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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노인복지시설 재개… 감염병 예방 소홀함 없어야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된 노인복지관, 경로당, 노인교실 등 노인여가복지시설을 20일부터 운영을 허용함에 따라 시군별로 여건에 맞춰 복지시설 운영이 시작됐다.대구지역에서는 서구, 북구 등 일부지역에서는 이날부터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의 문을 열었다. 수성구, 달서구 등은 노인복지관만 개관했으며 나머지 구군은 프로그램 운영안을 마련한 뒤 부분적 개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내도 각 시군별로 형편에 맞게 운영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노인복지시설의 운영 재개에 따라 이 시설을 이용할 노인들이 가장 먼저 반색을 하고 있다. 5개월이나 되는 긴 시간동안 노인시설이 문을 닫음으로써 갈 곳이 없어 우왕좌왕했던 동네 어르신들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없다. 농어촌지역을 통해 노인시설 재개를 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된 데다 혹서기를 앞두고 무더위 쉼터 운영이 필요해진 것도 문을 열게 된 배경이다.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비교적 안정세다.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등 국민적 대응도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다. 지금 시기에 노인복지시설의 운영을 재개하는 것은 적당해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무한정 복지시설을 묶어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감염증에 취약한 다수의 노인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특징을 고려해 각별한 방역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유념해야 한다.당국은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책임 관리자를 두고 상시 감염 상황 등을 체크해 나가야 한다. 식사시간이나 운영시간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많을 경우에는 분산하는 등 관리지침을 정해 철저히 지켜나가도록 해야 한다. 또 노인시설 이용자는 스스로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과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개인별 방역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 각자가 방역수칙 준수에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이다.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에게 가장 치명적이다. 노인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 스스로가 방역 관리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 대구와 경북은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곳이자 K방역의 중심지다. 노인복지시설이 운영에 들어가면서 우려되는 방역 문제에도 가장 모범적으로 이뤄지는 도시가 돼야 할 것이다.

2020-07-21

미심쩍은 행태 거듭하는 국가보훈처 ‘왜 이러나’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19일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추모사 내내 ‘박사’로만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처장은 이 전 대통령을 소개할 적에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라고 소개한 부분이 전부였고 시종일관 ‘박사’라는 표현만을 사용했다. 초대 대통령인 이 전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현 정부의 의지가 투영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이날 추모식엔 여당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조화만을 보냈다. 논란이 일자 보훈처는 “통상적으로 박사와 대통령 모두 이 전 대통령을 칭하는 맞는 표현이기 때문에 박사·대통령 호칭을 함께 사용했다”며 “향후 박사와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데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국가보훈처가 미심쩍은 행태를 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현충일 추념식에 서해해전과 연평도 포격 도발 유가족·생존자를 초청대상자에서 제외했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뒤집는 해프닝을 벌였다. 6·25 7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싣고 온 비행기를 바꾼 일로 “쇼를 위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의 유해가 이리저리 옮겨졌다”는 비난을 샀다.‘민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 홍보물에 독일 나치군의 철모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쓴 것도 논란거리다. 보훈처는 그물망을 씌운 국군 철모 사진으로 급히 교체한 새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잘못된 이미지를 사용한 포스터가 돌아다니고 있다”, “해명이나 사과 없이 슬그머니 이미지를 교체하면 다냐”는 등의 날 선 지적이 나왔다.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분명히 존재했다. 정권의 이념에 맞춰서 역사를 새롭게 판별해 예우하는 것은 보훈처의 몫이 아니다. 정부 부처가 역사 속에 엄존하는 대통령을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은 협애한 가치판단으로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인정하지 않는 패륜적 행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건듯하면 일 저지르고서 사과·해명하고 넘어가는 보훈처의 행태는 ‘치고 빠지는’ 얄미운 정치행태와 똑 닮았다.

2020-07-20

대구·경북 신공항 물거품 만들 수는 없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무산을 막기 위한 지역사회의 총력전이 본격 시작됐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일 대구시청에서 신공항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신공항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후 두 단체장은 군위군에 대한 현장 설득에도 나섰다.이보다 앞선 19일 이 지사는 도청에서 비상간부회의를 열고 “군위 소보 신청이 없으면 사실상 사업이 무산되는 만큼 공직자는 사즉생(死卽生)의 심정으로 임해 달라”고 했다.오는 31일까지 군위군의 공동후보지 중 한 곳인 소보면에 대한 신청이 없으면 4년간 공들여왔던 군공항(K-2) 이전사업은 사실상 무산된다는 절박함으로 지금 지역사회는 대구경북 신공항사업의 성사에 집중하고 있다. 국방부는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는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31일까지 공동후보지에 대해서 신청을 유예해 놓고 있다. 이는 국방부가 최종 시한을 사실상 못 박은 것이라 열흘 안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신공항 사업은 무산된다고 보아야 한다.제3후보지가 거론된다고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할 절박함 속에 시간적 손실이 너무 크다.지난 17일 대구시의회 장상수 의장과 일행이 의장 취임 후 첫걸음으로 김영만 군위군수를 만나 대구경북 상생을 위한 결단을 요구했다. ‘경북 범도민 추진위’도 군위군에 사무실을 내고 군민 설득에 나섰다. 경북도내 시장군수협의회서도 최근 신공항 조속 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신공항 합의를 여망하는 기관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홍준표 국회의원(대구 수성을)도 자신의 SNS에서 “신공항은 대구경북 100년의 미래가 걸린 역대급 사업”이라며 “군위군수의 대승적 양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의원도 “대구경북통합은 ‘엔진’ 신공항은 ‘액설러레이터’”라고 했다.만약 신공항 사업이 무산된다면 이로 인한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세질 것이 뻔하다. 지역사회의 합의를 이끌지 못한 단체장에 대한 비판과 책임 문제가 떠오를 것이다.무엇보다 신공항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지역사회가 바라봤던 희망의 빛이 사라진 데 대한 상실감은 지역사회의 역동성까지도 흔들게 될 것이다.

2020-07-20

천박한 확증편향… 나라를 쪼개고 있다

한국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미국의 전현직 고위당국자들이 화상세미나로 고인이 된 백선엽 장군을 추모했다. 국가보훈처는 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안장자 정보에 백 장군을 ‘국가기관에 의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됐다’로 등재했다. 백 장군의 삶을 도무지 입체적으로 평가하고 긍정적인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속물적 진영논리와 확증편향이 나라를 갈기갈기 찢어발기고 있는 형국이다.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장만한 추모세미나에서 마크 내퍼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그(백선엽 장군)는 한국의 최고, 한미동맹의 최고를 상징했다”고 평가했다. 백 장군을 ‘친일인사’로 비판하는 쪽에서는 ‘간도특설대’ 경력을 넘어서 과거 사학비리 연루·아들과 강남빌딩 소송전까지 소환하면서 고인을 깎아내리고 있다. 박경석 예비역 준장은 “낙동강 전선이 240㎞를 지킨 건 8개 사단이었으니 백선엽은 그 중 8분의1의 역할을 한 것”이라며 공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백 장군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그가 ‘간도특설대’에 부임한 1943년에는 만주 독립군 모두 러시아나 중국 내륙으로 이동해 없었다는 상황을 부각한다. 백 장군 역시 “독립군은 구경도 못 했다”고 증언했었다. 이 증언에는 귀를 막은 채 ‘독립군 토벌’이란 오명만 덧씌우려 한다는 것이다.김원웅 광복회장이 “(백 장군이) 한국전쟁을 전후해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본국으로 소환해 달라는 서한을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일은 어이가 없다. 노영희 변호사가 방송에서 “백선엽, 우리 민족 북(한)에 총을 쏴 이긴 공로로 현충원에 묻히느냐”고 한 말은 아적(我敵)을 헛갈린 망언이다.여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일이 문제가 되자 자살한 것으로 정리되고 있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서울특별시장(葬)을 치르자고 욱대겨서 시민 조문까지 받게 했던 민주당의 이중적인 태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균형 잡힌 시각으로 공과를 평가해 바르게 판단하지 못하게 만드는 그악한 확증편향이 국격을 떨어뜨리고 온 국민을 자꾸만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2020-07-19

코로나 막는 마스크 착용, 실천이 방역성패 가른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국내로 유입된 지 6개월이 지났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 때 우리지역은 거의 아수라장처럼 변했다. 그러나 지역의료진과 시민들의 헌신적 노력 덕분으로 지금은 확진자 발생이 거의 없을 만큼 안정적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금 전 세계는 여전히 하루 2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대유행의 길목에 서 있다. 미국과 브라질, 인도의 경우 누적 확진자수가 300만, 200만, 100만 명을 각각 넘어선 실정이다. 국내서도 대유행은 아니지만 집단감염의 여파로 수도권과 광주, 대전에서 산발적 환자발생이 이어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올 가을 2차 대유행의 우려가 있다는 의료계의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기온이 내려가고 건조해지는 가을철이 되면 바이러스는 더 오래 생존하고 번식하기 쉬워진다. 특히 독감까지 함께 유행할 경우 구분이 어려워 사태가 더 악화되면서 의료계의 방역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한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유행의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없어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5배나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인용,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코로나19 감염률을 85% 정도 감소시켜 준다”고도 했다. 그는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확진자 모녀가 세 차례 예배에 참석했지만 전 교인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덕분에 전체 교인 9천여 명 중 추가 감염자가 생기지 않았다는 사례도 발표했다.광주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일행 3명과 함께 한 시간 이상 같은 승용차를 타고 이동했지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는 바람에 추가 감염자가 없었다고 한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모범적 사례다. 코로나19는 백신 개발이나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는 지금과 같은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예방수단이다.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는데 결정적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모두 잘 인식하고 이를 지켜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20-07-19

故 박원순 성범죄, ‘진실 매장’ 음모 시작됐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가 끝나자마자 숱한 의혹들이 폭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뒤늦게 당 대표가 ‘통절(痛切)’이라는 수식어까지 동원해 사과했지만, 국민이 원하는 진상규명에는 발을 뺐다. 민주당 여성의원들도 뒤늦은 입장문에서 ‘서울시 차원의 진상조사’라는 맥빠진 주문만 내놨다. 미적거리는 경찰 수사를 비롯해 항간에는 박원순 성범죄에 대한 ‘진실 매장’ 음모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무성하다. 초미의 관심사는 박 시장에게 누가 피해자의 고소 사실을 누설했느냐는 부분이다. 성범죄의 경우 피고소인의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 고소인 성명까지도 익명으로 처리할 정도로 보안이 필수다. 그런데 모든 정황으로 보아서 박 시장은 고소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서 마지막 선택을 했을 개연성이 높다. 누설자가 경찰인지, 청와대인지, 또는 정치권 등 제3의 인사인지는 반드시 밝혀내야 할 숙제다.민주당과 서울시청, 여당 정치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쓰고 있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에 대한 의혹도 불이 붙었다. 공개사과를 한 이해찬 대표가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썼고, 민주당 여성의원들도 같은 말을 사용했다. 특히 서울시 대변인 역시 ‘피해 호소직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야당으로부터 공격대상이 됐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집단 창작’이라며 ‘우아한 2차 가해’라고 통박했다.피해자에 대한 진보 인사들의 노골적인 ‘2차 가해’도 심각하다. 민주당 현직 의원의 “상징조작”이라는 막말, 라디오 진행자의 “미투는 숨어서 하는 것 아니다”라는 험담, 현직 여검사의 ‘성추행 자수’ 장난질에 이르기까지 고약하기 짝이 없다. 박 시장의 성범죄를 방조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서울시가 나서서 ‘민관합동 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셀프조사’를 발표하는 건 악랄한 차단막이다. ‘2차 가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서울시 공무원 전원에게 내린 수사 비협조 함구령에 불과하다. 성범죄 고소 사실 누설 혐의 선상에 있는 경찰도 조사자격이 없다. 검찰을 비롯해 보다 공정성·독립성이 담보된 기관 조직에서 조사해야 한다. 박원순 성범죄 ‘진실 매장’ 음모는 분쇄돼야 한다.

2020-07-16

수도권 주택 확대로 지역균형발전은 묵살하나

정부가 22번의 주택안정정책을 펼치고도 수도권의 집값을 잡지 못하자 이번에는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펼치겠다고 한다.정부와 여당은 지난 15일 7·10 부동산 대책 후속점검 회의를 열고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주택공급 확대정책을 펼치는데 합의를 모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 32만 가구를 포함해 77만 가구를 수도권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특히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서울지역 그린벨트 해제까지 언급하는 등 대량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였다.주택가격 안정을 위해선 주택공급 확대는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르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주택공급 중심으로 펼쳐지다 보면 자칫하면 지방의 투자 수요까지 수도권에 몰려 지방의 경제가 더 피폐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서울지역 집값이 치솟자 서울과 수도권지역 투자를 노리는 지역 투기자금이 적지 않은 상태다.수도권지역의 주택공급 확대가 나약한 지방의 경제력을 갉아먹는 결과로 나타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금 지방은 지속적인 청년인구의 유출과 노화로 소멸대상 지역이 늘어난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구호에만 그치고 있어 지역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정책이 없는 한 지방의 인구유출은 지속될 전망이다.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년 간 대구를 떠난 인구가 15만 명을 넘어섰다. 그 중 20대 청년층 인구가 절반을 넘는 52%에 달했다. 수도권보다 낮은 임금과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주원인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경제가 더 나빠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돼 가고 있다.경북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청년의 80%가 일자리 감소와 창업의 어려움 등 경제적 문제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한다. 문제는 정부의 눈에는 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지역의 시각에서 보면 중앙정부는 지방의 경제야 쪼그라들든 말든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을 지어 보겠다는 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하겠다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이 옮겨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만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을 잡을 수는 없다.

2020-07-16

독도, 한국의 ‘실효적 지배 강화’ 시급해졌다

일본 정부가 올해 발간한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영유권 억지 주장을 폈다. 올해로 16년째 되풀이된 치졸한 도발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일본은 해마다 도발하고, 우리는 해마다 일본공사 불러놓고 사진 찍는 일의 반복이다. 언제까지 이 재미없는 연례행사를 봐줘야 하나.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독도에 대한 우리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해 일본의 흑심을 깨부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일본은 올해 백서에서 자국 주변의 안보 환경에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식 표현)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이 백서를 작성한 일본 방위성은 여러 지도에서 독도를 없애고 버젓이 다케시마를 넣었다. 백서의 국가 간 방위협력에서는 한국의 기술(記述) 순서를 호주·인도·아세안 뒤로 밀어냈다.일본이 방위백서에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의 자국 영유권을 명기하는 도발을 시작한 것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시절인 2005년부터다. 그때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공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보도자료 하나 내고는 지나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분쟁 지역화’ 흉계를 의식한 물러터진 대응이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최근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소개하거나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분류하는 나라까지 생겼다. 독도는 지정학·국제법·역사적으로 우리 영토라는 사실을 각국 지명위원회 등에 끈기 있게 홍보해야 한다.지금 시점에 우리가 과감하게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해양경찰의 소수 경비대만 배치해 놓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숱하게 나왔던 아이디어를 토대로 해양 연구시설이나 특별 관광시설 등을 구축해 명실공히 우리의 땅임을 세계에 알릴 때가 됐다.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려면 ‘우리 땅’처럼 써야 하지 않는가. 분쟁지역이 되면 불리할 것이라는 예단에 발이 묶여 우물쭈물 아무것도 못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2020-07-15

내달 문 열 포항 하늘길 이번에는 지키자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 중 잠시 운항한 것을 마지막으로 운휴에 들어갔던 포항공항이 빠르면 다음 달 중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 하늘길 재개를 위한 지자체와 항공사간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8월 중 포항-김포와 포항-제주 2개 노선의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현재 협의가 진행 중인 항공사는 대한항공 자매회사이자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로 알려졌다. 구체적 협의가 진행 중에 있으나 운행횟수는 확정을 지었다고 한다. 포항-김포 하루 1왕복 2편, 포항-제주 노선은 하루 2왕복 4편이다. 포항을 거점으로 한 민간항공기 운항은 포항시의 역점사업 중 하나다. 영일만항 개항과 KTX 포항역 통과와 함께 하늘길까지 열린다면 포항시는 명실공히 사통팔달하는 환동해 중심도시로서 성장을 꿈꿀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포항시와 경북도는 포항거점의 항공사 유치를 위해 그간 숱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역거점의 에어포항이 출범해 2017년 시험운항을 거쳐 2018년 대망의 첫 취항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항공수요의 부족 등 지방항공사로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산소재 베스트에어라인에 넘어갔으나 이마저 성공하지 못했다.이번 포항의 하늘길 개항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제선 수요가 급감한 저가 항공사가 국내선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지역항공사 설립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저가항공사를 통한 하늘길이 열린다면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포항공항 활성화는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특히 동해안지역 100만 주민의 편의 도모는 물론 경주와 동해안 일대의 관광산업을 진작할 계기가 된다. 코로나 사태로 찾아온 포항공항 활성화 기회를 잘 활용하는 전략이 있어야겠다. 울릉공항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포항공항의 활용도는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 있다. 포항을 거점으로 인천, 여수 등 전국 곳곳이 항로가 될 수 있는 장래성도 있다.향후 도시경쟁력은 도시의 물류기능과 접근성이 얼마나 잘 확보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 포항은 도내 유일의 항만을 소유하고 있는 도시인데다 하늘길까지 열 수 있다면 이게 바로 금상첨화다.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2020-07-15

신공항 이전, 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경북도가 대구경북 신공항 이전지를 둘러싼 군위군 주장에 대한 반박자료를 냈다. 신공항 이전에 발목을 잡고 있는 군위군에 대한 일종의 압박카드라 할 수 있다. 경북도는 반박 자료에서 총 13개 항목에 걸쳐 군위군의 주장을 문답형식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자료에서 도는 공동후보지를 처음부터 반대했다는 군위군의 주장을 논박했다. 그 근거로 2018년 1월 19일 작성한 합의문 안에 예비이전지 두 곳 모두 이전후보지로 선정해 줄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고 자료와 함께 공개했다.또 군위 군민 74%가 반대하는 소보에 대해 신청이 불가하다는 군위군의 입장도 반박했다. “주민투표 결과가 곧 유치신청의 의미”라 했다. 그밖에도 군위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며 군위군의 단독후보지 주장을 반박하는 등 강력한 메시지를 냈다.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은 누가 보더라도 그 과정에서의 정당성은 공동후보지에 있다. 군위군과 의성군이 공동으로 주민투표를 마친 상태에서 이제와 반대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군위군이 국방부를 상대로 단독후보지 부적합 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승산이 낮고 이기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경북도의 생각이 옳은 것이다.군위군이 끝까지 단독후보지인 군위 우보를 고집한다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은 원점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군위군이 주장하는 단독후보지는 더 이상 논의 대상도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제시된 각종 인센티브 기회마저 놓쳐 군위군은 소탐대실의 결과를 안을지 모른다.벌써 군위군의 일방적 주장을 “몽니”니 “억지”라고 하는 여론이 나온다. 지난 3일 국방부는 군공항(K-2) 이전선정위원회에서 군위 우보를 탈락시키고 공동후보지인 군위소보·의성비안은 지역사회의 합의를 전제로 31일까지 유예 조치를 했다. 불과 열흘이면 신공항 문제는 가부가 결판이 나게 된다. 지역사회의 결단이 더욱 다급해지고 있다. 옳다 그르다는 공방만 주고받고 있을 시간이 없다. 군위와 의성의 대타협이 있거나 아니면 대구시와 경북도가 합당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 수차례 언급했지만 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매우 엄중한 결정이다. 지역 소이기주의에 때문에 대의를 그르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2020-07-14

‘실업급여 중독’ 차단, 더 미룰 일 아니다

실업자의 생활안정과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된 실업급여제도의 빈틈을 노리는 일부 구직자들이 ‘실업급여 중독’에 빠져서 ‘놀고먹는’ 잔꾀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가 이런 상습적인 실업급여 반복수급을 막기 위해 1인당 실업급여 수령 횟수 제한을 검토하기로 하고도 시행을 미루기로 한 것은 옳지 않다. 건전한 근로의욕을 망가뜨리는 일부의 행태는 잠시라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모두 1조1천103억 원이었다. 두 달 연속 1조 원대로서 5개월 연속 사상 최대를 경신한 수치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업급여 재정 소요 전망’ 보고서는 올 연말까지 실업급여 수급자를 184만 명, 지급 총액은 12조6천억 원으로 추산해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전액 소진될 것으로 분석했다.그런데 작년의 경우 실업급여를 받은 110만7천여 명 중 급여지급 기간(90~240일) 안에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불과 25.7%(28만4천여 명)였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 월 실업급여(최저 181만 원)도 최저임금(179만 원)보다 높았다니 본말이 전도된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올 4월까지 실업급여 수급자 중 지난 3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이 2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8년 3만 4천516명, 2019년 3만 6천315명이었는데, 이 속도라면 올 연말까지는 무려 6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온다. 7개월 정도만 일한 뒤 그만두고 4개월간 실업급여를 받으면 1년 중 5개월은 일하지 않고 놀면서도 연봉 2천만 원 수준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법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실상을 면밀하게 분석해 효과적인 개선방안을 실행해야 한다. 실업급여가 ‘눈먼 돈’이 되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바보 취급을 당하는 그릇된 풍토를 바로잡을 정밀한 보완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취업시장이 어려우니 당분간은 그냥 두겠다는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허점을 악용해서 빼먹은 빈 곳간 때문에 정말 급박한 국민이 구제받지 못한다면 그게 더 큰 불합리 아닌가.

2020-07-14

지열발전소 시추기 매각, 정부 방관해도 되나

포항지진 피해 배·보상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보면 진정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과연 정부가 포항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의 아픔을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자연재해가 아니고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의 방심으로 지진이라는 막대한 인재가 발생했는데도 정부의 수습 태도가 너무 안일하다. 먼저 인재로 밝혀진 포항지진에 대해 정부의 공식적 사과가 여태 없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정부의 예산지원으로 국가투자기관이 수행한 사업에서 지진을 유발한 것이 정부 조사단에 의해 밝혀졌음에도 정부는 공식적 사과를 않는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무책임한 처사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낸 포항지진을 두고 정부 여당이 중심이 돼 특별법을 만드는데도 2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야당과의 협의가 필요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정부여당의 적극적 의지가 없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지진은 정부 부처의 조사와 감사원 감사 등의 과정을 거쳤지만 책임 있는 관계자의 어떠한 처벌도 없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에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말로만 알겠다고 할 뿐이다.최근 포항지진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포항지열발전소 시추기 매각이 초읽기 들어갔다는 소문이 나면서 포항지역 사회가 또 한차례 술렁인다고 한다.포항지진의 배·보상 문제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는데 포항지진의 결정적 증거가 될 시추기를 매각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시추기를 서둘러 매각하는 것이 지진발생의 흔적을 지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고 한다.포항지열발전소 시추기의 법적 소유권자인 신한캐피털의 담보력 행사라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그냥 방관만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시추기가 피해 배·보상과 관련해 존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따져 필요하다면 정부나 지자체가 증거를 확보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순서다. 특히 정부예산 68억원을 포함 96억원에 사들인 시추기를 19억원에 매각하면서 발생하는 예산 손실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포항지진을 바라보는 정부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포항시민의 정당한 권리요구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

2020-07-13

故 박원순 추행 피해 호소인 고통 살필 차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가 논란 속에 마무리됐다. 피고소인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지만, 박 시장에게 오랜 기간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장을 냈던 피해호소인의 모진 고통이 숙제로 남았다. 서울특별시장이라는 고위공직의 무게로 볼 때에서도 이 사건은 그 진상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혼돈이 오더라도 제대로 정리해야 비로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박원순 시장 빈소를 취재하던 기자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고인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는데 혹시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 있으신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노기를 가득 품은 목소리로 “그건 예의가 아닙니다”라고 쏘아붙였다. 기자를 노려보던 그는 발걸음을 옮기면서 “나쁜 (놈) 자식 같으니라고”라고 내뱉었다. 이 짤막한 한 장면에 민주당의 처지와 심리가 상징적으로 들어있다. 기자의 으뜸 사명은 ‘예의’가 아니라 국민 알권리를 위한 ‘취재’다.최민희 민주당 전 의원과 진보 성향의 역사학자 전우용의 부적절한 발언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현상은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친여 성향의 네티즌들은 피해호소 여성을 향한 잔인한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 보복성 발언에다가 심지어는 시장실 여비서를 관노(官奴)에다 비유해 “이순신 장군도 관노와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다고 제사를 안 지내냐”는 말까지 나오는 판이니 말문이 막힐 노릇이다.희대의 살인바 ‘이춘재 사건’도 공소권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이뤄졌다. 박원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은 뭔가 단단히 고장이 난 게 분명한 이 나라 지도층의 천박한 성인지감수성(性認知感受性) 문제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피해자 측 변호인과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사실을 상세히 공개했다. 피해호소인을 조롱하는 악당들의 무참한 행위를 반박하는 “네 누이나 딸이 당했어도 그런 소리를 할래?”라는 일갈이 가슴에 와 닿는다.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피해호소 여성의 처지가 딱하다.

2020-07-13

경북문화재단, 찬란한 경북문화 세계화에 앞장서길

경북문화재단이 10일 본격 출범했다. 경북문화재단은 경북도 문화재연구원과 한복진흥원을 산하기관으로 두는 등 조직을 새롭게 확대 개편하면서 앞으로 경북의 문화예술을 총괄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된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문화재단 중 가장 늦게 출범을 했지만 가장 야심 찬 활동을 벌이겠다고 한다. 초대 대표이사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이희범 전 산자부 장관을 초청했다.경북문화재단은 앞으로 문화 및 예술의 산업화와 해외마케팅 등 모두 15개 핵심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른바 문화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까지 포함하고 있다.경북문화재단의 출범을 계기로 지역문화를 보다 활성화하고 그를 바탕으로 지역문화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경북의 문화가 경북의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특히 경북은 찬란한 신라문화와 유교문화의 중심지여서 그 가능성이 높다. 경북은 경주 문화유산도시와 서원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유교정신과 호국정신의 본향이기도 하다. 문화적 가치로 말하면 경북만큼 풍부한 곳도 없다.이희범 대표도 이런 점을 고려 이곳을 “대한민국 정체성의 발원지”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이제 경북문화재단은 분명한 지향점을 갖고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해 나가야 한다.먼저 경북문화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해야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신라문화와 유교문화에 대한 집대성을 이뤄 이 고장의 독특한 정체성을 부각시켜야 한다. 그래서 경북문화를 알리고 글로벌화해 세계인이 찾는 도시로 성장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도내 곳곳에 남아있는 지역의 문화예술을 찾아 진작시키고 활성화 시켜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이제 전 세계가 문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문화를 소재로 한 기업의 생산 활동이 확대되고 문화 콘텐츠의 대량생산으로 주민들의 삶의 가치가 달라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지역의 문화를 특성화시키고 널리 알려 문화적 가치를 선도하는 것이 곧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이다.한류문화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듯이 지역의 문화예술을 발굴하고 가꾸어 제2의 한류 문화운동은 경북에서 먼저 일어나길 기대한다.

2020-07-12

근절 안 되는 ‘직장 내 괴롭힘’ 심층 대책 시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 1주년을 맞았지만, 그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최근 가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 규정 강화, 예방교육 의무화 등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어제오늘의 현상을 볼 때 기관이나 직장에서의 갑질 문화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쉽사리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이 많다. 훨씬 더 정교하고 심층적인 대책이 시급하다.‘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6개월 동안의 통계를 보면, 고용노동부에 신고·접수된 건수가 103건이다. 연간 200건 남짓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직장갑질119’에는 올해 6개월 동안 무려 1천588건이 제보돼 월평균 265건 꼴이다. 주로 모욕·명예훼손(27.3%), 폭언·폭행(16.1%), 따돌림·차별(15.9%), 강요(12.4%), 부당지시(11.4%)가 많았다. 업무와 무관한 지시나 인격 모욕이 주를 이룬다.험담, 따돌림, 강요, 폭언·폭행, 성희롱과 부당인사까지 그 유형이 다양하고 복합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최근 연예계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매니저를 향한 갑질 사례들이 그 심각성을 대변한다. 쓰레기 분리배출과 배달 생수통 운반 등 가족의 허드렛일부터, 신발 수선이나 강아지 수발까지 시킨 사례조차 확인된다.‘직장 내 괴롭힘’을 빚는 근원적 요인은 ‘우월적 지위’다. 부당 인사 위협이 상존하는 직장인들은 문제 제기조차 힘들다. 특히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에서는 더 심각하다. 낡은 사고방식은 세대 차이로 현격히 드러난다. 조사결과 2030세대의 갑질 감성지수는 71점인데, 50대 이상은 66.3점에 불과했다. 남성(66.8점)과 여성(72.4점)의 지수 차이도 크다. 과학적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제3자에 의한 가해도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특히 가해자 처벌 및 조치 미이행 시 처벌조항 보완, 괴롭힘 금지 교육의 법정 의무교육 조항은 꼭 들어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광역 단체장 등 사회지도층의 성범죄 등도 이 문제와 연결돼 있다. 보다 효율적인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2020-07-12

탈원전 손실, 국민 덤터기에 산업생태계도 붕괴

탈원전 후폭풍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두산중공업을 축으로 무려 2천여 개 원전부품 협력업체로 구성된 원전생태계가 기초부터 파괴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다. 정부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손실을 전기료에서 3.7%씩 떼 모은 전력산업발전기금으로 메워주기로 했다. 동쪽 연안에 10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중국은 11기를 더 짓는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탈원전인지 갑갑한 노릇이다.통합당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지난 2일 입법 예고한 전기사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 대해 “탈원전의 실패를 덮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개정안”이라고 비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용도에 ‘에너지전환 비용보전’을 신설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기습적으로 입법 예고했다. 탈원전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문재인 정부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전격적으로 탈원전을 선언한 뒤, 당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2년까지 탈원전 정책에 따른 추가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임기 내에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요금을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란 공언이었다. 하지만 그날의 당정 선언은 3년 만에 ‘허언’이 되고 말았다.전기요금으로 조성된 전력산업기반기금은 4조9천696억 원(올해 기준)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일단 이 쌈짓돈으로 급한 불을 끄고 볼 요량이지만 결국 전기요금 인상, 관련 공공기관과 산업계의 재정 부실화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됐다.탈원전 정책이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안전하고 깨끗한 전력 생산의 기초를 닦아나가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정부의 추진 방식은 성급한 데다가 감추고 포장하고 미루는 방식이라는 게 문제다. 중국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는 동쪽 연안에 원전에너지 생산시설을 폭발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상황은 문재인 정권의 ‘원전은 위험하다’는 명분을 완전히 무색하게 만드는 비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탈원전인지 다시 묻는다.

2020-07-09

최 선수 관련의혹, 철저한 수사로 밝혀라

경찰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이 선수들의 해외전지훈련비 일부를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경북 경찰청은 지난해 1월 19일부터 3월 4일까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전개된 동계강화 해외전지훈련비 8천200여만 원이 여행사 계좌를 통해 감독에게 역송금 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북체육회 관계자는 “해외훈련비 유용 사례는 경주시체육회 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해 고(故) 최숙현 선수와 관련한 체육계 비리는 그 파장이 날로 커지는 모양이다.최 선수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간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선배 선수들의 폭행과 폭언 등은 이미 동료선수들의 증언으로 그 실체가 상당 부분 드러났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주장의 왕국이었다”는 말로 미뤄 그들의 횡포와 인권유린의 정황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최 선수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감독의 폭행과 폭언을 견디지 못해 2월 6일 경주시체육회에 신고를 했으며, 3월에는 가해자를 검찰에 고소도 했다. 4월에는 대한체육회 산하 스포츠인권센터에 진정을 냈으며 사망 하루 전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냈다. 최 선수는 몇 달 동안 이곳저곳으로 뛰어다니며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던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어느 누구도 최 선수의 절규를 받아주지 않았다.경찰 초동 수사의 미온적 태도와 관련체육회 등의 대처가 이 사건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다. 관련단체 어느 곳에서든 그녀의 말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여주었다면 극단적 상황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더 안타깝다.이 사건은 이제 선수에 대한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넘어 무자격 팀닥터의 채용과정 의혹, 성추행 문제 최근에는 훈련비 유용과 식비 상납의 비리까지 불거져 체육계의 치부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대통령이 직접 나서 “체육계의 전반적인 인권문제를 챙기도록 하라”는 지시까지 있었다. 체육계의 나쁜 관행을 뿌리 뽑고 이번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검찰의 엄중한 수사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다시는 체육계가 이 같은 불행한 일로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2020-07-09

경북도내 도시공원 늦었지만 난개발 대책 세워야

도시공원 일몰제가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나 경북도내 대부분의 도시공원은 일몰제 해제에 따른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에 따라 장기간 도시공원으로 묶여있던 도심 숲이 난개발 될 위기에 처했으나 현재로서는 속수무책이다.경북도내 23개 시군의 경우 일몰제 대상 공원은 310곳 4천760만㎡에 이르나 이 가운데 부분집행을 제외하고 90%이상인 4천284만㎡가 미집행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집행 상태의 도시공원은 일몰제에서 해제됨으로써 이달부터는 각종 시설물이 들어서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포항에서는 환호공원과 학산공원, 양학공원 등이 민간공원특례사업 대상으로 지정돼 겨우 도시공원 기능을 유지할 수 있으나 대부분은 난개발 위기에 노출된 상태다. 경북도내 시군 모두가 비슷한 상태다.도심공원 일몰제는 정부나 지자체가 공원 설립을 위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한 뒤 20년이 지나도록 공원시설을 하지 않았을 경우 도시공원에서 해제하는 제도다. 1999년 헌법재판소가 땅주인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일찍부터 예고돼 있었으나 정부와 지자체는 예산부족과 정책부재 등으로 적극적 대응을 하지 못했었다. 특히 지자체 입장으로서는 도심의 허파기능을 하는 도시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정부 지원이 없는 한 독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재정적 능력이 없어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한 상태다.지구온난화 등 환경오염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도시숲의 중요성은 날로 높게 인식되고 있다. 시민들의 건강증진과 정서 함양을 도울 수 있다. 특히 무엇보다 여름철에 도시의 한낮 기온을 낮춰주며 미세먼지 농도를 저감하는 효과도 있다. 선진국일수록 도시숲 정책을 우선으로 삼는 것은 시민의 쾌적한 삶을 지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경북과 인접한 대구시는 지방채 발행 등 적극적 재원 마련으로 도심내 20여 곳의 공원을 매입해 전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의 73%를 해결했다고 한다.경북도 일몰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 도시숲 유지 및 관리에 나서야 한다. 정부도 지자체마다 골머라를 앓는 일몰제 해결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바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2020-07-08

부동산, 언제까지 ‘두더지 잡기’ 놀이만 할 텐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사달이 나고 있다. 출범 37개월 만에 21번째 특별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전혀 뜻대로 움직이질 않고 있다. 정권의 핵심 지지층까지 ‘실패를 자인하라’고 다그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시장이 작동하는 풍선효과를 ‘두더지 잡기’ 놀이 식으로 통제 정책만 쓰자고 대드는 것이 문제다. 과감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사람들의 부아를 돋우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수요억제 위주의 정책에 대한 소화불량 현상이 나타난 지 오래인데, 편벽된 이념에서 출발한 정책 기조를 조금도 바꾸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강남의 아파트를 남기고 청주 아파트를 팔기로 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오락가락 행보가 민심에 불을 질렀다. ‘똘똘한 강남 집 한 채’, ‘강남 불패 신념의 실천’ 등 오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문재인 정부가 ‘부자증세’와 같은 이념적 지향의 연장 선상에서 부동산 문제에 접근한 것 자체가 하자였다. 투기꾼 때려잡기에 혈안이 되어 정책이 시종일관 ‘두더지 잡기’ 식으로 가버리면서 실수요자들에 대한 긍정적인 대책은 소홀했던 것이 결국 뒤탈을 내고 만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종부세 강화’라는 엉뚱한 처방을 내렸다. 세금을 올리면 부동산 매물을 거둬들이는 부동산 심리를 전혀 헤아리지 못한 모습이다. 정부가 높이는 세금은 고스란히 전세보증금이나 매매가격에 전이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매물도 없고 대출마저 물꼬를 아예 막아버리니 실수요자들은 막막해진다.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는 것으로 정책의 ‘일대 전환’ 사인을 내야 한다. “부동산정책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치던 문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의 뇌리에 선연하다. 검증되지 않는 이념적 지향의 정책 기조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환상인지를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시중의 표현처럼 ‘경제학 원론’과 전쟁을 벌이는 무모함의 여파로 애꿎은 국민만 죽어 나자빠지는 꼴이 됐다. 또다시 ‘수구꼴통의 역습’, ‘보수언론의 가짜뉴스’라며 포퓰리즘 진영논리로 ‘남탓’ 병증을 보일까 한걱정이다.

2020-07-08

형사 피고인이 검찰총장 훈계하는 게 검찰 개혁인가

보다보다 참 희한한 꼴을 다 보고 산다. 우리는 지금 재판을 받는 형사 피고인들이 연일 검찰총장을 훈계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경력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 중인 열린우리당 최강욱 대표가 수시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할퀴는 중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도 엄중히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실천한 윤 총장이 피고인들에게마저 조리돌림을 당하는 일은 결코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 최강욱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 총장을 ‘윤석열 씨’로 지칭하면서 “더 이상 질척이지 말자”면서 특히 검사장 회의에 대해서 “역모를 꾸민다”고 비난했다. 최 대표는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제 기억엔, 깡패조차 그렇게 말했다”고 전제한 뒤 “조폭의 의리와 맹목적 조직 이기주의만 남은 검찰은 공조직, 공기관도 아니고 정부도 아니다”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언론과 거래하며 협잡한 측근을 보호하려다 장관의 지휘에 거역하고 ‘배덕한 몸’이나 ‘무뢰한’이 될 뿐, 모양이 살지를 않는다”는 험담도 퍼부었다.역시 피고인 신분인 조국 전 장관도 나서서 “통제받지 않는 검찰총장을 꿈꾸는 것은 ‘검찰 파쇼’를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울산 선거부정 의혹사건의 피고인인 민주당 황운하 의원도 기회 있을 적마다 윤 총장을 향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이 같은 기현상에 대해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만방자한 거대 여당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가 죽어지내던 조국마저 ‘좀비 조국’으로 불러내고 있다”면서 “장관의 수사지휘를 반대하는 윤석열 총장에 대해 검찰 파쇼라고 규정한 조국이나, 조폭 검사들의 쿠데타라고 비난하는 최강욱 둘 다 공범으로 재판 중인 자들”이라고 상기했다.권력투쟁 과정에서 상반된 주장과 인신공격이 다반사인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권력을 가진 형사피고인들이 검찰총장을 동네북 취급하는 듯한 모습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 평범한 국민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과도한 언행들이 일깨우는 위화감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자중자애가 필요한 대목이다.

2020-07-07

국가균형발전 역행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

대구, 부산, 광주, 울산, 창원 등 비수도권 지역 5개 상공회의소 회장들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정부가 수도권공장 총량제를 완화하고 지방에만 적용하던 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에 수도권을 포함시키는 등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며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규제완화를 반대한다”는 뜻을 성명을 통해 밝혔다.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중앙과 지방의 격차를 줄여달라는 지역의 호소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갈수록 격차가 커지는 중앙과 지방의 문제는 이제 지방 소멸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각성이 반드시 있어야 할 대목이다. 노무현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시작된 국가균형발전 전략은 더이상 진척이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특히 노무현 정부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지금 정부가 되레 수도권규제 완화에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을 실시하겠다고 말했으나 임기 후반에 이르도록 구체적 내용은 없다. 제2차 공공기관의 지방이전도 말로 그치고 있다.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수도권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가치마저 흔드는 일이다. 수도권의 집값이 미친듯이 뛰는 것도 따지고 보면 수도권 집중이 낳은 결과다.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의 인구가 작년 연말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현재 수도권 인구는 2천596만 명, 비수도권 2천582만 명보다 14만 명이 더 많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더 커진 셈이다. 놀라운 것은 수도권 순유입 인구의 90%가 20대라는 것이다. 직장과 교육이 주된 이유다.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에 의하면 코로나 사태로 수도권에 대한 인구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인구소멸 위험에 빠진 지역이 전국적으로 12곳이 더 늘었다고 한다.권력과 경제가 쏠리는 수도권의 집중화는 결과적으로 지방소멸과 더불어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지방 상공계 대표들이 발표한 수도권규제 완화 반대에 담긴 참뜻을 정부가 진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방 상공인들이 시기가 나서 그냥 해본 소리는 결코 아니다.

2020-07-07

“3차 추경 대구패싱”… 특별재난지역 말 뿐인가

미래통합당 김승수 의원(대구 북을)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에 대해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대구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배려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 확진자의 64%가 대구경북에서 발생했고, 이곳은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음에도 예산 반영과정에서는 정책적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요지다.최근 영남권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두고 정부가 부산을 선택한 것을 보고 지역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TK패싱이 도를 넘었다는 격앙된 여론이 많이 나왔다. 문 정부 들어 TK패싱이 한두번 아니었지만 감염병 발생의 노하우가 축적된 대구경북에 전문병원 설립을 외면한 것은 전문성보다 정치적 선택이었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정부는 틈만 나면 한국의 K방역을 세계적 모델이라 자랑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감염병과 사투하며 K방역을 주도했던 TK지역에 대해선 칭찬도 배려도 모두 인색했다.대구시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열악한 재정에도 3천751억 원이라는 예산을 투입, 안전 방역망 구축에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예산 배정과정에는 이러한 노력에 대한 보상은 철저히 무시됐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대구 코로나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지역의료인에 대한 위험수당 311억 원도 정부는 120억 원만 반영했다. 국가 파견 의료인력과 비교하면 엄연한 차별이다.대구시가 건의한 영남권 감염병전문병원 추가 설립에 따른 설계비 23억도 삭감했다. 인구밀도로 보아 영남권에 최소 2개 이상의 감염병전문병원이 있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요청한 예산이 무산된 것이다.서대구 KTX역에서 대구국가산단을 잇는 대구산업철도의 설계비 99억 원 가운데 89억 원을 삭감한 것도 지역의 어려운 경제를 외면한 처사다. 정부는 1.2차 추경을 하면서 모두 24조 원의 예산을 늘렸으나 대구에는 고작 1조4천억 배정하는데 그친바 있다.정부의 3차 추경 예산안 처리를 두고 부실졸속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무려 35조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추경안을 통과시켰으나 심의과정이 부실해 성과가 제대로 날지 걱정이라는 여론이다. 특히 아르바이트성 일자리 등 선심성 편성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이어서 이번 대구에 대한 정부의 예산패싱이 더 억울하고 마음에 걸린다.

2020-07-06

새 안보라인, ‘핵 폐기’ 가짜 쇼 집착 말아야

문재인 정권의 새 안보라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른바 서·지·영 라인이라고 불리는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 내정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 3인의 색깔은 하나같이 대북 유화론자들이라는 점에서 일치한다. 꽉 막힌 한반도 평화 프로젝트를 진전시켜갈 극적 반전의 기회를 만들 것이라는 희망과 진정성 없는 북한의 비핵화 이벤트에 계속 놀아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맞물린다. 서훈 내정자는 2018년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북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홍보해왔다. 박지원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햇볕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북 채널 역할을 했었고, 이인영 후보자는 586 운동권 출신으로 ‘민족자주’를 줄곧 외쳐온 인사다. 그러나 이들 3인의 이력과 성향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협상에서 활용하기에 따라서 커다란 장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기해야 할 대목은 상황을 낙관한 나머지 저들의 전술 전략을 깊숙이 읽지 못하고 되치기를 당할 염려가 공존한다는 사실이다.진보 정권의 대북정책은 북한이 애초부터 비핵화에는 관심이 없다는 특성을 간과하면서부터 꼬였다. 복기해 보면, 김대중 대통령에서부터 비핵화 의지라곤 없는 북한과의 이벤트성 만남, 일방적 퍼주기 등을 통해 ‘보여주기식’ 관계 개선에 매달려 온 게 사실이다. 물론 남북이 자주, 폭넓게 만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남북끼리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타령은 ‘한미동맹 파괴’와 ‘주한미군 철수’의 기만적 구호다.안보라인이 앞장서서 ‘북한 비핵화’를 맹신하면서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실책은 이제 안 된다. ‘핵 폐기’는 어떤 경우에도 북한이 선택할 개연성이 없는 신기루다. 저들은 ‘핵보유국’ 지위를 바탕으로 강국의 길을 모색하는 유일한 전략에 수십 년 꽁꽁 갇혀 있다. 정부가 허점투성이 ‘햇볕 정책’의 미련에 빠져 결정적 실패를 저지르지 않도록 온 국민의 투철한 감시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2020-07-06

통합신공항, 지역 염원 살릴 마지막 기회다

국방부가 지난 3일 군공항(K-2)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위원장 정경두 국방부장관)를 열고 이전 후보지 두 곳 중 단독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을 탈락 시켰다. 또 공동후보지인 의성 비안·군위 소보면에 대해서는 오는 31일까지 결정을 유예했다.이로써 통합신공항은 무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지만 한 달 안에 군위와 의성군의 대타협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신공항 이전 사업은 원점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국방부가 이같이 결정을 내린 것은 신공항 건설을 위한 지역사회의 그간의 노력과 염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선정위 개최를 하루 앞두고 긴급하게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협조를 요청하고 각계각층의 합의 요구가 빗발친 점도 고려한 것이다.국방부의 이번 결정으로 단독후보지는 부적합하다는 최종 결론이 내려졌고 공동후보지는 합의를 전제로 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사실상 이전지 결정은 군위와 의성의 몫으로 넘어 온 것이나 다름 없다. 할거냐 말거냐 하는 막다른 골목 길에 다다른 상황이다. 군위와 의성의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과 지혜가 또 한 번 동원돼야 한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은 알다시피 어느 특정지역을 위한 투자사업이 아니다. 지역소멸이라는 위기의 대구·경북을 살리기 위한 510만 시도민의 염원이 담긴 사업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연간 1천만 명의 승객을 실어 나르고 10만t 이상의 화물을 실어 나르는 대구·경북의 관문 공항이 된다. 수십조 원에 이르는 투자부터 파급 효과까지 감안하면 그 경제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대구시와 경북도가 타시도에서는 시도하지 않는 행정통합이라는 새로운 진로 모색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암울한 대구경북의 미래를 새롭게 개척해 보려는데 있다. 신공항은 지역미래의 비전을 밝혀줄 하나의 큰 수단이다.군위와 의성의 합의가 끝내 도출되지 못한다면 제3의 장소가 물색 되겠지만 이는 시간과 노력의 또 다른 낭비가 될 수 있다. 반면에 지역의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것에 대한 역사적 책임도 돌아올 것이다. 사소한 지역의 이익에 매달리기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는 용기가 절실한 때다. 남은 시간이 결코 많지가 않다.

2020-07-05

체육계의 폭력풍토, ‘안’ 고치나 ‘못’ 고치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경주시청팀 소속 시절 감독과 ‘팀닥터’로 불린 가짜 운동처방사 등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던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 선수가 그동안 요로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는 뒷얘기에는 가슴이 아프다. 체육계의 해묵은 폭력풍토, ‘안’ 고치는 건지 ‘못’ 고치는 건지를 다시 묻는다.최 선수가 남긴 훈련일지와 녹취록은 체육계의 고질적 갑질과 폭력이 여전하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해자들이 신발, 각목 등으로 수시로 때렸다는 최 선수를 비롯한 피해 선수들의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체중조절을 못했다며 사흘간 굶기는가 하면 탄산음료 주문을 이유로 20만 원어치 빵을 강제로 먹이는 식고문(食拷問)까지 가했다니 할 말을 잃게 만든다.지난해 1월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코치의 폭력·성폭행 사건을 폭로한 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선수 인권침해 근절 대책을 내놓는 등 요란 법석을 떨었다. 그런데 머지않아 유사한 비극이 재연됐다. 정부의 대증요법 수준의 대책은 체육계에 만연된 폭력문화를 개선하는 일에 닿기는커녕 ‘소나기 피하기’식 기회주의적인 차원에서만 다뤄졌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정치권이 뒤늦게 나서서 ‘희생양 찾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폭력 행위를 리드한 감독, 자격증도 없다는 팀닥터, 경주시장에다가 협회 관계자들을 차례로 거슬러 올라가다가 대한체육회 회장까지 책임론이 쏟아진다. 거명되는 사람들을 두둔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하지만, 그게 정말 문제의 핵심일까.우리의 전통적인 ‘엘리트 체육’이 드디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어쩌다가 그길로 들어선 선수들에게 다른 길이 전혀 없다는 점이 약점이 되고, 지도자들은 성과지상주의에 찌들 수밖에 없는 구조를 그냥 두고 무슨 해법을 찾을 것인가. 우리나라 체육 정책 전반에 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다. 근본 처방을 찾을 생각조차 없어 보이는 위정자들의 근시안적 인식이 개탄스럽다.

2020-07-05

늘리고 끼워 넣고…‘막 나가는’ 與 추경 심사

국회 1당 독주를 시작한 집권당의 행태가 브레이크 없는 전차처럼 위태롭다. ‘사상 최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사상 최단시간’ 안에 번갯불 심의를 벌이는 행태가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 수준이다. 단 하루 만에 치러진 3차 추경 심사는 예산안을 정부 원안(35조3천억 원)에서 8.9%(3조 1천311억 원)를 늘려서 의결했다. 졸속이 우려된다는 견해를 피력한 국회 예산정책처의 걱정을 완전히 짓밟고 있는 여당의 폭주가 국민적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민주당은 21대 전반기 원구성을 독식한 지 하루 만에 국회 전체 17개 상임위원회 중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제외한 16개 상임위의 3차 추경안 예비심사를 마쳤다. 여성가족위원회는 9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고작 7분이 걸렸다. 이어진 국회 예산결산특위 예산안 조정소위원회의 추경 예산 감액심사도 불과 4시간 10분 걸렸다니 혀를 내두르게 한다.예비심사 과정에서 민주당 지역구의 민원성 예산을 600억원이나 끼워 넣었다는 소식은 완전히 거덜 난 나라의 ‘빚잔치’ 수준이라는 비탄마저 들게 한다. 책임감을 더 느낀다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말은 체면치레 수사법에 불과했다. 사상 유례가 없는 국회 독식, 1당 독주를 시작한 집권당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3차 추경안의 일부 사업이 불확실하고 사업계획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고용안정대책 사업들이 일회성 단기 공공부조 성격에 그칠 수 있고, 금융안정패키지 후속 조치도 기업에 대한 적극적 유동성 공급보다 리스크 관리에 치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지적에 예결위 소속 민주당 의원 30명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비난한 것은 영락없는 후진국 독재정치 행태다.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일 “민주당 의원들이 염치없게 무려 3천700억원이나 자기 지역구 예산을 새치기로 끼웠다”고 주장하며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고 맹비난했다. 이 나라에는 지금 행정부를 감시하는 기구가 현실적으로 사라졌다. 민주당은 이렇게 막 나가서는 안 된다. 긴 세월 어렵게 쌓아 올린 이 나라 민주주의가 산사태처럼 무너지고 있다.

2020-07-02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 양보와 타협으로 풀 때

지난 1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4차 회의에서 노사 양측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최초 요구안을 각각 제출했다. 노동계는 최초안으로 올해 8천590원보다 16.4% 오른 1만원을 제시했다. 반면에 경영계는 2.1% 삭감한 8천410원을 제시해 양측의 격차가 현격했다. 최저임금 협의는 노사가 낸 최초 요구안의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양측이 제시한 임금의 격차가 커 줄이기가 쉽지 않아 보여 걱정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하면서 심의가 지연되면서 법정시한(6월 29일)을 넘겼다. 고시시한이 8월 5일까지여서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심의를 마쳐야 하나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행여 일정 차질도 걱정되는 대목이다.근로자위원들은 비혼 단신 노동자와 1인 가구 생계비 수준 등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인상안을 만들었으며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효과가 줄어든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반면에 사용자위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한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과 지난 3년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경영여건 악화 등을 거론했다고 한다.양측의 입장이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어느 쪽 입장만 손 들어줄 수는 없다. 우리 경제 현실을 감안한 합리적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사태로 거의 환란수준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기업은 생사기로에 서 있고 직원들을 내보는 곳도 적지가 않다. 코로나 사태가 쉽게 종식되지 않는다면 경제사정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특히 지난 3년간 33%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문을 닫거나 중소기업들이 받은 고통이 적지 않았다. 더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은 공장을 문 닫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그러나 코로나19로 근로자들이 받은 고통도 적지 않음을 안다. 특히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은 더 핍박해진 것이 사실이다. 경제위기에는 경제를 끌고 가는 경제주체의 단합된 힘과 인내가 절대 필요하다.최저임금 인상은 어떠한 결론이 나더라도 노사 양측 모두가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과 같은 경제난 속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오로지 양측의 용기 있는 결단과 위기극복 의지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2020-07-02

추미애 장관의 월권적 언행, ‘브레이크’ 시급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품격을 잃은 과도한 언행이 도를 넘고 있다. 입으로는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을 되뇌고 있으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만 혈안이 돼 분별력을 잃은 모습이다. 과거의 발언과 정반대되는 언행들이 비교되면서 그 가치 기준의 변화무쌍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당 대표 시절의 습성 씻어버리고 법치 수호의 총책임자로서의 사명에 충실하여 자중하는 게 바람직하다. 추 장관은 국회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 공소장 제출 요구에 대해 원문을 비공개하기로 해 논란을 빚었었다. 추 장관은 당시 이에 대해 “형사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공판중심주의가 실질적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구현돼야 한다”며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죄를 언급했었다.그러나 최근에는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자신의 고강도 질타 이후 빚어진 비판여론에 반박하면서 직접 “검언(검찰·언론) 유착”이라고 강조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나아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조국 사태와 관련해 “과잉 수사라든지 또는 수사 관행이 반복적인 수사 무리한 수사 이런 것이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해 불과 얼마 전 자신의 주장을 모조리 뒤집었다.법치는 균형을 잃으면 모든 의미를 잃는다. 정의의 여신상이 천칭을 들고 있는 그림을 사법기관의 상징으로 쓰는 이유도 바로 그런 것이다. 오죽하면 이런 상황을 풍자해 법무부(法務部)가 아니라, 법무부(法無部) 또는 무법부(無法部)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겠는가.‘검찰 개혁’의 요체는 검찰의 정치적 독립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정권 초기 적폐청산의 사냥개로 잘도 부려먹던 윤석열 총장이 검찰 본성을 발휘해 청와대와 집권층을 겨냥하자 갑자기 융단폭격을 가하며 윤 총장 사퇴가 마치 검찰 개혁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데, 이런 행태야말로 진정한 청산대상 아닌가 싶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데, 왜 이렇게 막 나가는지 모를 일이다.

2020-07-01

통합신공항, 시도민 여망 저버리지 말아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를 최종 결정할 국방부의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를 하루 앞두고도 군위군과 의성군의 합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사중구생(死中求生)의 각오로 후보지 합의를 이끌어 대구경북의 하늘길을 반드시 열겠다”고 했으나 단독 후보지(군위군 우보)를 주장하는 군위군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군위군은 30일 이전부지 선정 실무회의 불참도 선언했다.의성군도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가 제시한 인센티브안에 대해 노골적 불만을 토로하는 강경한 입장이다. 현재의 분위기로선 국방부 선정위가 열리는 내일까지 극적인 타협은 거의 어려울 전망이다. 신공항 이전 사업의 무산까지 점쳐진다.한편 대구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 선정을 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3후보지로 가야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공항 이용이 많은 대구시민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고 공항 이용률 제고를 위해서도 제3후보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제3후보지와 관련해 이 지사는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지만 제3후보지 여론은 상황에 따라 더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합신공항 이전 문제가 매듭을 풀기는커녕 더 꼬여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본지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대구와 경북 기초단체장 31명에게 통합신공항 이전지의 적합성을 물었더니 74%가 공동후보지(군위 소보, 의성 비안)을 선택했다. 주민투표까지 해놓은 결과를 수용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라는 생각으로 풀이된다.내일이면 후보지 선정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상되는 것은 양 지자체의 합의가 없는 한 단독후보지는 부적격, 공동후보지는 부적합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의 새로운 액션이 없으면 사실상 무산이다.대구와 경북 후손들의 먹거리를 위한 막중한 투자 사업이 두 지역 간 갈등으로 무산된다면 이것만큼 허망한 일도 없을 것이다. 소집단의 이기주의적 생각에 매몰돼 대의를 저버리는 것에 대한 책임론도 나올 것이 분명하다. 통합신공항 건립을 대승적 차원에서 바라보지 못한 편협함으로 역사의 죄인이 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겠다.

2020-07-01

해수욕장 개장 비상, 빈틈없는 방역망 구축을

7월 들면서 전국의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에 나선다. 경북도내 포항 6곳을 비롯 경주, 영덕, 울진 등 24곳의 해수욕장도 오늘부터 순차적으로 개장된다.그러나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유행하고 있어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 개장이 새로운 감염원이 될까봐 해당시군들이 방역망 확충에 전전긍긍한다는 소식이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위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망 속에 해외여행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라 여름철 피서객이 대거 이곳으로 몰려 해수욕장이 코로나 전파의 주요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그렇다고 주민들의 생계가 걸린 해수욕장 개장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라 철저한 방역만이 최선의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경북도내 시군들은 해수욕장내 현장 대응팀을 설치하고, 피서객의 안전을 위한 거리두기와 피서객 분산 유도책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다.하지만 해수욕장이 인파가 몰리는 특성과 마스크 사용이 어려우며 물놀이 중 타액 등으로 오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코로나 감염의 우려가 실제로 상당하다.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19는 약 6개월 동안 전 세계로 창궐하면서 7월 현재 확진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전 세계적으로 50만 명에 달한다. 아직 이에 대한 백신 개발이나 뾰쪽한 대책이 없는 마당이다. 오로지 각자가 철저한 위생수칙을 지키면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견뎌내야 한다.대구와 경북은 전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장 집중 발생한 곳이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모범적으로 극복한 지역이기도 하다. 뛰어난 시민의식으로 코로나를 극복한 자부심이 있는 곳이다.해수욕장이 개장되면 전국에서 인파가 몰려 어느 곳 어떤 방법으로 코로나가 전파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지역민 스스로가 코로나 감염증 예방을 위한 수칙 관리에 모범이 돼야 한다. 해수욕장내에서도 사람이 몰리는 샤워실이나 화장실, 식당 등 각종 주변 편의시설에 대한 철저한 위생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포항지역 해수욕장에는 이번 주말부터 방문객이 서서히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지자체, 주민이 합심하여 코로나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금까지 잘 지켜온 우리지역 방역을 물거품이 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20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