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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낭만을 담아’ 당신께

최백호대한민국 낭만가객 최백호(69).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스펙트럼으로 나날이 진화하는 음악적 내공. 청량하고 복고적인 감성가요로 중2219장년층과 깊게 교감해 온 싱어송 라이터. 최백호는 ‘낭만에 대하여’,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영일만 친구’ 등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노랫말과 호소력 짙은 보이스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한 예술인이자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음악 창작공간 뮤지스땅스 소장으로 후배 뮤지션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가요계의 거장이다.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이 오는 5월 11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최백호 콘서트 - 낭만을 담아’를 개최한다.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부모님 세대가 공감할 이번 최백호 콘서트는 비단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아이유, 린, 박기영, 어반자카파, 에코브릿지 등 그간 다양한 후배가수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대중에게 익숙해진 이 시대 최고의 싱어 송 라이터 최백호를 기다리던 전 세대의 많은 팬들을 만족시킬 공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포항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한 최백호의 첫 번째 단독 포항 콘서트이기도 하다.거친 허스키 보이스를 통해 마음을 울리는‘음유시인’처럼 현실에서는 딸을 시집보내는 ‘애비’의 마음으로, 때론 입대를 앞둔‘입영전야’와 같이, 그리고 중년 남성의‘낭만에 대하여’노래하는 가수 최백호는 1976년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데뷔, 포항시민에게 친숙한 1979년 ‘영일만 친구’를 비롯해 제2의 전성기로 이끈 1995년‘낭만에 대하여’, 2017년 ‘불혹’에 이르기까지 여러 앨범을 통해 명곡들을 발표했다.1983년 MBC 10대가수상, KBS 가요대상 남자가수상, 1996년 대한민국영상음반대상 본상, KBS 가요대상 작사상, 2016년 제28회 한국PD대상 라디오진행자 부분 등을 수상했다. 2010년 포항 명예시민증을 수여받기도 한 그는 올 하반기에 전국투어 콘서트를 예정하고 있고 이에 앞서 5월에 포항을 방문한다.이번 공연은 티켓링크((1588-7890)와 포항문화재단((054-289-7810)으로 예매 가능하며 오는 19일까지 조기예매 20% 할인 및 그 외 최대 50%까지 다양한 할인이 제공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4-01

새 보물 지정 기념 특별 전시회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홍진근)은 지난달 6일 새로이 보물로 지정된 ‘경산 신대리 1호 목관묘 출토 청동호랑이모양띠고리’와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2점을 상설전시실(고대문화실)에서 선보인다.보물 제2017호로 지정된 청동 호랑이모양 허리띠 버클은 2007년 경산 신대리 1호 목관묘에서 발견됐다. 함께 껴묻은 유물로 보아 약 2천년 전 서기 1세기 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청동으로 주조한 버클에 여러 가지 도안과 문양을 장식해 지배층의 위세를 상징한다. 호랑이나 말을 모티브로 한 동물형 허리띠 버클은 북방 초원 유목민족 특유의 문화로 일찍이 반도와 관련성이 지적되어 온 것이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확인된 호랑이모양 버클은 10여 점 내외인데 대부분 파손상태가 심하거나 정식 발굴품이 아니었다. 반면, 이 청동버클은 유사한 것들 중에서 보존 상태가 가장 좋고 출토 경위가 분명한 사례다.1978년 경북 고령군 지산동 32호분 조사에서 발견된 금동관이 보물 제2018호로 지정됐다. 얇은 동판을 오리고 두드려 판을 만들고 그 위에 도금해 제작했다. 세움장식(立飾)은 중앙의 넓적한 판 위에 ‘X’자 문양을 점선으로 교차해 가며 새긴 매우 독특한 양식으로 신라·백제의 관과 비교해 고유성이 강하다. 가야지역에서 출토되거나 혹은 출토된 것으로 전하는 관은 모두 5점인데 그 중 정식발굴조사로 확인된 최초의 가야 금동관이다. 함께 껴묻은 유물로 보아 대략 1천600여 년 전인 5세기 대가야시대에 제작된 사실이 분명하다. 이러한 사실과 더불어 가야지역에서 금동관 출토 사례가 매우 적어 그 희소가치가 탁월한 점이 재평가돼 보물로 지정됐다. 그 동안 이 금동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가야실)에서 전시중이었으나 이번 보물지정을 기념해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새롭게 선보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4-01

그리스 조각상 아시아 불상… 비누조각의 신비

경주 우양미술관은 지난해 11월 23일부터 열린 기획전시 ‘우양작가시리즈 2018: 신미경-오래된 미래’전의 전시기간을 6월 16일까지로 연장한다. 지난해 한국 예술계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중진작가들에게 작업의 발전과 전환의 계기를 제공하고 지역민들에게 그들의 수준높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열렸던 전시는‘비누 조각’으로 현대미술의 영역을 확장시켜 온 신미경 작가의 25여 년간 작업을 되돌아보는 총 2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비누를 이용해 재현한 그리스 조각상과 회화, 아시아의 불상과 도자기, 폐허가 된 건축잔해를 박물관‘컬렉션’으로 가정해 형식적으로 박물관식 전시형태를 취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유물과 유적이 산적해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인 도시 경주의 장소성과 중첩되며 원본과 재현된 미술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어 색다른 관람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중 전시장내에 비누벽돌로 축조된 건축 프로젝트 ‘폐허 풍경’은 기존 12t으로 제작된 작품에 비누 2t이 추가돼 거대한 규모로 선보인다. 이 공간은 특별히 전망대 형식의 계단이 함께 설치돼 폐허의 잔해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서양 중세시대의 트립틱(triptych·삼면화) 형식의 대형 좌대 위에 불상 30여 점을 한꺼 번에 모아 설치한 섹션과 신작과 국내 미발표된 백자들로 구성된‘트렌스레이션-백자’섹션 등은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접할 수 있는 볼거리다.아르코미술관 외부에서 전시했던‘풍화 프로젝트’의 조각상은 이례적으로 미술관 옥상과 입구에서 ‘풍화’ 시키는 작업으로 이어져 비바람과 날씨에 의해 풍화가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관객이 직접 화장실에서 작품으로 손을 씻어볼 수 있는 ‘화장실 프로젝트’도 이색적이다.서울대 조소과를 나온 신미경 작가는 런던 슬레이드 미술학교에서 석사를 받은 뒤 비누 작업을 중심으로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 세계적인 경매업체 크리스티의 프라이빗 갤러리였던 헌치오브베니슨에서 성공리에 전시를 열어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다. 비누라는 이색 재료로 각종 고전적인 유물을 빚어낸 그의 독창성에 서구인들이 반한 것이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국 휴스턴미술관등에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4-01

금령총 금관·금허리띠 특별 전시

국립경주박물관(관장 민병찬)은 신라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돌무지덧널무덤)인 경주 금령총(金鈴塚)에서 나온 금관과 금허리띠를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선보인다.금령총은 경주시 노동동 고분군 내 사적 제28호로 지정된 신라시대의 돌무지덧널무덤으로 일제강점기였던 1924년에 조선총독부박물관이 발굴한 유적이다. 금관(보물 제338호)과 기마인물형토기(국보 제91호)를 비롯해 무덤의 이름을 결정짓게 해준 금방울 1쌍이 출토돼 유명한 신라 고분이다.이번에 전시하는 금령총 금관과 금허리띠는 금관 머리띠의 지름이 15cm, 금허리띠의 길이가 74.1cm로 다른 무덤 출토품에 비교하면 작은 편이다.금관은 대부분의 신라 금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곱은옥 장식이 없이 201개의 달개(얇은 쇠붙이)만으로 장식했으며 나뭇가지와 사슴뿔 모양 장식이 있다. 금허리띠는 신라 금허리띠에 많은 물고기 모양 장식 대신 연필 모양 장식을 매단 점이 특징이다.이와 같이 작은 크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금령총을 당대 최고지배자인 마립간 무덤이 아니라 아닌 어린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이번 전시는 금령총 재발굴조사를 계기로 마련했다.금령총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이 22일간의 짧은 기간에 부장품이 주로 분포하는 매장주체부를 중심으로 조사해 무덤의 전체 구조와 축조 방법을 복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당시 출토된 엄청난 양의 유물 중 일부만을 선별해 보고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령총 재발굴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종합보고서를 출간하고 그 내용을 일반에 공개하는 금령총 특별전을 개최할 계획이다.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1924년 금령총 발굴 당시 유리건판사진과 2018년 금령총 재발굴조사 타임랩스 영상을 상영한다. 또한 금령총 발굴현장에 설치한 CCTV를 통해 4월부터 8월까지 진행하는 금령총 발굴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시실에서도 접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31

“표현 풍부·주제 흐름 뚜렷 품격있는 연주회 큰 감동”

제5대 상임지휘자이자 예술감독 임헌정 지휘자 취임을 기념해 마련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제165회 정기연주회 ‘베토벤 인 포항 1’이 지난달 28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돼 포항시민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은 임헌정 상임지휘자 및 예술감독 취임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1천 여명의 관람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약 2시간 동안 임헌정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와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등의 곡으로 잊지 못할 감동의 무대로 출렁였다.전반부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가 연주됐다. 협연을 한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헤르트는 “깊이 있고 탁월히 음악적인 연주자”라는 격찬이 걸맞은 중후함이 베토벤의 선율을 타고 중후하게 흘러나왔다. 한없는 긍정성과 희망이 넘실거렸다. 특히 2악장에서는 화려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피아노의 영롱하고 아득한 울림은 어린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일깨워주는듯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관록의 지휘자 임헌정은 아비람 라이헤르트의 유연하고 매끄러운 타건에 미풍을 불어넣듯 섬세한 움직임을 더했다.전반부의 장엄한 기운은 후반부에 연주된 베토벤의 그리고,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교향곡인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에도 이어졌다. 고난과 극복,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인간의 삶이 응축된 세계적인 명곡 ‘운명 교향곡’을 통해 포항시향이 전한 메시지는 꿈과 희망이었다.포항시향은 1악장 고뇌와 시련, 2악장 다시 찾은 평온함, 3악장 열정, 4악장 환희로 이어지는 이 곡에서 소리가 담백하면서도 다소 빠른 템포의 선율에서도 밀도있는 촘촘함과 지휘에 바로 응하는 깔끔한 기동력을 보여줬고 빠른 템포와 절제의 균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유지하며 악성(樂聖) 베토벤의 천재적인 영감과 예술혼의 정점을 조화로운 화음에 담아내 시민들로부터 환희에 찬 탄성과 함께 박수갈채를 받았다.앙코르는‘월광’이란 부제로 널리 알려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3악장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아일랜드 민요‘대니 보이’였다. 피아니스트의 휘몰아치는 연주와 꽉 찬 톤이 자아내는 카리스마와 따듯한 음색의 금관이 내리에 남는다.이날 연주에 대해 박천영 음악평론가는 “임헌정 지휘자로 인해 연주력의 향상으로 표현이 풍부해지고 주제의 흐름이 뚜렸해 졌다. 연주는 귀로 감상했지만 난 포항시향을 향해 몇 번이고 눈을 비볐다. 그날 연주회는 풍부한 회화적 요소와 섬세한 표현력을 겸비한 품격있는 연주회였다”고 찬사를 보냈다.박천영 평론가는 또“아비람 라이헤르트 피아니스트는 어려운 음악도 월등한 테크닉으로 쉽고 분명하게 감성을 전달해줬으며 강한 터치와 부드러우면서도 또렷이 전해지는 피아니시모는 자신의 음악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함께 나누고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평했다.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모씨(포항시 북구 양학동)는 “초등학교 4,5학년 제자들과 함께 이번 음악회를 찾았는데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협연자의 이해와 밸런스의 조화가 돋보이는 정말 훌륭한 연주회였다. 불멸성과 세계성을 완전하게 획득한 베토벤의 음악의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9-03-31

‘안티에이징 명인’ 박언휘씨의 노화방지에 대한 올바른 정보

사람들은 역사 이래로 오래 사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래서 장수는 분명히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증가하는 것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이유는 수명이 길어지는 데 비해 우리의 몸은 노화 탓에 고통스러워지고, 피부는 탄력을 잃고 주름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늙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 이지만, 사람들은 노화현상을 피하고 싶어 한다. 오늘날 이러한 사람들의 욕구, 즉 젊어지고 싶거나 최소한 피부의 노화를 방지해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최대한 늦추고 싶은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탄생한 것이 바로 안티에이징이다.안티에이징의 사전적 의미는 ‘노화방지’ 또는 ‘항노화’의 뜻이 있으며, 노화방지용 화장품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결국, 안티에이징은 노화를 방지하고 젊게 보이고자 자신을 가꾸는 것을 의미한다.인간이 노화를 거스를 수는 없고 피부는 해마다 탄력을 잃어가고 처져서 흉해진다. 누구나 이러한 노화현상을 벗어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안티에이징에 관한 관심과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이러한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이라도 하듯 안티에이징 화장품부터 비타민 요법, 태반 요법, 면역주사 요법, 정맥 영양주사 치료와 같은 안티에이징 치료가 등장하고 있다.대구 수성구에 있는 박언휘종합내과원장(경북대 의대 졸업)이자 한국노화방지연구소 이사장인 박언휘 내과전문의의 ‘안티에이징 명인 박언휘 의사가 들려주는 안티에이징의 비밀’(불그루)은 안티에이징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누구나 쉽게 안티에이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집필된 책이다.이 책은 △제1장 노화는 필연이다 △제2장 다양한 노화현상 △제3장 노화로 인한 문제 △제4장 노화방지와 무병장수를 위한 노력 △제5장 몸의 노화를 방지하는 안티에이징 치료 △제6장 호르몬 치료를 통한 안티에이징 △제7장 성형을 통한 안티에이징 △제8장 식이요법을 통한 안티에이징 등으로 구성됐다.박언휘 원장은 “이미 노화된 피부를 젊게 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가 노화하는 것을 예방 치료해야 한다”며 “이 책을 통해 안티에이징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얻고 노화현상을 줄여 모든 사람이 오랫동안 아름다움과 젊음을 유지하고 보다 행복한 삶을 살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19-03-28

니체의 사상을 가장 직관적으로 담은 詩선집

“신은 죽었다!”라고 선포한 서양 문명사상 가장 독창적인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시선집 ‘네 가슴속의 양을 찢어라’(민음사)가 출간됐다.니체는 열 살 남짓한 어린 시절부터 시를 썼고, 글을 쓸 수 있던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시 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시인이었다. 니체에게 시 쓰기는 사유하기와 같은 의미였고, 철학적 사유 자체가 하나의 시적 성찰이었다. 그는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가장 직관적이고 명료한 형태, 즉 시로 풀어냈다. 이번 시선집은 10대 소년 시절의 ‘청춘 시절의 시’부터 정신적 암흑기에 들어섰던 1889년 직전의 ‘디오니소스 송가’까지, 대표시를 선별해 총 5부로 구성했다.“그대 시인의 동경은독수리 같고, 표범 같고,그대의 동경은 수천의 탈을 쓰고 있다,그대 바보여! 그대 시인이여!……그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양 같은 신을 바라다본다 - ,사람들 가슴속의 신을,사람들 가슴속의 양을 찢는다,찢으며 웃는다 -그것, 그것이 그대의 기쁨이다,표범의 기쁨이요 독수리의 기쁨이다,시인과 바보의 기쁨이다!”―‘바보여! 시인이여!’에서니체는 “자신이 창조가가 되지 않는 한 ‘선과 악’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설파한다. 그는 기존의 도덕과 관념,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이미 정해져 있는 선과 악이라는 기준을 넘어, 오직 스스로 진실을 추구하고자 한다. 니체의 시는 자주 독수리, 표범, 사자와 같은 강한 자연의 짐승의 모습을 빌려, 양으로 대변되는, 세속적 규범에 순종하는 “미덕”을 찢어발긴다.“모든 미덕 앞에서 나는죄를 저지르고 싶다,아주 큰 죄를 짓고 싶다!모든 명성의 나팔들 앞에서나의 공명심은 구더기가 되고,그런 나팔들 아래에서 나는가장 낮은 자가 되겠다….”―‘명성과 영원’에서복종을 거부하기에 그는 위험에 스스로 처하고, 성장하기 위해 안락함과 행복을 뿌리치고 고난과 불행을 택한다. 모든 인간적인 가치, 선과 악, 연민과 자기 경멸까지도 넘어서야만 진정 자유로운 ‘초인’이 될 수 있다. 니체는 이 모든 것을 시로써 노래하고 선포한다.“더 이상 길도 없다! 주위엔 심연과 죽음 같은 정적뿐!”너는 그걸 원했다! 너의 의지는 길에서 벗어났다!자, 방랑자여, 잘했다! 이제 차갑고 맑게 바라보라!너는 길을 잃었으니 네가 의지할 것은 위험뿐이다.―‘방랑자’에서“바람과 함께 춤추지 못하는 자,끈으로 묶여 마땅한 자,묶인 자, 불구의 노인,위선에 찬 멍청이들, 명예만 중시하는바보들, 덕을 칭송하는 등신들,우리의 낙원에서 모두 꺼져라!거리의 먼지를 소용돌이치게 하여모든 병자들의 콧구멍에 집어넣어병자들 패거리를 몽땅 몰아내자!”―‘미스트랄에게’에서니체는 가만히 앉아 읊조리지 않는다. “그대는 벌써 얼마나 오래도록 / 그대의 불행 위에 앉아 있었나?” 그의 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일어나 걷고 뛰고 끝내 날 수 있도록 깨달음을 준다. 평생 지독한 근시였으며, 끔찍한 편두통과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렸던 니체는 이러한 육체의 고통에 대비되는 명랑한 정신으로 진정한 자유를 탐구하였다. 이것은 그가 자신의 삶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경쾌하고 활달하게 춤추는 듯한 시의 문체와 표현은 니체의 사상을 가장 정확하게 담아내는 그릇이 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8

우리시대 최고 작가들의 숨김없는 내면 고백과 소소한 일상

한국문학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상문학상은 해마다 신년 벽두에 수상작을 발표한다. 그해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는 ‘수상 소감’과 함께 ‘문학적 자서전’을 발표하는데, 이 ‘문학적 자서전’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독자들에게 여과 없이 말해주는 일종의 자기 고백이다.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작가들이 감정의 심연까지 드러내는 이 특이한 글쓰기가 유별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무도 묻지 않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라도 말해주고 싶은 작가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은 글이다.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숨김없는 내면의 고백을 읽고 있으면, 이 작품을 쓴 작가는 어떻게 소설가로 출발하게 됐을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어떤 책을 읽었을까?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고 있을까? 등등 작가에 대해 막연히 품고 있었던 호기심이 절로 풀린다.또한 아하, 이분은 이렇게 글 솜씨를 갈고 닦았구나. 아하, 또 이분은 이런 삶의 고통을 글로 승화시켰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감동하게 된다. 작가들이 살아온 저마다의 이력을 보며 감동하는 이유는 이처럼 한 사람의 작가에 대해 알아보려고 기대했던 것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인간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아무 일 없다는 듯 툭툭 바지를 터는 것 같은 소박함에서부터 한 자리에서 봄과 겨울을 동시에 겪으며 살아가는 일상의 희망과 아픔까지, 한 사람의 작가가 아닌 일상의 소소한 삶을 사는 한 사람의 인간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이상문학상 대상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문학사상사)는 이렇게 우리 시대 최고 작가들의 이야기가 다정하고 소담하게 담겨 있다.가나다순으로 수록한 작가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제각각의 세계관과 함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때로는 살며시 미소 짓게 하는 사연부터 울컥 치미는 슬픔을 참지 못하게 만드는 이야기까지, 상처와 아픔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따스하고 잔잔한 시선으로 전한다. 그립고도 소중한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이상문학상은 그 전통과 권위로 보았을 때 한국 문단에서는 하나의 역사에 해당한다.신년 벽두에 출간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출간을 기다리는 독자도 수만 명에 이른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제1회부터 꼬박꼬박 구입해 소장하고 있는 독자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상문학상 수상은 작가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영광이다. 이상문학상 수상작 자체가 우리 문학사에 불멸의 작품으로 자리 잡는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이 책은 역대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들이 대상 수상 그해 집필한 ‘문학적 자서전’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집필하고 수정하고 보완하고 편집해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문학적 자서전’ 코너가 신설된 것은 1993년 제17회 이상문학상 때부터다. 이 책에서는 1993년 제17회 대상 수상 작가 최수철부터 2019년 제43회 대상 수상 작가 윤이형까지, 연락이 닿지 않거나 개인 사정으로 싣지 못한 몇몇 작가들을 제외하고, 총 스물두 명의 대상 수상 작가들의 글을 실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8

포항제일교회, 판소리 ‘갈릴리 예수’ 초청

판소리 ‘갈릴리 예수’가 4월 5일 포항제일교회 본당 무대에 오른다.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박영호)는 이날 오후 7시30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리는 사순절 음악예배에 판소리 ‘갈릴리 예수’를 초청, 공연한다.연출은 류형선 감독(전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이 맡는다.국악 예술의 정점인 판소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노래하며 대금, 해금, 피리, 가야금, 거대한 타악 세트로 구성된 걸출한 실력의 연주단과 더불어 역동적인 창작 판소리로 탈바꿈 시킨다.판소리 ‘갈릴리 예수’ 공연에는 이선희, 이봉근 소릿광대가 번갈아 가면서 소리를 들려주고, 안은경(피리), 박경민(대금), 김주리(해금), 민혜인(가야금), 손정진(소리북), 이충우(타악) 등 6명이 연주에 참여한다.6명의 연주자 중 1~2명도 시간에 따라 소리꾼으로 변해 소리를 들려주며 관객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갈릴리 예수’의 첫 번째 이야기는 베드로와 예수 그리스도의 애틋한 연민(그 사람 베드로)으로 시작된다. 이어 산상수훈의 팔복(산 위에서 전한 이야기), 수난과 부활(부활의 거점, 갈릴리)로 진행된다.극적 효과와 박진감은 재미있는 판소리를 듣는다는 만족감을 주고, 관객들과 교인들에게 제공되는 자막은 종교적인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특히 판소리나 창극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들에게 판소리가 얼마나 재미있는 공연인지와 판소리의 소재가 전통적인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공연 중간 중간 제공되는 그림은 기독교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조선시대의 모습과 산수를 차용하고 있어 관객들에게 친근감을 심어준다.공연 마지막에는 소릿광대 이선희와 이봉근이 함께 무대에 올라 이중창의 판소리를 들려줘 판소리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 선입견을 없앤다.대본을 쓰고 작곡을 하고 연출을 맡은 류형선은 작곡가, 음반프로듀서, 정동극장 이사, 남북음악인 교류협의회 사무국장, 숨 엔터테인먼트 예술감독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을 지냈다.또 KBS 국악대상(2008년)을 수상했으며, 음악극 ‘공무도하’ ‘현의 노래’ ‘달빛에 잠들다’ ‘못 다한 사랑(백범김구)’, 영화 ‘귀향’ 주제가 ‘가시리’, 전래자장가 ‘자미잠이’, 칸타타 ‘새벽날개 햇빛타고’ 등 400여 작품을 발표했다.소릿광대 이선희는 이화여대 대학원 음악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제22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명창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중앙대학교와 백석예술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음반은 단가집 ‘new windows’와 국악가요집 ‘화무십일홍’ 등을 발매했다.소릿광대 이봉근은 2002년 10월 전통예술경연대회(국립국악원 주최) 성악부문 동상을 받은데 이어 2003년 7월 전국국악경연 제19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판소리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2012년 12월에는 KBS 국악대상 올해예술상(연주부문)을 수상했고, 2017년에는 KBS2 TV ‘불후의 명곡 2013 전설을 노래하다’에서 최종우승을 했다.가야금 하수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를 졸업했으며, 제17회 경기국악제 기악부 학생부 대상을 받았다. 서울시청소년국악단 단원, 달음 동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대금 박경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을 수석졸업하고 숙명여대 음악치료 대학원을 수료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대금 수석단원, 과천교회 하늘종소리 핸드벨 콰이어 지휘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해금 김주리는 한양대학교 음악대학과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창작국악그룹 the林(그림) 멤버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Juri’s 1st ‘Passage’ 음반을 발매했다.소리북 이우성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이며, 제18회 박동진 판소리명창 명고 대회 고법 일반부 ‘장원’을 했다. AUX(억스)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타악 이충우는 2011~2012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차세대집중육성사업자로 선정됐다. 미국 L.A Muscian Institute를 수료했으며, 에스닉 팝 그룹 락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7

경주 골굴사, 트레킹 템플스테이 마련

신라 화랑의 기상과 호국불교정신이 깃든 선무도(禪武道) 총본산 경주 골굴사가 봄을 맞아 산사의 멋들어진 풍광과 봄꽃을 벗삼아 트레킹과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이벤트를 마련했다. 경주 골굴사(주지 적운 스님)는 오는 4월 21일까지 함월산 골굴사 봄기운으로 힐링할 수 있는‘논두렁 밭두렁 트레킹 템플스테이’를 개최한다.원효 스님의 열반성지로 신라 1천년의 향기를 간직한 석굴사원 골굴사는 ‘전통무예대회’를 개최하며 한국 전통무예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불교의 전통수행법인 선무도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한 결과 한해 4만명이 넘는 참가자가 방문하는 ‘템플스테이 중심도량’으로 자리매김했다. 원효대사의 가르침을 선무도로 풀어내겠다는 적운 스님의 서원은 2천명이 넘는 외국인이 오직 선무도 수행만을 위해 골굴사를 찾는 비결이기도 하다.이번 논두렁 밭두렁 트레킹 템플스테이는 선무도 수련, 선무도 공연관람, 국궁, 승마(옵션) 뿐 아니라 함월산 및 토함산, 한지마을, 감포 깍지길 걷기 등의 트레킹 프로그램과 쑥버무리 만들어 먹기 등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골굴사 주지 적운 스님은 “명상, 선요가, 선무술, 선체조 등을 포함한 불교 수련법인 선무도수련과 함께 토함산과 맞닿은 함월산 기슭에 자리한 석굴사원인 골굴사의 힐링 트레킹을 함께 할 수 있는 이번 논두렁 밭두렁 트레킹 템플스테이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에게 더욱 심신단련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19-03-27

‘2019 올해의 청년 작가展’ 5인 선정

대구문화예술회관은 2019 올해의 청년작가전에 초대될 5인의 작가들을 공모 심사를 통해 선정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전은 대구·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만 25~40세 사이의 청년작가를 발굴, 지원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로 22회째 열린다. 이번 공모는 2월 11~15일까지 진행됐으며, 시각예술 전 분야에 걸쳐 총 43명의 청년작가가 응모해 5인의 작가가 선정됐다. 선정된 청년작가는 회화(한국화) 부문에 이성경, 설치 부문에 안효찬, 이소진, 정재범, 입체·미디어 부문에 배문경 등 총 5명이다.이성경 작가는 일상의 경험과 풍경들을 담아내는 회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안효찬 작가는 인간의 탐욕과 사회의 모순을 풍자적 시선으로 담아내는 설치작업을 보여주고 있다.이소진 작가는 자연 생명체의 생존 본능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설치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정재범 작가는다양한 설치 작업을 통해 개인과 사회에 관한 생각들을 담아내는 작가다. 배문경 작가는 최근 명화나 민화 등 친숙한 회화를 차용한 평면 이미지를 3D 프린터라는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입체화한 조형물에 영상을 투사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올해의 청년작가에 선정된 작가들은 전시준비를 위한 창작지원금 500만원과 팸플릿 제작, 1인당 1개 전시실 제공 등 전시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지원받게 된다. 전시는 10월 3~11월 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5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다./윤희정기자

2019-03-26

POSCO, 신춘음악회 ‘봄이 오는 소리’

피아니스트 최지안생동하는 봄기운을 가득 담은 ‘신춘음악회’가 열린다.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 오형수)는 오는 29일 포스코 창립 51주년을 맞아 효자아트홀에서 신춘음악회‘봄이 오는 소리’를 개최한다.신춘음악회‘봄이 오는 소리’는 포스코가 올해 처음 선보이는 클래식 공연으로 포스코 창립 51주년을 기념하고 지역민과 직원들에게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제공하기 위해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봄을 주제로 기획했다.이번 공연에서는 전문 클래식 연주단체 서울튜티챔버오케스트라와 포항 출신의 피아니스트 최지안씨가 협연하며 부산시립교향악단 최수열 예술 감독이 지휘를 맡았다.서울튜티챔버오케스트라는 1988년 창단한 이후 지난 31년 간 60여 회의 정기연주회와 끊임없는 독창적인 기획공연으로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지난 2017년 베를린콘체르트하우스에서 베를린캄머 심포니와 함께 연주해 호평을 받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전문 클래식연주단체다.최지안 피아니스트는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를 졸업했으며 밀라노 보키 문화재단초청 독주회 등 다수의 공연경험을 가진 실력파 피아니스트다.이번 공연에서는 고전파를 대표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다단조 Op.37’과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멘델스존의‘교향곡 제4번 이탈리아 가장조 Op.90’을 연주하며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베토벤‘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웅대한 구성에 베토벤의 젊은 기백과 거장적인 기교가 잘 발휘돼 있어 힘찬 에너지가 느껴지는 곡이다. 멘델스존 ‘교향곡 제4번’은 남부 유럽의 눈부신 태양, 청명한 풍경, 상쾌한 느낌이 그대로 담긴 경쾌하고 명랑한 분위기의 작품이다공연이 열리는 효자아트홀은 1980년 개관 이래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료로 제공해왔으며 한층 수준 높은 문화공연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12월 전면 리모델링을 실시한 이후 매달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한편, 신춘음악회 ‘봄이 오는 소리’는 29일 오후 7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하며, 포항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입장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19-03-26

‘위대한 자연에게 조언을 구하라’ 시인의 삶과 시를 듣는 시간

문태준 시인“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키가 작은 나무였다/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나무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한번 또 한번 출렁했다/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번 출렁했다/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문태준 시‘아침’부분)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목월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많은 팬들을 거느린 문태준(49) 시인이 경주에서 특강을 한다.(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에서 운영하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은 오는 30일 오후 2시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문태준 시인 초청 특강을 연다.문태준 시인은 1970년 김천 출생으로 김천고를 졸업했고,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 시‘處暑’외 아홉 편이 당선돼 등단해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외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출간했다. ‘가재미’, ‘맨발’등의 시집을 내면서 한국 서정시의 적자(嫡子)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 해 낸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로 목월 문학상을 수상했다. 특히 문학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 “가장 좋은 시집”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한국 현대 시단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시힘’ 동인으로, 불교방송의 PD로도 활동하고 있다.문 시인은 그동안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빛나는 시간들이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가 잃어버린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여기에 빛나는 광휘를 부여하는 것이 시인의 임무”라고 역설해 왔다. 이번 특강은 문 시인으로부터 직접 그의 삶과 시의 문법을 들어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위대한 자연에게 조언을 구하라’라는 제목으로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손꼽히는 시인의 섬세하고 보드라운 언어들로 아름다운 시를 써내려가는 문태준 시인의 생생한 육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6

‘포항지역사회연구소’ 창립 30주년

포항지역사회연구소는 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해 1천300여 명의 이재민을 낸 5.4규모의 지진에 대해 포항에서 가장 먼저 “포항지진은 포항지열발전소의 유발지진들이 촉발시킨 인재요 관재”라고 주장하며 즉시‘지열발전과 포항지진’이란 단행본을 기획해 두 달 만에 출간해 화제를 모았던 포항의 시민단체다. 포항지역사회연구소는 2018년 2월 지진피해포항시민대회를 주최해 “관계기관들에게 63회 유발지진 은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논리를 제공하고,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을 발송한 데 이어, 2018년 4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2018년 9월 ‘지열발전과 포항지진의 상관성과 유발지진 은폐 진상규명 및 대응을 위한 포항시민대회’를 주관하면서 포항지진 총괄 자료집‘왜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열발전소 63회 유발지진을 철저히 은폐하고 있는가?-지열발전과 포항지진, 그 숨겨진 진상’(143쪽)을 출간했다.포항지진 1주년을 맞은 2018년 11월에는 ‘포항지열발전소 63회 유발지진 은폐와 그 행정적 부당성’을 규명하기 위해 포항시민 1천821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접수했다. 이 감사청구는 지난 20일 포항지진과 포항지열발전소의 상관성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해왔던 정부조사단이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라 포항지열발전소의 유발지진들이 촉발시킨 지진이었다”고 밝혀냄에 따라 감사의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포항지진 사태의 한복판에서 그러한 역할을 감당해온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최근 회원 11명의 실명으로 신간 ‘포항의 눈(The Eyes of Pohang)’을 출간했다.이 책에는 ‘포항지진은 인재요 관재’라는 에세이를 비롯해 감사원에 접수한 국민감사청구이유서의 전문도 수록돼 있다. 물론 포항지진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평화를 읽는 눈’, ‘포항지진을 직사하는 눈’, ‘포항의 빛을 찾는 눈’, ‘포스코를 보는 눈’이라는 책의 구성이 보여주듯이, 시 승격 70주년을 맞은 포항의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들을 진단하면서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책은 포항의 힘은 포항시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진리를 신뢰하는 데서 해법을 찾았다. 시민의 힘은 시민의 각성 수준에 달려 있으며, 시민의 각성은 사태나 현실을 통찰하는 ‘눈’을 갖춰야 이뤄질 수 있다. 그래서 시 승격 70주년의 포항에 살고 있는 시민은 지금부터 최소한 4개의 눈을 더 갖추거나 더 밝게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첫째는 ‘평화를 읽는 눈’이다. ‘분단의 휴전체제’를 극복해 ‘종전의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역사적 전환을 성취해 민족 화해와 평화와 공존공영과 통일의 대장정에 나서야 하는 ‘특별한 때’에 포항시민은 ‘평화를 읽는 눈’을 갖춰야 한다.둘째는 ‘포항지진을 직시하는 눈’이다. 포항시민은 누구나 왜 규모 5.4 포항지진이 “인재요 관재였던가”에 대해 정확히 직시하고 당당히 발언할 수 있는 ‘눈’을 갖춰야 한다.셋째는 ‘포항의 빛을 찾는 눈’이다. 포항문화의 수준이란 포항이라는 지역공동체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총체적 가치관의 평균수준이며, 이는 시민의식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포항시민은 포항의 빛을 ‘보는 눈’만 아니라 ‘찾을 수 있는 눈’을 갖춰야 한다.넷째는 ‘포스코를 보는 눈’이다. 포스코가 포항에서 가장 중대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니 포항시민은 포스코를 정확히 보는 ‘눈’을 갖춰야 한다.‘평화가 터졌다는 그날이 오면’ 등을 집필한 이대환 작가는 “포항시민은 평화·포항지진·포항의 빛·포스코를 정확히 보는 ‘눈’을 새로 갖추거나 더 밝게 닦아야 한다는 이 책의 제언과 고언은, 시 승격 70주년의 포항이 미래의 어느 날부터는 한국인이 자랑스러워하는 도시로 피어나기를 희원하는 필자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오랜 탐구와 관심과 애정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는 지난 20일 정부조사단의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었다. 포항지열발전소의 유발지진들이 촉발한 지진이었다”라는 결과 발표를 시민들과 다시 살펴보는 기회를 만든다는 뜻도 곁들여 29일 오후 7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포항시민과 함께하는 북콘서트를 개최한다.이날 북콘서트는 필자 11명 전원과 포항시민이 나누는 대화의 형식으로 진행되며, 시민 대표 두 사람이 ‘포스코에 보내는 포항시민의 말’을 낭독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5

플루트·클라리넷·피아노 선율과 함께하는 茶香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의 상설 브런치 공연인 ‘3월의 차향이 있는 작은 음악회’가 오는 27일 오전 11시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오전시간을 활용해 여가를 즐기고자 하는 주부와 시민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차향이 있는 작은음악회는 지난 2009년부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고 열린 음악회의 형식으로 열려 포항을 대표하는 상설 음악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이번 3월 차향이 있는 작은 음악회는 ‘꽃이 피다’를 주제로 청명하게 울려 퍼지는 플루트와 장중하고 우아한 느낌을 연출하는 클라리넷, 목관악기와 훌륭한 하모니를 이루는 피아노의 선율로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생명의 계절 봄을 맞이해 따뜻하고 달콤한 멜로디를 선사할 이번 음악회에는 플루트와 클라리넷의 듀엣곡으로 대중들에게 유명한 생상의‘타란텔라’와 차이콥스키의 ‘렌스키의 아리아’, 도퍼의 ‘안단테와 론도’ 등 아름답고 서정적인 클래식 음악을 무대에 올린다.무대에 오를 김영미 플루티스트는 현재 한국 플룻학회 부회장이며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송호섭 클라리네스트는 독일 뮌헨음대와 스위스 바젤음대를 졸업하고 앙상블 디아파종(Ensemble Diapason)의 리더로서 활발한 실내악 활동을하고 있으며, 현재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 교수로 재직중이다.이성원 피아니스트는 섬세하고 내면에서 뿜어 나오는 음악 열정으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지역 대표 중견 연주자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뉴욕, 폴란드, 헝가리, 베이징, L.A, 예술의 전당 등에서 다수의 독주회를 개최했으며 대구시향, 포항시향, 울산시향 등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연주자 바로 앞에서 방석을 깔고 앉아 음악의 생생한 울림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된 이번 차향이 있는 작은 음악회는 봄과 어울리는 전통차와 다과가 무료로 제공되며,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자유로이 앉아 즐길 수 있다.공연시간은 약 60분이며 입장료는 무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5

포항시향 야심찬 ‘베토벤 프로젝트’ 막 오른다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제5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취임 기념 음악회가 28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임 신임 지휘자가 처음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제165회 정기연주회를 겸해 진행되며 ‘포항시립교향 악단 베토벤 인 포항 1’로 꾸며진다.‘베토벤 인 포항’시리즈는 ‘포항을 음악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임 지휘자의 야심찬 첫 프로젝트다. 2020년 악성(樂聖)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클래식 음악의 성서’라고도 할 수 있는 베토벤의 음악 중 교향곡 9곡과 협주곡 7곡을 내년까지 모두 연주한다. 그 첫 번째로서 이날 베토벤의 걸작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와 ‘운명’ 교향곡으로 잘 알려진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피아노 협주곡 ‘황제’는 베토벤의 천재적인 영감과 예술혼의 정점을 형성한 걸작으로 구상이 크고, 곡을 관통하는 긍정적인 분위기와 군악 풍의 늠름한 기상이 마치 ‘황제’와 똑같다고 해 이런 칭호를 얻었다. 곡의 협연은 서울대 교수로 재직중인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헤르트가 맡는다. 그는 반 클라이번 국제콩쿠르와 쾰른국제콩쿠르 등 유수 콩쿠르에서 입상한 후 동아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뉴욕타임즈로부터 “깊이 있고도 탁월한 음악적인 연주자”라는 격찬을 받은 그는 지성적인 해석과 매력적인 음색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교향곡 5번 ‘운명’은 원래 베토벤이 직접 붙인 제목은 아니지만, 도입 부분이 운명을 두드리는 것 같다고 해 생긴 제목으로 일본과 한국에서만 운명 교향곡이라 불린다. 그러나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고도 운명이 느껴지는 곡이라 볼 수 있으며, 인간의 모든 감정을 표현하고 느끼게 하는 음악이다.임헌정 지휘자는 “포항시향과 함께 힘차고 무게감 있는 첫발을 내딛고자 한다”며“제165회 정기연주회가 되는 이번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행복과 감동을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5일 위촉된 임헌정 지휘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로 탁월한 음악적 역량과 교향악단 운영 능력을 평가받고 있다. 임 지휘자는 서울대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로 33년동안 재직하면서 서울대 음악대학 오케스트라를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부천시립교향악단을 25년동안 이끌었다. 부천시립교향악단 재임시절 악단을 국제적 수준으로 격상시켰으며 국내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를 통해 전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재임시절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녹음했는데 그것으로 미국 브루크너 협회로부터 올해의 음반상을 받은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4

뮤지컬 ‘웃는 남자’ 녹화 무료 상영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오는 31일 오후 2시 구룡포생활문화센터에서 제3회 한국뮤지컬 어워즈에서 대상, 남우주연상, 무대 예술상을 수상한 뮤지컬 ‘웃는 남자’를 녹화 무료 상영한다.포항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구룡포생활문화센터에서 구룡포읍민을 비롯한 포항시민에게 우수 공연예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예술의전당에서 추진하는 ‘예술의 전당 영상화사업’공모에 선정돼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지난해에는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상영했으나, 보다 많은 읍민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부터 일요일 낮 시간대에 상영하고 있다.뮤지컬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이야기 한다.정통 유럽 뮤지컬을 국내에 선보이며 ‘엘리자벳’, ‘모차르트’,‘드라큘라’ 등의 작품을 흥행으로 끌어낸 EMK 뮤지컬컴퍼니의 두번째 오리지널 뮤지컬로 180억원을 투입해 만든 블록버스터급 작품이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 대본·연출 로버트 요한슨, 김문정 음악감독 등 세계적 스태프와 박강현, 신영숙, 양준모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2018년 초연 당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객석에서 보이지 않았던 무대 곳곳이 4K 화질의 카메라 등 총 13대의 카메라에 꼼꼼하게 담겨 있어 그 세밀함은 ‘무대 위 숨은 1인치’를 만날 수 있는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다.뮤지컬 ‘웃는 남자’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작품 안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4

행복보다 더 큰 가치를 가르치다 ‘아미시 육아법’

“부모가 눈앞에서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이는 슬프고 외롭다고 느낍니다”‘육아는 방법이 아니라 삶의 방식입니다’(판미동)는 보수적 기독교파를 이르는 아미시 교인들의 육아 지혜를 모은 책이다.아미시(Amish)는 사랑과 용서, 비폭력을 신념으로 삼으며,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삶을 실천하는 미국의 개신교 공동체다. 유아세례를 거부하고 개인의 종교 선택의 자유를 주장해 기성 종교들로부터 박해를 받아 18세기에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재세례파가 그 기원이다. 현재까지도 그들은 18세기식 복장을 유지하고, 전기, 자동차, 휴대폰 등 현대 문명과 거리를 두며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낯설고 유별나다고도 볼 수 있는 삶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등 31개 주에서 33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가족당 평균 7명의 자녀를 두는 대가족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저자 세레나 밀러는 오랜 기간 아미시 문화를 연구하면서, 침착하고 공손한 아미시 아이들과 쉽고 편안하게 육아를 하는 듯 보이는 아미시 부모들에 매력을 느꼈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아미시 부모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함께 생활하면서 현대 사회의 육아와의 중대한 차이점을 발견했다. 자신의 아이가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일반적인 부모들과는 달리, 아미시 부모들은 행복을 주요 목표로 삼지 않았다. 그들은 성실하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 일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 즉 가치 있는 사람으로 아이들이 자라기를 바랐다. 행복이란 가치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생기는 ‘부산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식이나 외모, 소유물을 뽐내는 ‘호흐무트(Hochmu·교만)’를 피하고, ‘우프게바(Uffgevva·나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다.)와 ‘겔라센하이트(gelassenheit·내려놓음)’의 원칙을 실천하는 것이 아미시 육아의 핵심이다. 거기엔 순간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달래는 방식으로 키워진 아이들, 물건을 너무 많이 소유하고 뚜렷한 가치와 규칙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결국 불행해지곤 한다는 역설이 깔려 있다.아미시가 스마트폰, 인터넷, TV 등 모든 현대 문명을 멀리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려는 현대 사회의 사람들과는 달리,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 게 좋을지 먼저 신중하게 고민할 뿐이다. 모든 일을 선택하고 결정할 때마다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가족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다. 만약 새로운 기술들이 가족의 공존과 소통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면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이다.스마트폰, 인터넷, TV 등은 아이들을 선정적이고 무분별한 정보와 광고에 노출시킨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고, 가족 간의 소통을 단절시켜 아이들에게 정서적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4세와 18세 사이 1천명의 아이들에게 부모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묻는 조사에서 아이들은 “슬프고, 화나고, 짜증 나고, 외롭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저자는 아미시 아이들이 안정되고 자기 삶에 만족하는 듯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이미 필요한 관심을 다 받고 있기 때문에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징징대거나 못되게 행동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아미시 육아의 오랜 지혜는 효율적인 육아 방법을 찾는 데 몰두하는 우리 육아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돼 줄 것이다. /윤희정기자

2019-03-21

‘서정적 전위’ 위선환 여섯번째 시집 출간

“(….)골격은/사,람,과,죽,음,과,주,검,이,일,체,로,서,일,치,한,주,체,의,형,식,인,것.”― 위선환 시 ‘죽은 뼈와 인류와 그해 겨울을 의제한 서설’ 부분서정시의 대가 위선환(78)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시작하는 빛’(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는 총 5부로 나뉘어 69편의 시가 실렸다. 이 시집에서 위선환 시인은 탁월한 시적 감각과 깊은 사유로 확보된 ‘서정적 전위성’을 다시 한번 유감없이 보여준다.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권혁웅은 “위선환 시인이 다시 시를 쓰기까지 30년이 걸렸던 것은 어쩌면 시적 허용―정확히는 시적 자유―을 한국어에서 보편문법의 일부로 재도입하는 데 걸린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설파한다. 1960년대 위선환의 시는 당대의 어떤 시적 경향에도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당시 그가 보여준 시적 행보는 30년이 흘러 2000년대 시인들에게서 고스란히 되풀이됐다. “처음 시를 쓸 때부터 보편문법 너머에서 생성되는 어떤 것을, 이를테면 명사(주어)의 존재론이 아니라 형용사(술어)의 존재론을 겨냥하고 있었”던 그의 이런 “시도는 당시에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설에서 밝히고 있거니와, 그럼에도 한국 시는 그가 걸었던 그 길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긴 시간을 보낸 후 시인이 새로 쓴 시들을 갖고 나타났을 때, 이 시들은 우리 언어의 보편적 가정을 전복하는 특별한 언술을 내장하고 있었다”고 권혁웅은 덧붙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1

언어의 붓으로 그려낸 ‘옛날’에 대한 스케치

공쿠르상을 받은 프랑스 문학사의 거목 파스칼 키냐르(71)의 소설 ‘눈물들(Les Larmes)’(문학과지성사)이 번역 출간됐다. 신화나 역사에서 과소평가됐거나 망각된 인물을 끌어내 조명해온 키냐르는 이번에도 프랑크 왕국의 역사가 니타르와 사료에 단 한 줄로 남은 그의 형제(아르트니)를 소환해 소재로 삼았다.키냐르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옛날’로 수렴되는 ‘옛날’에 대한 담론이다. 빅뱅 이론을 신봉하는 키냐르의 ‘옛날’은 우주의 시초인 빅뱅, 즉 원초적 분출로, 우리가 부재했던, 사람으로 치면 수태 이전의 세계다. 그렇기에 우리가 볼 수 없었으며 앞으로도 볼 수 없는, 우리 자신이 결여된 이 세계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키냐르는 작품 속에서 독서, 글쓰기, 음악, 회화, 춤, 자연의 관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런 옛날에 접속하고자 했다.역사상 첫 프랑스어 문서인 스트라스부르 조약을 기록한 니타르와 그의 쌍둥이 형 아르트니, 그리고 그들의 주변인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소설 ‘눈물들’은 언어(프랑스어)를 사람처럼 하나의 주인공으로 삼아 키냐르가 평생 천착했던 주제인 옛날을 묘사한다. 하나의 언어가 탄생하는 빅뱅의 순간으로부터 키냐르의 ‘옛날’을 엿볼 수 있게 한다.이 소설은 여느 키냐르의 작품과 같이 문장과 문장, 지식과 상상력 사이의 여백에서 독자의 숨겨진 감성과 상상력을 이끌어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1

범어성당, 네덜란드 ‘두독 앙상블’ 초청 공연

천주교 대구대교구 범어성당은 사순절을 맞아 다음달 14일 오후 2시 대성전에서 ‘네덜란드 두독(DUDOK) 앙상블 초청 내한 공연 - 바흐 마태수난곡’을 개최한다.두독 앙상블은 1999년 현 지휘자인 요한 로즈가 창단했다. 네덜란드 북부 도시 힐퍼숨의 유명한 건축가인 빌렘마리누스두독(1884∼1974)을 기리고자 그의 이름을 따왔으며 30 여 명의 기악 앙상블과 60여 명의 혼성 4부 합창을 아우르는 종합 연주 단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세계 각지에서 초청받아 바흐의 ‘마태수난곡’, ‘요한 수난곡’ 등을 연주하는 투어 시리즈로 유명하다.이번 내한 공연은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의 후원 하에 영국, 네덜란드, 스코틀랜드,독일 등 유럽전역에서 온 최상급 솔리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마태수난곡’은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걸작이자 바흐가 남긴 불후의 명곡이다. 바흐는 마태 복음 26장과 27장을 바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마지막 몇 일 동안 일어난 일들을 이 음악에 담고 있다.제1부에서는 십자가에 못박힐 것을 미리 알려주는 장면, 예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한 여인의 이야기, 최후의 만찬과 겟세마니에서 기도하는 장면이 나오며, 제2부에서는 예수가 잡혀가고, 최고 의회에서 신문을 받아 십자가에 못박혀 숨을 거두고, 무덤에 묻히는 모든 상황이 애절하게 그려진다. 낮고 부드럽게 흐르는 바이올린 선율과 비탄에 가득찬 노래는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전한다.‘나의 하느님,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나를 불쌍히 여기고서’로 시작하는 제39곡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쉬 감독의 유작‘희생’의 시작곡으로 우리 귀에도 익숙하다.전체 2부 78곡으로 이뤄져 전곡을 연주하는데 적어도 두 시간 반이 소요되며 두 개의 합창단과 두 개의 오케스트라, 여섯 명의 솔리스트와 소년 합창단이 모두 함께 무대에 오르는 장엄한 편성으로 돼 있다.범어성당 측은 “이번 음악회가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거룩한 부활을 준비하는 신자들에게 사순 시기의 의미를 되새기고 묵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0

포항교회들, 사순절 새벽 제단 쌓는다

포항지역 기독교 교회들이 사순절기간 새벽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다.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매일 오전 5시 교회 본당에서 새벽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교회는 사순절이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묵상 주제로 말씀을 전한데 이어 17~23일 절제, 24~30일 중보, 31~4월 6일 침묵, 7~13일까지 구제, 14~20일까지 금식 주제로 설교한다.부활절을 앞둔 사순절 마지막 주간인 고난주간(4월 14~20일)은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릴레이금식기도회를 진행한다. 금식기도는 교회나 각자 처한 장소에서 하며, 금식기도 뒤 1식 5천원을 환산해 금식헌금을 한다. 이 헌금은 지역 어려운 교회를 돕는데 사용한다.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박영호)도 새벽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새벽기도회는 매일 오전 5시30분 교회 본당에서 이어진다.이헌석 목사는 18~20일까지 마가복음 9장 38절~10장 12절까지 말씀을 전했고, 주규현 목사는 21~22일까지 마가복음 10장 13절~10장 22절까지 본문으로 설교한다.포항장성교회(담임목사 박석진)는 매일 오전 5시30분 교회 본당에서 새벽기도회를 이어간다. 말씀은 김세범 목사, 조계현 목사, 장선우 목사, 김인주 목사, 임규찬 목사, 이병수 목사가 전한다.기쁨의교회(담임목사 박진석)는 매일 오전 5시 10분 교회 브니엘홀에서 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 말씀은 정원희, 김항아, 장선범, 신빌립, 신동신 목회자가 전한다.포항동부교회(담임목사 김영걸)는 매일 오전 5시 교회 본당에서 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 말씀은 김영걸 목사와 김대원 목사, 백찬우 목사가 전한다.포항오천교회(담임목사 박성근)와 포항하늘소망교회(담임목사 최해진), 포항산호교회(담임목사 손상수) 등 지역 400여개 교회도 사순절기간 새벽기도회를 이어간다.한편, 포항지역 부활절연합예배는 4월 21일 오후 2시30분부터 포항실내체육관에서 드려지고, 대구지역 부활절연합예배는 같은 날 오후 3시 대구스타디움에서 ‘부활의 능력으로 비상하라!’를 주제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0

안중근 토마스 의사 순국 109주기 추모 미사

한반도 침탈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중국 하얼빈에서 처단한 ‘민족의 영웅’ 안중근(토마스) 의사를 기리는 추모미사가 23일 오전 11시 천주교 대구대교구 주교좌 계산성당에서 봉헌된다.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9주기를 기념해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총대리 장신호 주교,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다.이날 추모미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부설 안중근연구소(소장 박주)와 대구지방변호사회(회장 이춘희)가 주최하고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주관한다. 이 자리에는 안 의사의 후손인 안경욱 중국문화원 원장 겸 중국문화대학 학장, 안중근 의사의 남동생의 딸의 자녀인 한춘희씨가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다. 또 기독교 원불교 불교 등 각 종교계 대표들도 안 의사를 추모하기 위해 참석한다.박주 안중근연구소장과 이춘희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우리 후손들은 아직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봉환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의 동양평화정신은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냉엄한 한반도의 현실을 비추며 여전히 후손들의 영원한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염원하고 있다”며 “조국의 독립과 평화를 위해 목숨 바친 안중근 의사와 기개와 희생 앞에 우리 지역의 뜻있는 분들의 추모가 함께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