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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성모당 봉헌 100주년’ 13일 기념행사

천주교 대구대교구청에 소재한 교구의 대표적인 성모순례지 ‘성모당’. 사진성모당은 교구민들로부터 영적 위안을 주는 성지이자 2009년부터 로마 성모대성당과 영구적인 영적 유대를 맺은 전대사 순례지로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또한 1918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건축물로서,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돼 있다.천주교 대구대교구는 교구의 상징이자 대표 순례지인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아 13일 오전 10시 대구 남산동 성모당에서 성모당 봉헌 10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날 행사는 대건중학교 80여 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수페르나 윈드오케스트라의 축하 연주를 시작으로 묵주기도,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 미사 순으로 진행된다.대구대교구는 행사에 앞서 12일 오후 7시 30분 주교좌 범어대성당 대성전에서 전야 행사로 기념 음악회를 연다. 대구가톨릭남성합창단과 여성합창단, 주교좌 계산대성당과 범어대성당 성가대, 라우다떼합창단, 베네떼청년성가단, 가톨릭음악원합창단이 출연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6천여 개의 파이프를 통해 울려 퍼지는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범어대성당의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더해져 천상의 울림을 선사한다.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는 10일부터 12일까지 대구대교구청 내 교육원 다동 대강당에서 ‘성모당 봉헌 100주년 기념 전례 꽃꽂이 작품전’을 연다. 이번 작품전에는 대구경북 본당에서 9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됐다.한편, 대구 성모당은 프랑스 루르드의 성모 발현 기념 동굴을 본떠 조성됐다. 초대 대구대목구장 안세화 드망즈(安世華) 주교가 계산 주교좌성당, 성 유스티노 신학교, 주교관 증축을 위해 기도하며 교구의 가장 아름다운 장소를 성모당으로 봉헌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11

원준상 포항 치유집회… 곳곳서 ‘탄성·감사’

귀머거리가 듣고 불치병이 완치되는 등 초대교회에서 일어났던 성경에 근거한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7시 포항풍성한교회(담임목사 이태용) 교회 본당.25년째 예수 그리스도의 목음을 세계 곳곳에 전하고 있는 한국인 원준상(58) 브라질 선교사 초청 치유대성회가 열리고 있었다.치유대성회에서는 귀머거리가 듣고, 손가락을 펴지 못한 환자가 자유롭게 손가락을 폈고, 무릎을 굽히지 못하던 환자가 뛰어다니는 등 병 고침을 받은 환자들이 이어져 나왔다.또 ‘귀신 들린 자’는 ‘귀신이 떠나’ 자유함을 얻었고, 방언을 사모하던 이들은 방언을 받아 기쁨과 감사가 가득한 집회장이었다. 이들의 간증이 이어질 때마다 탄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치유대성회는 교인 등 300여 명이 좌석을 메운 가운데 이태용 담임목사의 찬양인도, 원준상 브라질 선교사의 설교, 안수기도 순으로 3시간여 동안 이어졌다.참석자들은 찬송가 ‘살아계신 주’와 ‘나의 죄를 씻기는’ 후렴을 반복해서 불렀다. 두 손을 들고 찬양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의 얼굴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간절함이 묻어났다.원준상 선교사는 “베이비(어린아이) 신앙에 머무르지 말고 성장할 것과 달리기를 해 상 받을 것”을 강조했다.원 선교사는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믿음으로 말미암아 얻지만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들려줬다.원 선교사는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사하심을 받으리라”란 야고보서 5장 15절을 전하고 “너희 죄를 서로 고백하며 병 낫기를 위해 서로 기도하라”고 했다.원 선교사는 “누가복음 9장 1~2절을 보면 예수님이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앓는 자를 고치기 위해 제자들에게 귀신을 제어하며 병을 고치는 능력과 권세를 주셨다”며 “믿는 자 에게는 이와 같은 능력이 나타난다”고 했다.원 선교사는 “예수를 믿고 나니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불쌍하게 보였으며, 죽어가는 이들의 영혼을 위해 목숨 걸고 기도하게 되더라”고 간증했다.원 목사는 “방언을 받고 하루 8시간씩 방언으로 기도하니 귀신 쫓는 은사와 병자를 치유하는 은사가 나타나더라”며 “나에게는 특별한 것이 없다. 영으로 기도를 많이 할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원 목사는 설교 뒤 “어제 집회에서 치유 받은 분들은 나오라”고 했고, 5명이 단상에 올라 “안수기도를 받은 뒤 들리지 않던 귀가 들리고, 뒤로 젖히지 못하던 목을 젖히고, 연골이 닳아 걷지 못했는데 뛰어다닐 수 있고, 숙일 수 없었던 허리를 숙이게 됐다”고 간증했다.원 목사는 회중들을 향해 “귀가 안 들리는 사람들은 단상으로 올라오라”고 했고, 남녀 6명이 앞으로 나왔다. 원 목사는 한 명씩 수초 간 짧게 안수기도를 했다. 이들은 기도 뒤 속삭이는 원 선교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자 “시원하게 귀가 뚫렸다”고 기뻐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이중 60대 자매는 “남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해 구박 많이 받았다”며 울먹이다 “이제 들을 수 있어 좋다”고 기뻐했다.원 선교사는 회중들이 기도하는 가운데 강대상 앞으로 나왔던 한 자매의 몸속에 들었던 ‘귀신이 발악을 하며 쫓겨나자’ “거듭 방언으로 기도 많이 할 것”을 회중들에게 부탁했다.원 선교사는 “방언으로 기도하니 귀신이 쫓겨나고 하나님의 능력이 임하게 되더라”고 회고한 뒤 병자들을 위한 안수기도를 이어갔다.안수기도를 받고 치유된 이들의 간증도 이어졌다.60대 자매는 “다리의 통증으로 인해 다리를 펴서 걸었는데 안수기도를 받은 뒤 뛰어다닐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고, 또 다른 60대 자매는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손가락을 구부릴 수 없었는데 안수기도를 받은 뒤 손가락을 접을 수 있게 됐다”며 울먹였다.80대 어르신은 방언을 받았다고 기뻐했고, 30대 자매는 “우측 어깨와 좌측 어깨의 통증이 사라졌다”며 기쁨을 이기지 못해 소리 내어 울기도 했다.교회 출석한 지 3개월 밖에 안 됐다는 김정엽씨(대리운전·70)는 “안수기도를 받고 평소 잘 들리지 않던 오른쪽 귀가 뚫어져 대리운전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연신 감사했다.장내에는 기쁨과 감격 속에 부른 교인들의 “영광 영광 할렐루야”의 찬양이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있었다.치유대성회는 원준상 선교사와 원 선교사를 돕는 동역자들이 모든 참석자들을 위해 안수기도를 하는 가운데 막을 내렸다.한편, 포항 풍성한교회에서는 원준상 선교사 초청 치유대성회가 7일 오전 11시, 오후 3시에 이어 8일 오후 7시 등 모두 3회 진행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11

포항동부교회, 17일 부흥회 개막

포항동부교회(담임목사 김영걸)는 17일 오후 7시 교회 본당에서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를 주제로 심령대부흥회를 연다.심령대부흥회는 19일 오후 7시까지 매일 오전 5시, 오후 7시 두 차례씩 모두 5회 이어진다.김의식 목사(서울 치유하는교회·사진)는 ‘상한 마음의 치유’, ‘어디서 떨어졌는가’, ‘행복한 가정의 회복’, ‘초대교회로 돌아가자’,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다.김 목사는 한양대 공대와 성서침례신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미국 시카고 신학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김 목사는 호남신학대학교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겸임교수, 서울 장로회신학대학원 겸임교수, 미국 미드웨스트 신학대학원 겸임교수, 연세대학교 강사를 지냈다.또 영등포노회 노회장, 제100회 총회 전국 노회장 협의회장, 21세기 목회연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치유하는교회 담임목사, 크리스천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목회자유가족협의회 이사장, 필리핀 호산나아카데미 이사장, 세계치유선교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2회 총회 서기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는 ‘한 어린이의 꿈’, ‘주님, 제가 어머니입니다’,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성령님은 선교를 이루십니다’, ‘치유동산’, ‘부부행복동산’ 등 20여권을 펴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11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포항 찾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 포항을 찾는다.(재)포항문화재단은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오는 11월 27, 28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마련한다.‘포항문화재단 2018 국립 명품 시리즈’의 일환으로 12월 개최 예정인 국립합창단의 헨델의 ‘메시아’ 와 더불어 기획된 송년 대표 인기 레퍼토리 ‘호두까기인형’은 원래 지난해 11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11·15 포항지진으로 부득이하게 취소된 것을 시민들의 호응으로 재개최하게 됐다.포항문화재단은 지난해 지진으로 취소됐던 ‘호두까기인형’공연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시민들의 관람 부담을 덜고자 오는 31일까지 조기예매 20%(1인 4매) 할인을 비롯해 그 외 다양한 할인율 제시 및 작년 대비 관람료를 하향 조정한다.매년 겨울이면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의 전령사 ‘호두까기 인형’은 전세계 발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명콤비 차이콥스키와 마리위스 프티파가 탄생시킨 고전 발레의 대표작이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더불어 ‘고전 발레의 3대 명작’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크리스마스 발레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오늘날 ‘호두까기 인형’은 프티파의 원전을 바탕으로 바이노넨 버전(마린스키발레단), 그리가로비치 버전(볼쇼이발레단), 발란신 버전(뉴욕시티발레단), 누레예프 버전(파리오페라발레단), 바리시니코프 버전, 라트만스키 버전(아메리칸발레시어터), 라이트 버전(로열발레단) 등 개정판만 10여 개가 넘는다.국립발레단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을 33년간 이끌었던 전설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 버전의‘호두까기 인형‘을 2000년 국내 초연한 뒤 매년 선보여 해마다 ‘전일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다.이번 무대는 2014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활약한 강수진 예술감독이 이끈다.‘호두까기 인형’은 환상적인 작품의 세계로 유명한 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받은 주인공 소녀 마리의 꿈속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낭만을 그렸다.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 화려한 테크닉과 아름다운 무대장치로 관객을 만나 가족, 연인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웅장한 무대와 의상에서 만들어진 고난도 동작은 어른들까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국립발레단의 무용수들의 혼이 깃든 몸짓 하나하나가 모여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 선물을 선사한다.2막 2장으로 구성돼 있고, 이중 2막에 나오는 디베르티스망(극 줄거리와 상관없이 볼거리로 제공되는 여흥 춤) 장면은 웅장하다. 스페인 중국 인도 러시아 등 각국 인형들의 춤을 넣어 작품의 예술성을 더했다. 눈의 나라에서 24명의 발레리나들이 펼치는 ‘눈송이 왈츠’, 꽃의 요정들이 왕자와 함께 추는 경쾌한 ‘꽃의 왈츠’, 남녀 무용수의 기량을 음미할 수 있는‘사랑요정과 기사의 춤’, 높은 점프, 고난도 회전 등 발레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다. 주인공 소녀 이름을 마리로 바꾸고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해주는 주인공의 큰아버지 드로셀마이어를 법률가이자 마법을 쓰는 신비로운 인물로 설정하는 등 각 등장인물에 구체적인 설정을 추가해 극의 개연성을 높였다.크리스마스 이브, 아저씨로부터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마리는 인형을 안고 잠에 빠진 후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전세계로 환상 여행을 떠나는데….조현국 포항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송년을 맞이해 스테디셀러 공연인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을 타 도시보다 저렴한 관람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유치했다”며 “동화적인 소재와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부탁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10

‘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시인들’출간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최현묵)은 오늘날 대구·경북에서 활동 중인 주요 시인들을 소개하는 ‘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시인들’사진을 펴냈다. 첫 시집을 출간한 젊은 시인에서부터 시조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 시인들의 문학적 면모를 조명하는 이 책은 ‘지역 문학’의 과거가 아닌 생생한 현재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송재학, 장옥관, 엄원태, 이규리 등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 시인들을 비롯해 현장에서 교육시 운동을 이끌어 온 배창환, 농민 운동과 문학 활동을 병행해 온 이중기, 사투리 시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상희구, 그리고 박기섭, 이정환 등의 시조시인과 권기덕, 김사람, 정훈교 등의 젊은 시인들에 이르기까지 총 22인 시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시인들’은 시인별 자선시와 더불어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해설, 그리고 이들이 직접 밝힌 문학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1부 ‘노을에는 다채로운 색깔이 있다’에서는 송재학, 안상학, 장옥관, 배창환, 권기덕, 김사람, 엄원태의 시 세계를 소개하고 있으며, 2부 ‘우주의 숨소리를 듣는 시간’에서는 박기섭, 이중기, 이규리, 류경무, 정훈교, 송종규, 장하빈을 소개한다. 3부 ‘저녁은 어떻게 환해지는가’에서는 상희구, 이정환, 노태맹, 류인서, 김용락, 서영처, 황성희, 김수상의 시와 이야기들이 수록돼 있다.아울러 책을 통해 권오현, 김광재, 김문주, 신상조, 박현수, 문무학, 신기훈, 김상환, 이숙경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평론가들의 해설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책의 내용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동명의 토크 콘서트를 통해 소개된 것으로, 지난 2년간 매월 저녁마다 펼쳐진 이 행사는 대구 지역의 문화예술 정보지인 월간 ‘대구문화’가 기획하고 이하석 시인이 예술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책은 당시 토크 콘서트를 통해 소개된 시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편집해 수록한 것이다.책의 기획은 월간 ‘대구문화’가, 편저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동원 시인이 맡았다.‘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시인들’은 비매품으로 발간돼 대구 지역 주요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으며, 대구문화 디지털 아카이브(http://dcarchive.daegu.go.kr)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도 열람이 가능하다. 463쪽. 비매품.한편, 12일 오후 4시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책의 발간을 기념한 문학 세미나도 개최된다. 이하석 시인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는 문학평론가 김문주 영남대 교수가 발제를 맡아 대구 시단의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책의 편저자인 김동원 시인과 대구시인협회 회장인 윤일현 시인이 토론자로 참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10

고품격 시화와 함께 ‘가을行’

문인들의 시, 시조 수필 작품을 글과 그림으로 전시하는 전시장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경북문인협회(회장 진용숙)가 회원들의 시, 시조, 수필 등의 작품을 서예 작품에 담은 ‘2018 경북문인 글과 그림전’을 오는 11일까지 예천군청 갤러리에서 열고 있다.이 시화전은 ‘제40회 경북예술제’의 일환으로 한국문인협회 경상북도지회 회원 100여 명이 참여해 시, 시조, 수필 등의 개인 작품을 서예가 강성태, 화가 정대모, 캘리그라피 서예가 최정희 등 중진 작가들이 붓으로 쓰고 그려 이색풍경을 연출하고 있다.특히 이번 시화작품은 예전의 액자 판넬과는 달리 고가옥 팔각문과 직·정사각형 문틀, 베틀바디 등의 민속공예품에 시화 또는 시서(詩書)를 한글민체, 캘리그라피, 조화체 등으로 개성있게 쓰고, 적절한 삽화를 곁들여 작품화함으로써 시화전의 품격과 이채로움을 더했다.전시회를 관람한 한국문인협회 이광복 부이사장은 “전국 어디를 놓고봐 도 이같이 격조 높은 시화전을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 시화 작품 한점 한점 마다 정성과 노력을 다한 경북지회 회원들의 손길이 아름답고 수고로움에 큰 갈채를 보낸다”고 극찬했다.진용숙 경북문인협회장은 “시향(詩香)과 묵향(墨香)이 어우러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경북문학의 정통성을 살리고 문협의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한편, 경북문인협회는 지난 1962년 창립해 매년 경북문단 문집 발간, 문학상 시상, 백일장, 문학기행, 시화전, 시낭송 올림피아드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경북 문학의 발전과 문인의 화합을 도모해오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10

좌절의 순간 낙심 않고 행복하게 삶을 사세요

▲ 정덕희 마인드힐링센터 폼 대표이사.“모두의 삶은 고귀하기에 힘든 난관, 의도치 않은 시련이 와도 그럼에도, 그럼에도 행복하자”“행복하소서”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일약 스타 강사로 떠오른 정덕희(62)씨 초청강연이 오는 17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경북매일신문이 주최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특유의 발랄한 목소리로 행복을 전파하는 정덕희 행복충전소 행복지기를 초청해 ‘스틸 톡톡(Steel Talk Talk) 콘서트-그럼에도 행복하소서’포스터라는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정덕희씨는 행복 전도사, 작가, 시인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팔방미인으로 현재 경기도 광주에 있는 마인드힐링센터 품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그는 강연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며 아픔과 좌절의 순간에도 낙심하지 않고 행복할 수 있었던 삶의 지혜를 진솔하게 전할 예정이다.충남 예산 출신인 정덕희씨는 결혼 후 평범한 주부로 살다 남편 사업이 어려워지자 39세 때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세일즈맨으로 활동하던 그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특유의 말솜씨로 가는 곳마다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강연을 해볼 것을 권했다. 그는 직접 홍보 전단지를 제작, 기업체 500곳에 돌렸고 세 군데서 강연 요청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강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됐고, 그는 97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주부를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극히 여성스러우면서도 익살스러운 목소리 덕에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각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2007년 예기치 않은 학력 위조 파문으로 한 차례 고비를 맞았다. 힘든 시간을 보내며 지난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정덕희씨는 동국대 교육대학원 교육경영 연구과정과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육문화 고위자 과정을 수료했으며, 1990년 현대여성교육원을 창설해 전문적인 사회교육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천여 개의 기업체와 공공단체 대학과 사회단체에 출강해 왔다. 또한 KBS 아침마당 월요주부발언대, SBS 정덕희의 신나는 세상 등 TV와 라디오에 많이 출연, 방송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명지대 사회교육원 주임교수를 역임했고, 제2회 산업교육대상 명강사부문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여자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부드러운 여자가 남자를 지배한다’ 등이 있다.▲ 정덕희 마인드힐링센터 폼 대표이사.“인생은 S라인이에요. 굴곡이 있다는 얘기죠.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생기기 마련인 것 같아요. 어려움을 만났을 때 그것을 잘 극복한다면 한층 발전하는 인생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극복하지 못한다면 주저앉고 말겠죠.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늘 그래왔듯 앞만 보고 열심히 살려고 해요.”질 높은 강연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일상에 지친 이들의 마음의 풍요를 위해 마련한 이번 초청강연에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이날 행사장 로비에서는 흥미로운 웹툰 작가 조원행씨의 철을 소재로한 ‘스틸웨이’ 웹툰 전시가 함께 열려 강연 분위기를 한층 즐겁게 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8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특별전… 21일까지

지난달 14일 개막한 ‘제16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특별한 전시를 마련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1층 오페라살롱에 오는 21일까지 설치한 부대행사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특별전’이 바로 그것.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연혁과 공연순간을 담은 사진전시뿐 아니라 올해 축제 메인 오페라 ‘돈 카를로’, ‘라 트라비아타’의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유쾌한 미망인’의 작곡가 프란츠 레하르, 그리고 오페라 콘체르탄테 ‘살로메’의 작곡가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와 관련된 역사적 우표 및 화폐도 소개함으로써 오페라 마니아 및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유익한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오페라하우스 1층 오페라살롱 전시장 입구 양 벽면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걸어온 ‘해외진출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존 2015년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 및 이탈리아 살레르노베르디극장 진출 내용과 함께 2016년 독일 본국립극장, 2017년 일본 히로시마 아스텔 프라자 및 대만 국립극장 무대에 올랐던 발자취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살롱 내부에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역사를 연도별로 정리한 사진전도 만나볼 수 있다.이번 특별전의 가장 주목할 만한 전시는 바로 ‘오페라 우표 화폐전’이다. 제16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메인 오페라인 ‘돈 카를로’, ‘라 트라비아타’, ‘유쾌한 미망인’, 그리고 오페라 콘체르탄테 ‘살로메’의 작곡가를 소주제로 삼고 이와 관련된 우표와 화폐(총 37종 39매)를 전시해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주세페 베르디와 관련해 우표 16종 △엽서 1종 △지폐 4종 △이탈리아 주화 및 은메달 각 1종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와 ‘돈 카를로’우표 각 1, 2종을 준비했으며, 프란츠 레하르 관련 우표 2종 △오스트리아 은화 1종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우표 1종도 함께 전시한다. 이 전시는 지역에서 30여 년간 음악교사로 재직한 최종언씨(64)의 자료제공으로 가능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8

철의 도시, 그리고 지진… 스틸아트로 재조명하는 포항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올해 하반기 기획전시 ‘보이는, 그 너머에 보이는’전과 ‘도시, 비움의 시작’전을 내년 1월 13일까지 열고 있다. 미술관 1, 3, 4 전시실에 마련된 ‘보이는, 그 너머에 보이는’전시는 스틸아트 기획전시로 스틸아트 뮤지엄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2전시실과 2층 상설전시실에 마련된 ‘도시, 비움의 시작’전은 근·현대 도시의 발달이 야기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돌아보고 비움의 가치를 환기시키는 작품들을 제시한다.△스틸아트 기획전 ‘보이는, 그 너머에 보이는’전스틸아트 기획전 ‘보이는, 그 너머에 보이는’전시는 미술가들이 철이라는 재료 자체에 관심을 두고 작업한 계기들을 미술사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의 선구자 칼 안드레와 댄 플래빈을 비롯해 국내외 최고의 거장 11명의 평면, 설치, 조각 등 대표작 33점이 선보인다.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 작가로 세계 미술사에서 굵직한 획을 긋고 있는 이우환의 신작 ‘관계항’이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철강도시 포항을 대표하는 포스코가 이우환의 신작을 위해 두 장의 철판을 특별 생산해 기증함으로써 탄생한 이 작품에는 문화 예술의 가치가 기업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포스코의 기업정신이 반영돼 있다. 한 장의 철판은 폭이 4.5m, 높이가 3.5m로 무게가 15t에 달하는 이우환 작가의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작품이다. 감상자들은 산업적으로 생산된 철이 문화 예술사적 맥락에서 어떻게 우리와 공존해 왔으며 미술가들은 어떠한 미학적 가치를 철이라는 재료에 투영해 왔는지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출품작가 명단. 칼 안드레, 댄 플레빈, 리처드 롱, 야니스 쿠넬리스, 이우환, 이승택, 최인수, 심문섭, 김희성, 원인종, 박종규.△‘도시, 비움의 시작’전‘도시, 비움의 시작’전시는 도시의 외양과 그 이면을 탐색하면서 근·현대 도시의 산업화·정보화가 양산한 사회적 문제들을 비판적으로 돌아본다. 전시는 도시 성장과 경제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우리가 추구해 온 생산성과 속도, ‘부지런함’이 반드시 가치 있는 것인지를 반문하고 무위(無爲)와 ‘게으름’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또한 물질과 정보, 욕망으로 채워진 도시에 ‘비움’의 가치를 환기시킴으로써, 우리가 몸담고 있는 도시가 좀 더 평화로운 삶의 지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참여작가는 김훈, 김홍식, 박경근, 박진영, 오원배, 이한구, 허병찬 등 모두 7명이며, 전시 작품은 회화, 평면, 사진, 영상, 설치 등 총 40여 점이다.이번 전시 기획의 발단은 지난해 11월에 발생한 5.4강도의 포항 지진이다. 포항 지진은 도시에서 발생한 지진이 단순한 자연재해 그 자체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우 복합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의 시각을 통해 도시에서 일어나는 재해를 진단하고, 예방하는 차원의 메시지를 또한 담고 있다.사진작가 박진영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방출된 후쿠시마현의 원자력방사선 오염물이 지구상의 도시로 흘러들어가는 현상을 작품에 담아냈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방사선 오염은 결국 탈핵, 인류의 생존과 안녕의 문제 등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 최고상(NETPAC Award)을 수상하고 뉴욕현대미술관(모마MoMA)에서 전시하는 등 영화계와 미술계에서 동시에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작가 박경근은 포스코의 제철의 역사를 담은 3채널 13분 영상작품을 통해 근·현대 도시의 발전사와 근로자의 노동사를 재조명한다.포항 사진작가 김훈과 이한구 역시 도시의 문제들을 각각 독특한 재현의 방식으로 묘사한 작품을 소개한다.김홍식, 오원배, 허병찬 작가도 포항의 포스코를 배경으로 한 도시 풍경을 비롯해 다른 도시와 도시민들의 삶을 담아냄으로써 도시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진보와 실행의 가치에 대한 많은 반성적 사색을 끌어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8

민담으로 본 현대인의 마음 세계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학자, 일본에 최초로 융 심리학을 소개하고 발전시킨 임상심리학자, 문화청장관 등을 역임하고 문학, 철학, 예술, 교육 등 다방면에 걸친 활동으로 일본 지성계에 커다란 영향을 준 가와이 하야오(1928~2007).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민담의 심층’(문학과지성사)은 ‘인간 무의식의 심층에는 인류 공통의 보편성이 있다’는 융 심리학을 바탕으로 민담 분석을 통해 현대인의 마음 세계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책이다. 1977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생의 처방전’이라는 애정 어린 별명까지 얻으며 일본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 책에서 가와이 하야오는 현대인의 복잡한 마음을 명쾌하게 풀어내며, ‘인간 삶의 진실’에 한층 더 다가간다.이 책은 ‘트루데 부인’ ‘헨젤과 그레텔’ ‘두 형제’ 등 대표적인 그림 동화 10편을 심리적 차원에서 분석하는데 그 순서는 태어나 성장하고 자기실현을 이뤄가는 인간 삶의 과정과 좋은 대구를 이룬다. 특히 카를 구스타프 융의 이론에 기초해 그림 동화 속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 무대 설정, 도구와 숫자 등에 이르기까지 그림 동화 속 거의 모든 모티프와 상징을 흥미롭게 해석해낸다. 그 밖에도 ‘개구리 왕자’ ‘노간주나무’ ‘게으른 하인츠’와 같은 다양한 그림 동화와 ‘안주와 즈시오’‘삼 년 잠보’ 같은 일본의 민담, 이집트와 그리스 신화까지 수십 편의 민담을 예시로 활용하며 읽는 맛을 더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목적은 개개인의 내적 체험에 비춰 민담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저자는 민담의 내용과 현대인의 심성을 이어주는 의외의, 하지만 생각보다 강력한 연결고리를 재발견한다.민담은 역설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권선징악적인 교훈을 기대한 사람은 종종 당혹감을 느끼곤 한다. ‘게으름’도 그중 하나다. ‘실 잣는 세 여인’의 주인공인 게으름뱅이 여자아이는 실잣기를 지독히 싫어하지만 바로 그 게으름 덕분에 왕자와 결혼하게 된다. ‘게으른 세 아들’의 임금은 가장 게으른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선언한다. 이에 관해서 저자는 오로지 근면을 덕으로 삼고 일해야 했던 시대의 사람들은 무의식 속에 게으름에 대한 강한 소망을 품었을 것이고, 그러한 저마다의 소망이 이야기 속에 담겨 그 해학에 위로를 받았으리라고 추측한다. 나아가 심리적 차원에서 본다면 게으름뱅이가 등장하는 민담은 효율 증대에 중점을 둬온 서양의 공적인 사고에 대한 안티테제이며, ‘게으름’이란 일종의 ‘퇴행’으로 의식과 무의식이 만나 새로운 창조를 이루기 위한 고도의 준비 상태라고 설명한다.뿐만 아니라 민담에서는 같은 행위가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곤 한다. 어느 주인공은 위험에 도전해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위험을 피해서 목숨을 부지한다. 혹은 불행해 보이는 사건이 나중에는 도리어 행복의 씨앗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일반화가 불가능한 것은 바로 인간 삶의 특징이기도 하다.이처럼 민담은 인간의 복잡한 마음속 세계를 압축해 드러낼 뿐 아니라 마음이 나아가야 할 길까지 보여주는 지도와도 같다. 들장미 공주는 왜 100년의 잠을 자야 했을까? 사자는 왜 한번 베어진 주인의 머리를 또다시 베었을까? 헨젤과 그레텔을 숲에 버린 어머니가 친어머니에서 계모로 설정이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민담은 어떠한 물음에 대해서도 대답을 마련해두고 있다.” 다양한 민담과 분석심리학을 활용해 저자는 이처럼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하나씩 대답을 해나가며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저자는 심리치료를 해오면서 만난 내담자들과의 경험을 통해 민담 속 주인공과 내담자들이 별반 다를 바 없음을 깨닫는다. 예컨대 ‘황금새’ 이야기에서 매일 밤 황금 사과를 하나씩 도둑맞는 장면은 일종의 노이로제 상태를 보여준다고 분석하면서, 황금새가 사과를 훔쳐가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일로 단념한다면 증상은 더 심해지지 않을 테지만 그 경우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노이로제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우의 조언대로 황금새를 가져오는 게 상책이다. 물론 거기에는 위험도 따르지만 노이로제를 극복함으로써 얻는 보물의 가치는 고난의 시간에 비례해 높아질 것이다. 이는 자기실현 과정과 그에 따르는 고통의 관계라고도 볼 수 있으며, 인간의 삶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요점이다. 인간의 삶은 분명 선택으로 가득 차 있다. 따라서 인간의 삶을 반영하는 민담에 선택의 테마가 자주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국면들, 생로병사의 과정과 그에 동반하는 여러 과제와 고민들에 관해 실마리를 던져준다.저자는 융의 도식을 토대로 민담 분석을 하면서 서양과 동양의 민담에는 어떤 특징이 있으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여러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저자는 읽는 이가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도록 끊임없이 자극함으로써 우리 의식 아래의 깊은 내면을 탐색하도록 이끈다. /윤희정기자

2018-10-05

선과 악이 공존하는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

“소설이란, 주제의 무게와 이야기의 재미가 함께 아우러져야 한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선과 악이 어우러진 어려운 주제와 인간들의 복잡한 심리를 잘 다듬어진 탄탄한 문장력으로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엮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_김영현(제8회 혼불문학상 심사위원, 소설가)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전혜정(43) 작가의 장편소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다산북스)이 출간됐다. 혼불문학상은 우리시대 대표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돼 1회 ‘난설헌’, 2회 ‘프린세스 바리’, 3회 ‘홍도’, 4회 ‘비밀 정원’, 5회 ‘나라 없는 나라’, 6회 ‘고요한 밤의 눈’, 7회 ‘칼과 혀’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혼불문학상 수상작들은 한국소설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과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국민이 지지하는 장기 집권하는 대통령 리아민의 요청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인 박상호가 불려가 리아민 이야기를 듣고, 사실과 거짓이 뒤섞인 그의 말을 어떻게 ‘전기’로 재구성할지 고뇌하는 과정을 큰 줄거리로 한다.▲ 전혜정 작가. /다산북스 제공리아민 이야기에서 그는 사생아로 태어나 외할머니 손에 길러졌으나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대범함을 보여준 아이로, 청년 시절에는 불꽃 같은 첫사랑에 빠졌다가 정치적 야망을 이루기 위해 정략결혼을 택하는 냉혈한으로, 결혼 이후에는 다시 아내에게 순정을 바친 따뜻한 남편으로, 권력자인 장인에게 받은 막대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청렴한 정치인 등으로 묘사된다. 그는 자신에게 아버지가 부재했기에 자신 역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것을 포기했으며, 그 대신 “이 나라 국민들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열망했다는 고전적인 수사를 늘어놓기도 한다.소설의 다른 한 축은 독재자 전기를 쓰려 하는 작가 박상호 이야기다. 소설 화자로 등장하는 그는 대통령 전기 출간을 발판으로 작가로서 명성을 단단하게 다지려 한다. 그러나 리아민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 가식과 상투성에 싫증을 느껴 집필 욕구가 사그라들기도 한다.전혜정 작가는 2007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해협의 빛’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소설집‘해협의 빛’(2012)과 장편소설 ‘첫번째 날’(2018)을 펴냈다. /윤희정기자

2018-10-05

포항중앙교회, 특새로 잃었던 비전 회복

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1일부터 6일까지 오전 5시 교회 본당에서 ‘늘 언제나 주님과 함께’를 주제로 ‘2018 창세기와 함께하는 교회창립 71주년기념 전 교인 특별새벽기도회’를 연다. 사진손병렬 목사는 이 기간 ‘믿음과 제물’, ‘죄와 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 ‘자녀에게 남길 유산’, ‘늘 언제나 주님과 함께’,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다.기도는 이종주, 김원기, 이문숙, 김정한, 정석광, 김두표 장로가 하고, 성경봉독은 이선자, 이송순, 김인신, 박정숙, 박순혈, 이광자 권사가 담당한다. 특별새벽기도회에는 교회학교 아이들까지 모두 참석한다.손병렬 목사는 동아대 생물학과와 장로회 신학대학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그는 서울 중곡동교회와 서소문교회, 나성영락교회 부목사 및 찬양목사, 미국 남가주 동신교회 담임목사를 거쳐 대구경북 최대 교회인 포항중앙교회 담임목사 등으로 사역하고 있다.서중노회 노회장과 미주 외항선교회 지회장, 미주 국제사랑재단 서부 지회장, 한미 우크라이나 선교회장 등도 지냈다.이 교회 교역자와 교인들은 “특별새벽기도회를 통해 △모든 성도들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충만하심으로 충만케 되는 큰 은혜를 경험하게 하소서, △성령의 기름을 부으셔서 온 교회에 성령의 불이 임하고, 가정마다 문제가 해결되게 하소서, △잃었던 비전을 회복하게 하시며 새로운 삶의 기쁨과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주의 몸 된 교회가 회복되며 하나님이 행하시는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하소서, △담임목사를 통해 선포되는 말씀이 열매를 맺게 하시고, 교회가 하나님의 응답을 보게 하소서, △모든 성도들과 자녀들이 기도의 놀라운 능력을 경험하며 일생 기도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라고 기도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4

박영호 목사, 포항제일교회 담임에 위임

제16대 포항제일교회 박영호사진 목사 위임예식이 14일 오후 5시 포항제일교회 본당에서 열린다.설교는 김지철 목사(소망교회)가 한다.김 목사는 장로신학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한반도평화연구원 이사장, 한국리더십학교 이사장, 서울소망교회 담임목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는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나님의 계명’, ‘예수님의 기도’, ‘사랑은 언제나 옳다’ 등 14권을 펴냈다.박영호 목사는 부산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와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시카고대학교에서 신약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박 목사는 주안교회 부목사와 과천교회 협동목사, 시카고 한인연합장로교회 교육목사를 지냈고, 시카고 월드비전 운영위원, 시카고밀알선교회 이사장을 맡아 장애인사역을 지원했다.2005년에는 시카고 약속의교회를 개척했으며, 2015년부터는 최근까지 한일장신대학교 신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장신대학교에서 경건실천 처장도 지냈다.저서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통독주석 시리즈 ‘빌립보서’, ‘성경을 보는 눈’, ‘신약성경의 종말론’, ‘하나님 나라와 평화’, ‘노동하는 그리스도인’ 등을 펴냈다.한편, 포항제일교회는 지난달 9일 교회 본당에서 박영호 담임목사 부임 감사예배를 드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4

에밀레 종소리 들으며 ‘신라여행’ 어때요

천년의 소리를 주제로 한 경주 대표 가을축제 ‘2018 신라소리축제 에밀레전’이 오는 5일 경주 첨성대 잔디광장에서 막을 올린다. BBS대구불교방송이 주최하고 경상북도, 경주시, 불국사 등이 후원하는 ‘에밀레전’은 7일까지 사흘간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7회째를 맞는‘에밀레전’은 현존하는 세계의 종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일명 ‘에밀레종’의 가치와 정신을 기리기 위해 신라 천년수도 경주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올해 행사에서는 더욱 풍성해진 주제관과 난타공연, 풍물놀이, 비보잉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에밀레 주제관은 세계 각국의 종 300여 점이 전시돼 ‘종’과 관련한 작은 박물관으로 꾸며질 예정이다.특히,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전통적인 밀랍 주조기술을 시연해 ‘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매년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던 타종행사를 올해도 즐길 수 있다.행사장 내에 설치해 누구나 타종할 수 있게 한 6t 규모의 에밀레 모형종은 장엄한 종소리와 울림을 느낄 수 있어 인기 체험행사로 자리매김했다.또한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불국사와 첨성대, 동궁과 월지, 대릉원 등 아름다운 경주의 유적지를 4D와 가상현실로 즐길 수 있다.경주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연도 다채롭게 펼쳐진다.첫 날인 5일에는 경주시민 150여명으로 구성된 난타팀이 ‘천년의 울림-천년의 난타’를 주제로 신명나는 공연을 보여준다.이어 지역 청소년 100여 명의 열정적인 비보이 댄스가 ‘천년의 혼-천년의 흥무’라는 이름으로 펼쳐진다.둘째 날인 6일에는 에밀레전 실용무용 조직위원회가 주축이 돼 ‘천년의 나눔’ 댄스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이번 에밀레전에서 한국 전통등의 효시인 신라시대 간등(看燈)을 재연하는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대형 거북등과 용(龍)등, 황룡사 9층 모형탑등을 비롯해 50여 개의 대형 전통 등과 LED 대종이 첨성대와 함께 은은한 야경을 연출한다.또한 ‘신라대종’이 안치된 ‘신라대종공원’에서 행사장인 첨성대 잔디광장까지 1.4킬로미터 구간 돌담에 연등길을 조성해 운치를 더한다.참가자들은 신라복 입기, 성덕대왕신종 비천상 탁본 및 인경 체험, 신라 금관 만들기, 신라 왕과 왕비 옷 체험 등 옛 것을 배우고 즐기며 체험하는 50여개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2018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의 공식 개막식은 5일 오후 6시며 매일 밤 10시까지 축제가 이어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4

박목월 선생 삶·문학정신 기리다

▲ 박목월 시인.경주 출신의 문학계 거봉인 박목월 선생의 삶과 문학정신을 기리는 문학심포지엄이 경주에서 열린다.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는 오는 6일 오후 2시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2018 동리목월 문학심포지엄’을 연다.동리목월기념사업회는 올해 12회째 문학심포지엄을 비롯해 백일장, 가곡제, 동요경연대회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경주 출신의 문학계 두 거봉인 김동리, 박목월 선생을 기념하는 동리목월문학제를 열고 있다.이번 문학심포지엄은 박목월 시인 타계 40주년을 맞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서정시인 박목월 시가 지닌 가치를 되새겨 보고자 마련했다.박목월(1916∼1978) 시인은 1939년 등단해 1946년 ‘청록집’을 낸 후 1978년 타계할 때까지 466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한국 시단의 대표적인 시인이었다. 그의 시 세계는 한국 현대시 사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깊이와 풍요를 보여준다. 그는 올곧은 시 정신과 남다른 언어감각, 그리고 예민한 서정성으로 독보적인 시 세계를 확립한 시인이다.‘향토성과 세계성’이라는 두 가지 미학과 속성을 함께 달성하고 있는 그의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시세계는 많은 학자와 연구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깊은 해석을 낳게 했다. 심포지엄은 ‘목월 시 연구의 쟁점과 전망’이라는 대주제로 1, 2부로 나눠 주제 발표와 열띤 토론의 장으로 진행된다.울산대 소래섭 교수의 사회로 ‘박목월과 김소월 시의 수용과 자기화 과정(손진은 성결대 교수)’, ‘박목월 초기 시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한 비판적 논증(이상호 한양대 이교수)’, ‘시와 정체 공능의 미학(이재복 한양대 교수)’, ‘박목월 서정시에 나타난 구원의 시학(최서림 서울과기대 교수)’ 등의 내용이 발표와 토론을 거치며 진행된다. 이외에도 발표 중간의 휴식시간에는 시 낭송가 김경나, 심문희의 ‘나그네’, ‘완화삼’ ‘개안’ 등 박목월과 조지훈의 시 낭송도 있을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2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위대한 협주곡’

▲ 피아니스트 백건우. 지휘자 김대진‘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위대한 협주곡’ 공연이 오는 5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대구콘서트하우스의 대표공연인 ‘명연주 시리즈’로 준비된 무대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거장인 백건우가 대구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두 곡의 협주곡을 선사한다. 지휘자 김대진의 객원지휘로 풍성한 무대를 연출한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와 청중을 향한 따뜻한 감성을 지닌 이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일컬어지는 백건우는 1부에서 파야의 ‘스페인 정원의 밤’을 들려준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 내 헤네랄리페 정원과 코르도바에 있는 시에라 정원을 소재로 삼아 그 정경과 따뜻한 분위기 등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2부에서는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으로 균일함을 잃지 않는 백건우의 탁월한 테크닉을 만끽할 수 있다.이날 음악회에서는 이외에도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알베니즈의 ‘스페인의 모음곡’과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도 연주된다.피아니스트 백건우는 ‘건반 위의 구도자’라 불리며 세계 어디를 가도 최고의 예우를 받고 있다. 1969년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장래가 기대되는 피아니스트’라는 심사평과 함께 특별상을 수상한 백건우는 1971년 뉴욕 나움베르크 콩쿠르에서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며 국제적인 행보를 보였다.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연주를 선보여 뉴욕타임즈 같은 주요 매체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91년에는 ‘프로코피예프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협연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스크리아빈 피아노 작품집으로 디아파종상,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집으로 디아파종상 등 프랑스 3대 음반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외에도 프랑스 예술문화기사훈장, 호암예술상, 국가브랜드대상 예술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거장으로서의 입지 굳혔다. 지난 2007년, 2017년에는 8일 동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 등 의미 있는 무대를 선보이며 그의 존재를 다시 확인했다.이날 지휘를 맡은 김대진은 최정상 피아니스트에서 교육자, 지휘자로 ‘건반 위의 진화론자’라는 음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1994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손열음, 김선욱 등 우수한 제자들을 배출해 명교수로 인정받고 있다. 2004년 지휘자로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로 활약해 왔다. 또 201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루빈스타인 국제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음악의 주류로서 활약과 동시에 대한민국 음악계의 위상을 높였다. 2017년 클래식 음악발전에 공헌한 음악가로 인정받아 대원음악상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창원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및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으로 재직 중에 있다.1964년 창단된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반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연주단이다. 클레식 음악의 저변확대를 위해 매년 ‘정기연주회’와 다양한 ‘기획연주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2014년 4월 세계적인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를 제10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맞이하여 우수한 실력의 단원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고품격 클래식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2

경주서 만나는 예술 ‘한수원아트페스티벌’

싸이, 임태경, 성시경, 송소희, 크러쉬….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한수원아트페스티벌 2018(HAF 2018)’이 3일부터 9일까지 경주 월정교 특설무대와 황룡사역사문화관에서 열린다.‘한수원아트페스티벌’은 한국수력원자력(주)(사장 정재훈)이 지역 주민과 상생협력하고 예술을 통한 지역 경제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 개최하는 예술축제다.올해 축제는 경주문화재단 주관으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경북 경주의 대표 문화예술축제인 ‘제46회 신라문화제’기간 중에 열려 더욱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이번 페스티벌은 역사를 품은 공간을 통해 미래의 감각적인 트렌드를 담은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선보인다.공연 분야는 다양한 장르의 고품격 음악회 ‘프리미어콘서트’와 케이팝 스타들이 함께하는 ‘K레전드-뮤직 페스타’로 5일과 6일 이틀간 진행된다. 첫째 날 펼쳐질 ‘프리미어콘서트’는 인순이, 포르테 디 콰트로, 임태경, 송소희 등 인기 음악인들이 참여해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클래식, 국악, 대중음악을 넘나드는 콘서트로 즐긴다. KBS 남자의 자격에 출연한 ‘청춘합창단’이 경주 지역의 소년소녀합창단과 세대 간의 공감을 담은 무대도 선보인다.이어 6일에는 ‘K레전드 뮤직 페스타’로 싸이, 성시경, 크러쉬, 볼빨간사춘기 등 한국의 케이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출연할 예정이다. 2일차 공연은 파크 콘서트 형식으로 트랜디하고 감각적인 음악을 통해 젊은 관객을 만족시킬 예정이다.전시예술은 ‘경주국제레지던시아트 페스타 - 通 : 和 ’라는 주제를 통해 3일부터 9일까지 황룡사역사문화관에서 열린다. 화합의 시대를 열어간다는 의미로 경주의 정체성과 문화를 담은 창작품 전시, 참여형 프로그램, 아트토크콘서트로 구성된다. 단순 전시가 아닌 문화예술 트렌드를 반영한 체험형 프로그램과 퍼포먼스 등이 펼쳐지며 이례적으로 작품의 제작현장까지 체험 할 수 있도록 10월 2일까지 경주시내에 자리잡은 레지던시 공간도 오픈한다.(재)경주문화재단 측은“이번 한수원아트페스티벌은 ‘역사를 품은 도시, 미래를 담는 경주’라는 경주만의 정체성을 살리는 데 주목했다”며 “트렌디한 문화 예술을 통해 젊은 경주를 디자인하며, 국제적인 아트페스티벌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밝혔다.페스티벌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한수원아트페스티벌 공식 SNS와 신라문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2

달구벌 가을 적시는 아리아 선율 빈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공연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16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세 번째 메인작품으로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을 4일 오후 7시 30분, 6일 오후 3시, 양 일간 선보인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은 19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한때 깊이 사랑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던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코믹하게 풀어낸 작품이다.주인공이자 미망인인 한나의 막대한 유산과 사랑을 얻기 위해 등장인물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과 재미난 스토리가 유럽의 왈츠와 낭만적인 선율을 타고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중창 중 하나인 ‘입술은 침묵하고’, 화려한 성악적 기교로 유명한 ‘빌랴의 노래’ 등 달콤한 선율의 아리아가 가득하다.일반 오페라와 달리 화려한 춤과 코믹한 줄거리를 특징으로 한 ‘오페레타’의 대표작답게 왈츠·폴로네이즈·마주르카 등 여러 장르의 춤곡을 배경으로 한 흥겨운 파티 장면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1905년 오스트리아에서 초연된‘유쾌한 미망인’은 이후 15년간 유럽, 미국 대륙에서까지 큰 성공을 거두며 당시 30대 중반이었던 작곡가 레하르를 백만장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특히 당시 태동기에 있었던 미국 뮤지컬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The Merry Widow’라는 영문 제목으로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라 스칼라 극장 등 세계 유명 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휘자 귀도 만쿠시가 지휘봉을 잡은 이번 작품은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 디오오케스트라, 위너오페라합창단, 오페라와 연극연출, 특히 안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온 레오나르드 프린슬루가 연출을 맡아 보다 역동적이고 화려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레오나르드 프린슬루 연출자는 “이번 ‘유쾌한 미망인’은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0년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무용과 의상 양식 등을 활용해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낼 것”이라고 전했다.매년 여름, 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60년 전통의 전문 오페레타 페스티벌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에서 준비한 이번 공연에는 마리아 칼라스·페루치오 탈리아비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러시아 출신 소프라노 에우게니아 두시나가 한나 글로바리 역을, 빈 슈타츠오퍼 전문연주자 출신의 바리톤 마리안 폽이 다닐로 역을 맡았고,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 예술감독이자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바리톤 페터 에델만이 제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또한 보그다노비치 역에 바리톤 나현규, 크로모프 역에 바리톤 임봉석, 올가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박소진, 실비안 역에 소프라노 소은경, 브리치치 역에 바리톤 김재환, 프라스코비아 역에 메조소프라노 이아름 등 현재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내 출연진들이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대구오페라하우스 홍보관(053-666-6170),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 (1544-1555)를 통한 전화예매와 인터넷(http://ticket.interpark.com)을 통한 인터넷 예매가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1

포항시민 여러분 생활문화 즐기세요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포항 곳곳에서 생활문화동호회 축제‘2018 포항시 생활문화페스티벌-It(잇)다’ 를 개최한다. 이번 페스티벌은 시민과 시민을, 생활과 문화를 ‘It(잇)다’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예술이 생활로 스며드는 축제, 일상이 공연과 전시로 물드는 축제,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를 주제로 기획됐다.지역 생활문화 동아리들이 모여 발표·교류하는 시민 참여형 축제를 표방하며 영일대광장 특설무대와 포항문화예술회관, 구룡포생활문화센터 등 포항 주요 문화공간에서 펼쳐진다.이번 행사에는 공연, 전시, 체험 등의 생활문화 동아리 34개팀이 참여해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특히 올해 처음으로 페스티벌과 함께 ‘생활문화주간’을 지정해 짜임새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프로그램은 △8~9일 : 전통, 음악, 댄스 등 26개 동아리의 공연발표회(영일대광장 특설무대) △9일 : 일러스트 그리기, 한복 체험하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영일대광장 특설무대 주변) △8~14일 : 수채화, 동화책, 도예 등 7개 동아리 전시발표(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 △13일 : 하모니카, 오케스트라 등의 6개 동아리의 버스킹 공연(영일대해수욕장 버스킹 3번무대) 등이다.더불어 생활문화페스티벌이 진행되는 일주일을 ‘생활문화주간’으로 지정해 △12일 : 거리공연 투어프로그램 ‘Busking 한 Day’(청춘대로 소공연장) △13일 : 구룡포생활문화센터 개관 1주년을 기념한 ‘홈 커밍 Day’(구룡포생활문화센터) △1~14일 : 구룡포생활문화센터 활동작가 작품전시회(포항시립중앙아트홀) 등 생활문화 연계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진행한다. 조현국 포항문화재단 상임이사는 “포항 시민들이 다양한 생활문화동호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2018 포항시 생활문화페스티벌’을 기획했다” 면서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민을 위한 페스티벌이라면서 모든 시민들이 다양한 장르의 공연·전시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2018 포항시 생활문화페스티벌’은 ‘2018 문화가 있는 날 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너와 나를, 생활과 문화를 ‘It(잇)다’라는 타이틀로 생활 속 문화활동인 동호회 참여를 독려하고, 지향하는 분위기 확산을 목적으로 마련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1

대구근대미술관 건립 특별세미나 개최

(사)대구미술협회(회장 이점찬)는 지난달 28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대구근대미술관 건립에 따른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대구화단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부터 신진 서양화가들이 왕성하게 활동해 왔으며 이후 여러 단체가 결성되면서 서양화의 전개가 본격적으로 태동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같은 100여 년 동안 근대화단 초기 작가들의 선구적 활동상에도 불구하고 근대 미술사와 더불어 동시대에 활동했던 작가들을 재조명하기 위한 미술관이 지역에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세미나는 근대미술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자임해온 작가들의 작품을 영구 보존하고 그들의 아카이브를 정리해 후대에 물려 줄 문화유산으로 대구근대미술관 건립사업의 필요성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발제자로는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김진혁 학강미술관 관장이, 토론자로는 오동욱 대구경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 최상대 전 대구건축가협회 회장 등 각계 전문가들이 나와 대구근대미술관 건립에 대한 실질적 방안으로 접근하기 위한 시간이었다.김태곤 큐레이터는 근대미술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다양한 분석 사례와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의 근대미술관 건립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김진혁 관장은 대구근대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을 중심으로 아카이브의 중요성에 관해 주요 논제로 다뤘다.이들 발표 내용을 토대로 토론자인 오동욱 실장은 지역문화의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 구성으로 대구근대미술관 건립에 필요한 현장의 세밀한 사전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최상대 전 회장은 미술관 건립에 따른 실천적인 접근으로 구체적인 방안에 관한 논의를 제기했다.대구미술협회 측은 “이날 세미나에는 지역의 각계각층에서 180여 명이 참석해 대구근대미술관 건립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행사로 자리했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10-01

헤어짐이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

심재휘(55) 시인이 4년 만에 새 시집 ‘용서를 배울 만한 시간’(문학동네)을 출간했다. 저자는 지난 1997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해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 부는’ ‘그늘’‘중국인 안마사’ 등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제8회 현대시 동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자는 현재 대진대 문예창작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이번 시집에는 ‘기적’‘비와 나의 이야기’‘마음의 지도’ ‘풍경이 되고 싶다’‘먼길’등 3부에 걸쳐 53편의 시들이 실려 있다.이 시집은 우리에게 익숙한 언어들로 이뤄져 있다. 시인이 보여주는 감정들도 우리에게 생소하지 않은, 우리와 닿아 있는 감정들이다. 특별한 기교 없이 진솔하게 써내려간 시어들은 그래서 읽는 이에게 스미듯 전달된다. 심재휘가 건네는 다정하고 따뜻한 서정의 말들은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아픔을 달래주는 위로의 말이다.심재휘의 시에는 특히 자연물이 자주 등장한다. 이를 통해 자연과 일상이 물 흐르듯이 하나로 통합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이를테면 ‘내다볼 멀리도 없이 제 몸을 핥는 꽃에게서/ 차례 없이 시든 잎들에게서/ 용서를 배울 만한 시간’(‘백일홍’), ‘오래 묵힌 음표들도 건들면 음악이고 썩어가는 낙과의 마음은 언제나 꽃이다’(‘다정도 병인 양’) 같은 시구들이 그러하다. 시든 잎들에게서 용서를 배우고, 썩어가는 낙과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시인이 마음을 다해 그들을 보기 때문이다. 온몸으로 사물의 내면을 마주할 때, 시는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새로 발견하게 한다.이번 시집에서 또 하나의 주된 정서는 그리움이다. 시인은 ‘헤어짐이란 서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봉분이 있던 자리’) 말한다. 시인은 떠나고 사라지는 일의 슬픔보다 이별이 남긴 의미를 살핀다.“이별의 몸이 흥건한 땅바닥에서/그가 둥둥 떠 있던 허공의 어떤 행복으로/괜히 뒷걸음질쳐보고 싶은 저물녘에/나는 와 있는 것이다”―‘가랑비 오는 저녁에 닿다’ 부분시인은 ‘따뜻한 한 그릇의 말’에서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긴 ‘늦도록 외롭지 않게 살아라’라는 말을 떠올린다. 시인은 그 말에서 동행의 의미를 발견한 듯하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홀로됨을 숙명으로 타고난 게 사람이라지만 끝내 고독하지 않을 길을 담담히 가리킴으로써 자그만 희망을 건네고 있는 것이다.“다만 오래 걸어가야 하는 것뿐이란다 아들아/먼 길을 가려면 아들아 너도/국수를 잘 먹어야지”― 심재휘 ‘먼 길’ 부분/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9-28

방민호 서울대 교수 세번째 시집 ‘숨은 벽’출간

방민호(53)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 시인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국문학자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 한국문학사 연구의 권위자인 동시에 1994년 제1회 창작과비평 신인평론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평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이자 2001년 ‘옥탑방’등의 시로 월간문예지 ‘현대시’의 신인추천작품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장편소설 ‘연인 심청’‘대전 스토리, 겨울’과 단편집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답함’등을 출간한 소설가이기도 하다.국문학 강의와 문학사 연구, 평론 집필과 시 쓰기 등 한국 근대문학 연구에서 걸출한 업적 내기와 논리적 해석, 창의적 표현 작업을 부단히 하고 있는 그가 최근에 또 한 권의 시집을 펴냈다.그의 세 번째 시집 ‘숨은 벽’(서정시학)이 바로 그것.2015년 두 번째 시집 이후 쓴 정성스럽게 써내려 온 67편을 담은 이번 시집에는 서정시의 가장 근원적인 창작 동인이 시인 스스로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반추이자 질문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시편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북한산 깊은 곳에 들어가면/ 바깥에서 안 보이는 숨은 벽 있다기에/ 늦가을 산속으로 들어갔어요/…/내 맘 속에 단단하고 높은 벽이/ 안개 속에 사라졌다 새로 보이듯/ 앞에 우뚝 다가서는 것이었지요/…”(‘숨은 벽’ 부분)표제작인 ‘숨은 벽’에서 저자는 머리를 찧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하던 젊은 날 저자의 마음속 벽을 북한산 숨은 벽에 투영해 생성과 소멸, 빛과 어둠으로 표현했다.숨은 벽은 북한산의 등반 코스 중 하나인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에 있는 가파른 절벽을 말한다. 높은 봉우리 사이에 숨어 있어 바깥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회색은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빛/ 흰 빛보다 검은 빛보다 순수한 빛/ 세상을 바닥까지 들여다본 이들만/ 늘 자기 곁에 숨겨두고 아끼는 빛/가장 견고한 것은 흘러다는 것/ 저 구름과 바람, 일렁이는 산안개/바닥 없는 세상 바닥 깊은 곳에/ 형체도 빛깔도 없이 머물러 있는 것/…”(‘포옹’부분)저자는 ‘포옹’에서 바닥 없는 세상 바닥 깊은 곳에 형체도 빛깔도 없이 머물러 있는 것이 가장 견고하고도 유동하는 것임을 이야기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가장 슬픈 것이 한없는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역설을 포함하게 된다. 시인으로서는 이 투명하고 순수한 회색의 희망으로 견고하게 흘러다니는 고독과 슬픔을 견뎌가는 품을 보여주는 것이다.저자는 시인의 말에서 “시인이란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끌어안는 사람, 그 모든 당신들의 탐스러움을 노래로 옮기는 사람”이라며 “저의 시는 노래가 되고 싶어 합니다. ‘나’와 ‘당신’을, 생명을 잇는 숨결이 되고 싶어 합니다. 찰나를 영원에, 파편을 본체에 이어주는 목선이 되고 싶어 합니다”라고 말했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해설을 쓴 유성호(한양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학자이자 비평가인 저자는 창작에 열정과 적공을 부여하며 새로운 존재 전환의 과정을 부단히 치러가고 있다”면서 “이번 시집은 자기 확인과 갱신의 의지를 동시에 담고 있는 시간의 고백록으로서, 시인 자신이 통과해온 날들의 서시와 이미지를 통해 ‘시인 방민호’만의 생의 형식을 선연하게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평했다. 방민호 교수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현재 경북매일에 매주 금요일 에세이 ‘방민호의 살며 생각하며’를 연재하고 있기도 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