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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북 장수군서 규모 3.5 지진…전국에 긴급재난문자

토요일인 29일 오후 7시 7분께 전북 장수군 북쪽 17㎞ 지역(천천면)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진원의 깊이는 6㎞로 추정됐다.애초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 자동분석 시 규모가 4.1로 판단돼 전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지진 규모는 추후 분석을 거쳐 3.5로 조정됐다.진앙도 장수군 북쪽 18㎞에서 북쪽 17㎞로 재분석됐다.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수준을 말하는 계기진도는 지진이 발생한 전북에서 5로 가장 높았다.대부분 사람이 진동을 느꼈을 정도라는 의미다.경남·충남·충북에서는 계기진도가 3, 경북·광주·대전·전남에선 2였다.계기진도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의 사람은 현저히 흔들림을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이고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의 소수는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규모가 3번째로 크다.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0 이상 지진은 10건이다.규모 4.0 이상 지진이 1건(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 있었고 나머지 9건은 규모 3.0 이상 4.0 미만이었다.규모 2.0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총 59건의 지진이 발생했다./연합뉴스

2023-07-29

"극단 선택 초등교사, 일기장에 업무·생활지도 어려움 담겨"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된 교사의 일기장에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있었던것으로 나타났다.서울교사노동조합은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고인의 일기장 중 내용 일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노조가 공개한 노트 사진을 보면 고인이 숨지기 약 2주일 전인 이달 3일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가 적혀 있다.일기에는 “금-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 처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 + ○○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고 쓰여 있다.이어 “숨이 막혔다.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라고도 적혀 있다.‘난리’ 앞에 쓰인 글자는 학생의 이름으로 보인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생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노조가 제보를 통해 학생 중 (한 명이) 큰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해 고인이 힘들어했다는 정황을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노조는 “전국 교사들의 목소리에 교육당국이 응답하기를 바란다”며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촉구했다.앞서 이달 18일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는 2년차 초등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경찰은 학생들 사이의 실랑이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A씨가 학부모들과 접촉한 사실이 있지만 별다른 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하지만 교육계에서는 고인이 학급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안 등으로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망경위를 제대로 규명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연합뉴스

2023-07-25

예천 실종자 1명 시신으로, 경북 사망 25명…939명 일시 대피 중

예천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실종된 1명이 추가로 숨진 채 발견돼 경북에서 호우로 인한 사망자가 25명으로 늘었다.21일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호우에 따른 인명 피해는 사망 25명(예천 15명·영주 4명·봉화 4명·문경 2명), 실종 2명(예천)이다.당국은 이날 오후 4시 38분께 예천군 예천읍 우계리 한천 용우교 인근에서 금곡리에서 실종된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당국은 벌방리에서 실종된 남은 2명을 찾기 위한 수색도 계속하고 있다.군과 경찰, 소방 등은 이날 인력 569명과 헬기 5대, 중장비 7대, 보트 4대, 드론 20대 등을 투입해 하천과 매몰지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당국은 수색과 응급 복구 작업을 위해 이날 인력 3천380명과 장비 1천152대를 호우 피해 현장에 투입했다.호우로 일시 대피했던 주민 가운데 673가구, 939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도로, 하천 등 공공시설 피해는 847건에 이른다.사유 시설은 주택 침수·파손 289건, 축사 파손·침수 55건, 가축 폐사 11만2천764마리, 농작물·농경지 피해 3천444.5㏊ 등으로 집계됐다.공공시설 응급 복구율은 38.5%다.도로·교량 58.0%, 하천 17.9%, 상하수도 84.1%, 기타 11.8%다. /정안진기자

2023-07-21

“대민 지원 병사들 유사사고 방지… 유야무야 넘어가선 안돼”

예천 내성천 실종자 수색중 사망한 해병대원 사고와 관련 “명백한 인재”라며 재발방지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사망한 채수근 일병(20)은 구명조끼 착용 등 최소한의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은채 지난 19일 예천지역 하천에서 동료들과 일렬횡대로 서서 실종자를 찾다가 펄이 쌓인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거센 물살에 휩쓸려 숨졌다.수색하천은 펄지형이라 지반이 갑자기 꺼져 수심이 깊어지는 위험한 곳인데도 불구 병사들은 구명조끼는 커녕 로프조차 없이 서로 손을 맞잡고 수색한 것으로 드러났다.해병대는 현지 상황을 잘모르는 상황에서 수색요청을 받았다고 하지만 위험여부를 사전에 제대로 파악한 뒤 병사들의 안전사고에 대비한 철저한 대비를 하지못한 것은 군 당국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현장 지휘관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고 수색작전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따져 책임을 물을 것은 물어야한다는 지적이다.A씨(55·포항시 남구)는 “대민 지원에 나서는 병사들의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이번 일은 유야무야 그냥 넘어가선 안된다”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지휘관들이 안이한 대응을 한 것은 아닌지 철저한 진상조사가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故) 채수근 해병대 일병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가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 맞았다”는 입장을 밝혔다.해병대측도 구명조끼 미지급 사실을 시인했다. 해병대측은 19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당시 구명조끼는 하천변 수색 참가자들에게 지급이 안 됐다”며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고 규정과 지침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재난지역 수색 시 안전 매뉴얼이나 지침의 존재 여부와 그 내용에 대한 질의에는 “재난현장조치 매뉴얼이 있다”며 “내용 공개 여부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숨진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채수근 일병은 지난 18일 예천 지역 수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19일 오전 9시 10분쯤 동료들과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다 14시간 만인 19일 오후 11시 8분쯤 예천군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숨진채 발견됐다.한편 해병대사령부는 예천 내성천에서 해병대 병사가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것과 관련해 유족에게 사과했다.해병대는 20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해병대는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이어 “현재 해병대 수사단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헌신하다 순직한 해병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춰 후속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채 상병은 이날 일병에서 상병으로 추서됐으며 빈소는 포항 해병대 1사단 영내 ‘김대식관’에 마련됐다.유족들과의 협의 하에 이뤄진 조문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동료 장병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은 채 헌화와 묵념을 하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조문 시작 20분쯤 분향소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채 상병의 영정사진을 보고 통곡했다.채 상병의 모친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부둥켜 안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이렇게 보낼 수 없다”라며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고 오열했다.이날 빈소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정재 국회의원(포항시 북구),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종섭 국방부장관 등이 찾아 애도의 뜻을 전했다.한편 해병대 1사단은 채수근 일병의 상병 추서 진급을 사단장 권한으로 승인했고, 영결식은 22일 오전 9시 영내 도솔관에서 가질 예정이다./피현진·구경모기자

2023-07-20

내성천 수색 해병대원 1명 급류 휩쓸려 실종

예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던 해병대원 1명이 19일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지난 18일 예천군 피해지역 실종자 수색 및 복구를 위해 현장이 투입된 해병 1사단 포병대대 B일병(20)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호명면 황지리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동료 대원들과 수색작업을 진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함께 물에 빠진 다른 2명의 대원은 스스로 급류를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장병들은 “B일병과 동료들이 실종자 수색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지반이 내려 앉으면서 물에 빠졌으며, 실종된 B일병은 20m쯤 얼굴을 보인 채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떠내려 가다가 사라졌다”고 증언했다.이와 관련 한때 70대 A씨발견을 두고 현장에서는 실종된 B일병이 발견된 것으로 오해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A씨가 이송된 병원에서 군인이 아니라는 소식이 들려와 안타까움을 더했다.현재 해병대와 구조당국은 소형 고무보트 등을 이용해 B일병을 찾기 위해 현장과 주변을 수색하고 있지만 발견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실종된 해병대원은 전북 남원이 고향으로 6개월전 입대했으며 외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7-19

대구 한 고교 산사태 토사 유입… 인명피해 없어

지속되는 호우에 대구지역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 24분쯤 대구 달서구 용산동 한 고등학교에 산사태가 났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체육관 및 식당 등 일부 건물에 토사가 유입됐다.피해는 지속적으로 이어졌다.오후 2시 50분부터는 대구시에서 신천동로가 잠겨 전면 통제한다는 재난 안전 문자가 발송됐고, 이어 달서구에서는 오후 4시 2분쯤 수밭골천 인근 도로가 일부 침수돼 통행 제한 문자를 보냈다.이와 함께 오후 5시 20분쯤 대구시에서 신천수위가 상승해 신천둔지가 일부 침수됐다는 문자가 연이어 대구 시민에게 보내졌다.또한,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도로장애, 안전대피, 배수지원 등 수많은 피해가 소방당국으로 전해졌다.이러한 상황이다보니 정남구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이날 오후 5시 40분 부로 전 소방관서 긴급구조통제단을 전면 가동하고 가용 소방력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정 본부장은 앞서 팔거천 실종자 수색 현장과 산사태가 난 용산동 학교를 찾아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또한, 군위를 포함한 재해우려지역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집중호우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다.정남구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많은 비가 내린데다 내일 새벽까지 많은 비가 예보돼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가용 소방력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2023-07-18

실종 ‘나는자연인이다’ 출연자도 숨진채 발견

지난 15일 예천군 집중호우 당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이 잇따라 발견됐다.18일 구조당국에 따르면 오전 10시 27분 쯤 예천군 용문면 제곡리 하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이던 해병대가 60대 여성 사체 1구를 발견했으며, 같은 날 낮 12시 3분쯤 진평리 산사태 현장에 투입된 강원경찰청 소속 수색견(견명 볼트)이 70대 여성 사체 1구를 발견했다.제곡리에서 발견된 A씨는 지난 15일 은풍면 은산리에서 남편과 함께 차량을 타고 가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이날 제곡리 한천 일대를 수색하던 해병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부러진 나무 가지에 몸이 걸린 상태였다.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A씨가 한천 상류 지점에서 제곡리 하천까지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함께 실종됐던 A씨의 남편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진평리에서 발견된 B씨는 경찰수색견이 진평리 마을회관에서 50m가량 떨어진 나무 무더기에서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역시 벌방리에서 급류에 휩쓸려 진평리로 떠내려 온 것으로 추정된다.또 산사태로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서 실종됐던 60대 남성 장모(69)씨가 이날 오후 3시 35분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장씨는 종편 인기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 출연자다. 장씨의 부인은 지난 16일 효자면 백석리에서 매몰돼 숨진채 발견됐고 장씨는 실종됐었다. 장씨가 살던 집은 산사태로 형체도 없이 통째로 쓸려 내려가 사라진 상태다.이로써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경북지역의 사망자는 22명으로 늘었으며, 실종자는 5명으로 줄었다. /정안진기자

2023-07-18

밀려든 흙 치우고 세탁 도와… 자원봉사자 구슬땀

경북 북부에 내린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이들은 이재민들의 망가진 생활 터전을 복구하는 데 힘을 보태는데 앞장서고 있다.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지역 여성단체협의회와 부녀회, 새마을회, 청년회 등 20여 개 민간 단체 소속 자원봉사자 200여 명이 봉사활동에 나섰다.이들은 집중호우가 할퀸 예천을 중심으로 봉화, 문경, 영주 일대에서 한가득 밀려온 토사를 치우거나 침수된 주택을 청소하며 구슬땀을 흘렸다.이재민에게 급식 또는 음료를 제공하며 기운을 북돋우거나 구호품 정리, 세탁 등을 돕기도 했다.이를 위해 예천에는 대한적십자사 급식차 1대, 재해구호협회 세탁차 1대가 운용중이다.문경에 세탁차 3대, 봉화에는 급식차 1대가 가동되고 있다.경북도 관계자는 “지난 16일부터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설치해 장비·자원봉사 소요 상황을 파악하며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영주, 문경, 봉화에는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운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경북 적십자의 봉사단원 50여 명은 이날 소방상황실이 있는 예천스타디움에서 이재민과 실종자 수색대원을 위한 도시락을 만들었다. 또 봉사단원 20여 명은 영주 이재민 대피소에서 쉘터를 설치하는 일을 했다.이날 경북 적십자는 예천스타디움에서 점심 식사 250인분을 제공했고, 영주 이재민 대피소에는 이동 샤워차를 지원했다.적십자나 재해구호협회 등 유관단체 외에도 각계에서 이재민을 위한 구호 물품 등 후원이 잇따르고 있다.롯데유통은 생수, 컵라면, 캔 커피 등 식품 628상자를 경북지역에 지원했다.BGF리테일과 이마트24는 각각 380상자, 248상자의 먹을거리를 후원했다./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3-07-18

“잠옷 바람에 휴대폰만 들고 나왔어요”… ‘텐트 생활’ 신세로

“흙탕물이 들어차던 순간을 생각만 해도 살이 떨립니다.”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이 마련된 예천군문화체육센터.텐트 26동이 들어선 체육관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대피한 주민들 대부분이 아침 일찍 생활 터전 복구를 위해 마을로 돌아갔기 때문이다.대피소에 남은 주민들은 복구할 기력이 없거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이재민이었다.텐트 안에는 갖가지 생필품 대신 우산과 옷 몇 벌, 구호 물품이 전부인 채 썰렁한 모습이었다.대피소에서 마을 복구 현장으로 나선 천향2리 이장 이창진(63)씨는 “생각만 해도 살이 떨린다”며 “마당에 흙탕물이 들어차 인삼밭으로 뛰어서 간발의 차로 목숨을 건졌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잠옷 바람으로 장화 신고 휴대전화만 들고나왔다”면서 “돈도 없고 카드도 없고 싹 다 매몰됐다”고 말했다.이씨는 “마을 길만 겨우 치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며칠을 대피소에서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임시주거시설로 대피한 한 이재민은 “전기는 들어왔는데 물은 아직 끊겨 있다”며 “전기와 물이 들어와도 집으로 들어온 펄을 걷어내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또 다른 이재민은 “전기가 끊겨 냉장고에 있던 음식이 다 썩었다”며 “복구돼도 산사태가 무서워 어떻게 돌아가나”라며 걱정을 드러냈다.예천군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이재민 475명이 발생했으며 읍·면별 각 경로당 등에 이재민이 머물고 있다.예천군 임시 주거시설이 설치된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는 총 37명의 이재민이 대피해 있다./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3-07-17

4천여 인력 투입됐지만, 깊은 토사에 작업속도 더뎌 ‘발동동’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경북 부부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호우가 내리면서 경북에서만 1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되면서 구조대원들의 실종자 찾기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17일 구조당국에 따르면 지금가지 소방과 경찰, 군인 등의 인력 4천여 명과 굴삭기 등 장비 2천여대 이상을 투입해 피해 복구와 실종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소정의 성과도 있었다. 지난 15일 주택을 덮친 산사태로 고립돼 실종처리 됐던 예천군 금곡리 주민 1명이 기동대원의 수색으로 긴급구조 됐으며, 16일에는 구조대원들이 효자면 백석리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을 찾았다. 하지만 나머지 8명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구조당국은 실종자 8명 가운데 4명은 산사태로 인해 매몰된 것으로, 나머지 4명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구조당국은 인력을 나눠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을 찾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산사태로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의 경우 마을로 밀려 내려온 토사의 양이 엄청난데다 이들이 어디서 매몰됐는지 혹은 토사와 함께 떠밀려 내려가다 어느 지역에 이르러서 매몰된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이에 구조 당국은 일일이 철제 탐지봉으로 찔러가며 실종자를 찾고 있지만 토사가 많이 쌓인 곳은 최소 3m가 넘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또한 피해를 입은 가옥의 경우 수색 대원들이 실종자를 찾기 위해 삽으로 흙더미를 파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쏟아진 흙더미와 부러진 나무 기둥 등에 파묻혀 작업이 쉽지 않다.복구 작업을 하는 곳도 속도가 더디다. 굴삭기 등 장비를 동원해 토사가 쓸려 내려온 곳을 치우고 있지만 굴삭기가 작업하는 곳에 실종자가 있을 경우 훼손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산사태로 토사에 파묻힌 집이 많아 현장 접근이 어렵워 수색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색하는 과정에서 소방관들이 다칠 우려도 높지만 구조소식을 기다리는 가족과 마을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급류에 휩쓸린 실종자를 수색하는 것도 어려움의 연속이다. 예천군 진평리와 벌방리 일대에 13일부터 15일까지 내린 비가 300㎜가 넘어 인근 하천이 범람한데다 유속도 빨라 급류에 휩쓸린 실종자들이 어디까지 떠내려 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지난 16일과 17일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실종자 수색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은 하천의 물이 빠르게 흐르고 있어 혹시 수색대원들 마저 급류에 휩쓸릴지 모른다는 위험도 공존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이 마을에서 산사태 등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하천의 유속이 매우 빨라 실종자들이 강 하류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많다”며 “장애물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교각 부근의 부유물을 걷어내면서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예천을 비롯해 이번에 비 피해를 입은 경북북부지역에 19일까지 최고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이번에 피해를 입은 지역 외에도 다른 지역에 따라 추가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7-17