에 앉아 있었습니다.종교를 한자로는, 宗敎라 합니다. 마루종(宗)자에, 가르칠 교(敎), 인간의 근본과 뿌리를 가르침이요, 세상 모든 삶의 근본을 가르친다는 뜻입니다. 세상이 인터넷에, 컴퓨터에, 온갖 종류의 물질문명으로 치장을 합니다. 이 복잡한 물질문명을 다루기 위해, 사람들은 온갖 종류의 제도와 시스템과 그것을 이끄는 철학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에 부합하느라, 종교도 하나의 시스템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운영함에 있어서도 효율성을 따지게 되고, 능률과 실효성으로 저울질을 합니다. 합리적 경영정신을 갖지 않으면 큰교회 하기 힘들다 하여, 교회경영학이라는 것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것이 필요 없다 함이 아닙니다. 본체와 꼬리가 바뀌어 버리면 안된다는 뜻입니다.사랑하며 사는 것, 베풀며 사는 것, 주면서 사는 여유, 그것이 삶을 풍요하게 합니다. 노목사님의 단순하고 소박한 사랑을 갖고 싶습니다.

2015-09-17

단순하고 솔직한 신앙의 삶

▲ 장병배신부·대구 범어성당 주임 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는 신앙의 반석과 초석으로, 또 주님을 향한 신앙의 굳셈의 상징으로 우리 가까이에 계십니다.하지만 처음부터 성 베드로와 바오로 두 분이 신앙의 반석과 초석으로 우리에 다가 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님의 충실한 제자이며 으뜸 제자인 베드로였지만 세상의 눈으로는 부족하고 가진 것 없는 사람 중의 한명이었으며, 때로는 주님의 길을 가로막는 어리석음을 드러내기도 한 사도였습니다. 그리고 사도 바오로는 예수님의 반대편에 서서 박해하던 사울이었지만 그분의 부르심을 받고 응답한 다음 오직 그분의 복음을 선포하는 이방인의 사도가 되었습니다.부족하고 나약하여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던 사도들이 어떻게 오직 주님을 향한 길을 걸으며 그분을 위하여 온전히 자신을 내어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까?그것은 사도들이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 안에 머물며 그분과 함께 살고자 하는 단순함으로 자신을 채우고, 솔직하기까지 한 우직함으로 세상 만민에게 참된 복음의 선포자로 자신을 가꾸어 갔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님 안에서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사도 바오로는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라고 고백하십니다.우리 신앙의 삶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응답한 이 세상 안에서 시작되어지고 언젠가 그분 앞에서 살아 온 삶의 모습으로 판단 받으므로 완성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에서부터 주님을 굳게 믿고 그분의 말씀에 충실히 머물며 그분께 의탁하여 세상 삶을 잘 가꾸고 채워가기 위해 노력하여야 합니다. 그 노력은 우리를 사도들의 단순하고 솔직하고 우직하기까지 한 삶을 기억하여 오직 주님으로 자신을 채우고, 그분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 놓기까지 하신 사도들의 신앙의 길을 충실하게 따라 걷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님으로 자신을 채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익히며 실천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신앙의 삶은 한순간 노력으로 채워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주어진 순간의 삶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주님 가까이에 서게 되었을 때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바오로 사도처럼 고백할 수 있게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2015-09-10

약속의 복이 이뤄질 때까지

▲ 최해진 포항 하늘소망교회 목사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하신 말씀은 언약이요, 약속을 가진 자에게는 이루어질 실천입니다. 그의 약속은 인간에게 영원한 믿음이 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때를 따라 이루어지고 지금도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을 가진 자입니다.요셉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꿈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끝없이 닥쳐오는 수많은 고난에도 소망 중에 견디었습니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언약이 현실에 분명히 이루어질 것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소유로 삼기까지 멸시받고 팔려가며 잔인한 고통을 당해야 했지만 꿈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는 부활이라는 영광을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이처럼 나도 복이라는 위대한 작품을 얻기 위해서는 오늘의 고난을 지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좌절하지 말고 약속의 복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하나님의 복된 말씀을 가진 자의 앞길은 아무도 방해할 수 없고 닫을 자도 없습니다. 우리 속에 이런 신령한 복이 있다면 천국에 가는 그 날까지 절대로 돌아서지 말며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고난의 길이 놓여 있습니까? 잠시 후면 고난은 물러가고 행복이 전개될 것을 굳게 믿으십시오. 복된 약속이 있다면 그 약속이 현실로 자기 몫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전진합시다.복이 이루어 질 때까지 안일한 생각으로 대처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약속을 붙잡고 행동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순간의 작은 현실을 이기지 못하여 불의한 유혹에 무너진다면 더 큰 자신의 영광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 땅에서의 고난은 다가올 세상의 영광과는 족히 비교할 수도 없는 영원한 것입니다. 팔십 년의 고난을 지불하고 영원한 영광과 바꿀 수 있다면 나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고난어린 하늘나라의 큰 기업과 축복의 약속을 가진 사람에게 하나님이 주신 위대한 길인 것입니다.하나님의 지극한 관심, 지금 하나님의 사랑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할지라도 꿈을 가진 자에게 하나님의 관심은 대단히 극렬합니다. 요셉의 고난의 과정에도 하나님께서는 지극한 관심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네가 당하는 고난이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기 위한 고난이라면 하나님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최고의 적기에 나를 도우실 것입니다. 오늘의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승리해야 합니다.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언약의 복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 복을 성취하기 위해서 어떤 고난을 감추고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인도하심을 믿습니까?

2015-09-03

예수님처럼 연민의 정으로

▲ 박병래 경산 사동본당 주임신부“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나누어 주셨다.”(요한 6.1-15)성경 말씀을 읽다보면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고통에 아주 민감하셨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루카 복음을 보면 병자 치유 이야기와 구마 이야기가 계속 나옵니다. 마귀를 쫓아내시고, 심한 열로 앓고 있는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시고, 사람들이 데려온 많은 병자들을 한 사람 한사람 손을 얹어 고쳐 주시고, 나병 환자, 중풍병자, 손이 오그라든 사람, 이렇게 아픈 사람들을 고쳐 주시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백인대장의 노예, 과부의 외아들,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려 주시고, 하혈하는 부인을 고쳐 주시는 그런 장면들을 생각하면, 우리들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예수님께서 지니신 연민의 정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요한 6.1-15 복음은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인 기적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좀 쉬기 위해 한적한 곳을 찾았는데, 예수님의 연민을 필요로 하는 군중들이 밀어 닥칩니다. 남자만도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어떤 희망을 갈구하며 예수님을 찾아 왔습니다. 병을 고치려는 사람들, 쇠사슬같이 엮인 권력에 돌파구를 찾는 사람들, 먹고 살 길이 막막해서 인생길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배를 곯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배고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고 하지요. 아픈 적이 없는 사람이 아픈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찾아온 그 많은 병자들을 일일이 고쳐주시고 또한 그들이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아시고 허기를 면하게 해 주십니다. 배가 고픈 것은 참 비참합니다. 마더 테레사 수녀님께서 굶고 있는 가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쌀 두 되박을 싸들고 그 집에 갔습니다. 며칠 동안 굶주린 그 집 엄마는 그 귀한 쌀을 반으로 나누어 가지고 자기 집과 똑같이 굶고 있는 앞 집 이슬람 가족에게 주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예수님처럼 먹을 것을 주었고, 그 엄마도 예수님처럼 먹을 것을 나누었습니다.우리들이 구세주로 믿는 예수님은 그런 분이십니다. 배고픈 이들의 허기를 채워주시고, 고통과 눈물로 얼룩진 인생을 고쳐주시고 용서하시고 위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 예수님께서 당신을 믿는 우리들에게도 서로 사랑하라고,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사랑하라 하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아픔, 굶주림, 눈물에 예수님처럼 보고 듣고 민첩하게 도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5-08-27

아름다운 삶

▲ 운봉 포항 대성사 주지“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行(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눈덮힌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말라. 오늘 내가 남기는 이 발자국은 뒤에 따라오는 이가 이정표로 따를 것이니라).” -서산대사 법문 증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고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은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이 아닙니다. 화내고 짜증내고 미워하고 슬퍼하고 외로워 하는 것은 한 마디로 괴로움이라 합니다. 누가 나를 이렇게 괴롭힐까요. 내가 나를 괴롭히는 겁니다. 다시 말해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은 자기가 자기를 함부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생각이나 의견 의지는 각자의 경험과 환경에 의해 형성됩니다. 어디서 태어나 자랐느냐에 따라 한국말도 하고 일본말도 하듯이 어떤 환경에 자랐느냐에 따라 마늘과 김치를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합니다.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실패했을 때나 성공했을 때나 똑같은 내 인생입니다. 내리막길이나 오르막길이나 똑 같은 내 인생입니다. 인생은 과정이 중요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마세요. 지금이 행복한 줄 알아야 합니다. 학생은 공부하는 게 좋아야 하고 결혼한 사람은 결혼 생활이 좋아야 합니다. 입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생각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합니다.행복은 결코 많고 큰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 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가장 인간성이 좋은 사람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가장 넉넉한 사람은 주어진 몫에 대하여 불평 불만이 없는 사람 입니다.나를 낮추면 세상이 나를 높여주고 나를 높이면 세상이 나를 낮춥니다. 깨달음의 정상에 올랐을 때 비로소 알게 됩니다. 그 정상이 낮아지면서 원래부터가 내 이웃과 똑같은 눈높이였다는 것을. 좋은 인연이란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닌 끝이 좋은 인연입니다. 시작은 나와 상관없이 시작되었어도 인연을 어떻게 마무리하는 가는 나 자신에게 달렸기 때문입니다. 끌리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을 소유하려고 하지 말고 같이 있는 시간을 그냥 즐기려고 해보세요. 그래야 다음번에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잡으려고 하지 않고 바라는 것이 없이 그냥 즐거울 때 그 인연은 계속됩니다.베개에 머리를 두고 아직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 고마웠던 사람이나 감사했던 일, 딱 3가지만 떠올려 보세요. 3달만 이렇게 하시면 삶의 행복도가 확실히 증가한다고 합니다.행복한 마음은 연습을 필요로 합니다. 다른 사람을 내 마음에 맞게 조정해서 내가 행복하려고 한다면 생각처럼 되지도 않고 결국 다른 사람들 때문에 내가 불행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상관없이 운동이나 명상 같이 내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일을 하세요. 행복은 선택입니다.

201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